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추억 망친 태백

태백/정성원 기자 2016. 7. 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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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1억7000만원 들여 세트 복원.. 컨테이너 9동 덩그러니.. 드라마속 이국적 정취 간데없어.. 관광객들 "실망.. 다시 안올것"

"여기가 그 세트장 맞나요? 드라마에선 이국적 풍경이었는데 너무 다르네요."

정지윤(여·32)씨는 13일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 태백의 옛 한보광업소에 복원 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 세트장을 찾았다가 허탈감에 빠졌다.

극 중 '송(송중기·사진)·송(송혜교) 커플'이 달콤한 사랑을 연기했던 현장을 보려고 이른 새벽부터 서울에서 4시간여를 달려왔지만, 세트장이 드라마 속 모습과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정씨는 "컨테이너 몇 개 갖다 놓고 드라마 세트장이라니 실망스럽다"라면서 "두 번 다시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 태백시 통동에 있는 이곳은 공사판 같았다. '태양의 후예 세트장'이라고 적힌 입간판을 지나 언덕 위를 한참 올라가자 1만7000㎡ 넓이의 부지가 나타났다.

현장엔 컨테이너 9동이 설치돼 있었다. 폐석 더미에 둘러싸여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했던 드라마 속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복원된 건물은 메디큐브(이동식 병원)와 군부대 막사가 전부였다.

올 초 방영된 태양의 후예는 국내에서 4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고, 중국 등 중화권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로 치켜세웠을 정도였다.

태백시는 이런 신드롬을 활용하려고 관광상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태양의 후예 세트장은 당초 옛 한보탄광 2공구에 있었는데 지난해 11월 촬영이 끝나면서 폐광지 산림복구 사업을 위해 모두 철거됐다. 이에 태백시는 지진 붕괴 장면을 찍었던 옛 한보탄광 1공구에 1억7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세트장을 복원했다.

그러나 외관은 볼품이 없고, 콘텐츠도 허술하다. 세트장 내부 출입도 통제돼 관광객들은 컨테이너 외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데 그치고 있다. 손영석 한림대 홍보학과 교수는 "관광객들이 먼 길을 달려와 사진 몇 장만 찍고 돌아가야 한다면 세트장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드라마 주인공을 배경으로 한 모형판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배우들의 소속사와 협의 중"이라면서 "세트장 내부도 당시 드라마 속 모습을 재현해 이달 말 개방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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