'터널' 하정우 "영화 출연한 개는 두마리..드라마는 곰탱이, 액션은 밤탱이가 담당"


하정우가 다시 한 번 1인 재난극에 도전했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 보여준 다재다능한 모습을 영화 <터널>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붕괴된 터널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하정우는 한계상황에 맞닥뜨린 인간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극 중 70% 이상을 책임진 하정우는 무너진 터널 속에서 희망과 절망, 분노와 웃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소재를 흥미롭게 끌고 갔다. 지난해 영화 <암살>로 ‘천만 배우’에 등극한 하정우는 올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사기꾼 백작으로 또 다른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끊임없이 연기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하정우를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터널>은 영화가 시작된 지 5분 만에 터널이 붕괴된다. 하정우는 자동차 판매원인 정수 역을 맡았다. 정수는 지방 출장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터널은 붕괴된다. 터널 한가운데서 꼼짝없이 갇힌 정수가 가진 것은 주유소에서 받은 생수와 딸 생일 케잌이 전부다. 예상치 못한 재난에 어쩔줄 모르는 정수는 자동차를 제집처럼 생각하며 구조를 기다린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이미 1인 재난극을 경험했기에 중복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시나리오를 읽어내려가면서 다른 영화와는 다른 매력이 있더라. <터널>은 붕괴된 터널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수가 터널 안에서 보여주는 생존기와 밖에서 구조대장(오달수)과 아내 세현(배두나)가 보여주는 감정이 있다. 다른 재난 영화와 달린 풍성한 느낌이 들더라.”
<터널>의 전반부는 터널에 갇힌 정수가 구조를 기다리며 주어진 상황에 적응해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성훈 감독은 장소와 소재의 한계로 인해 배우의 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정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밝혔다. 극 전반부에서 보여주는 정수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밝은 성격을 가진 배우가 적격이었다. 하정우는 정수의 모습을 김성훈 감독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표현했다.
“김성훈 감독이 코믹한 부분을 중요시했다. 처절한 상황에서 정수가 겪는 고통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긍정에 포커스를 맞췄다. 자연스럽게 유머러스한 장면이 나왔다. 억지스러운 개그가 아니라 상황이 주는 코미디를 보여주고 싶었다. 한계상황에서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자동차를 집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장면에서 웃음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지문에는 한줄로 나와있는 장면은 애드리브로 채웠다. 이런 장면을 찍을 때 더욱 집중하려고 했다.”
터널이 무너져 내린 후 정수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생존해 나간다. 물은 상하지 않게 눈금을 그어 나누어 마시고 워셔액으로 차량 내 자리까지 깨끗하게 닦는 등 그야말로 ‘웃픈 생존기’를 보여주며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터널 안에는 강아지 탱이가 있었다. 하정우와 탱이의 케미는 여타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에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두 마리 였다. 곰탱이와 밤탱이다. 퍼그 종으로 3개월 동안 훈련했다. 어둠 적응훈련과 돌더미 사이에서 움직이는 훈련을 주로 했다. 친해지기 위해 분장실도 같이 쓰고, 간식도 챙겨줬다. 집에 데려가기도 했다. 마치 주인처럼 하니까 내 주위에만 있더라. 곰탱이는 주로 드라마적인 부분을 담당했다. 밤탱이는 돌더미 사이를 돌아다니는 장면을 주로 찍었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개 더미를 준비하기도 했다. 곰탱이와 밤탱이가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을 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야 했다. 개사료를 나눠 먹는 장면은 기적이었다. 5분 정도 찍었다. 시나리오대로 다 찍었다. 밤탱이는 완벽하게 연기했다. 그 이후부터는 말을 안 듣더라.(웃음)”
하정우는 <터널> 촬영에 들어가기 전 1인 재난영화를 찾아봤다. 혼자서 어떻게 2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극을 이끌었는지 궁금했다. 영화 <마션> <127시간> <캐스트 어웨이>를 다시 보면서 정수의 캐릭터와 대입시켰다.
“정수의 이야기는 고통스러운 상황보다는 생존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마션>도 맷 데이먼이 감자를 재배하는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터널>도 그런 장면을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터널 안에서 정수가 어떻게 생존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물 두 통을 눈금을 그어가며 마시는 장면, 싫어하는 케잌을 먹는 장면 등이 흥미를 유발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정수를 분석하면서 도움이 된 작품이 <마션> <캐스트 어웨이> <127시간> 같은 작품들이다.”
하정우는 <터널>에서도 ‘먹방’을 선보인다. 영화 <황해>의 ‘김 먹방’,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의 전성시대>의 ‘중식 먹방’ 등 그가 보여준 ‘먹방’은 여전히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터널>에서는 오렌지, 케잌에 이어 개사료를 씹어먹으며 다시 한 번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처음에는 먹방 자체가 부담스럽더라. 캐릭터에 몰입하는데 방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캐릭터를 캐릭터로 보지 않고 ‘먹방’에 포커스가 맞춰지니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더라. 이제는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관객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무조건 방해만 되는 것 같지는 않더라.”
하정우는 정수 캐릭터를 보여주는 소품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축구를 좋아하는 정수의 유니폼은 골키퍼 복이었다. 유니폼에 새길 이름을 정하는데도 고민을 많이 했다. 거미손, 신의손 등 유명 골키퍼의 별명을 고르는데도 힘들었다. 색깔을 정하는 것도 김성훈 감독과 같이 정했다. 연출 경험이 있는 하정우는 촬영에 들어가면 배우지만 기획단계에서는 김성훈 감독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하정우는 차기작 영화 <신과 함께>를 한창 촬영 중이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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