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불만 항의하는 고객에게 대형 온라인쇼핑몰 "기계가 한 일이라.."

직장인 홍모(35)씨는 지난 2일 이마트몰 쓱(SSG)에서 수박을 구매하고 사흘 뒤 배송받았다. 홍씨가 받은 수박은 겉이 문드러진 상태였다. 막상 수박을 쪼개보니 속도 절반이 상해 짙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홍씨는 이마트몰 고객센터에 연락해 “수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이마트몰에서 돌아온 대답은 어이가 없었다. 이마트몰 측은 “기존에 사람이 작업하던 부분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기계가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 선도가 좋지 않은 상품으로 배송할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환불이나 교환 절차에 대한 안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홍씨는 “기계가 일을 처리하니 물건에 문제가 있어도 그냥 받아들이라는 뜻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이마트몰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신선 식품 자동 배송 시스템에 대한 고객 불만이 줄을 잇고 있다. 소비자들은 2014년 말 이마트몰 측이 도입한 자동 물류 배송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기존 이마트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는 이마트 지점 직원들이 고객이 주문한 물품을 직접 골라 배송했다. 그러나 2014년 6월부터 수도권 남부지역 중심으로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고르고 담아 배송하는 단계까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화 시스템 도입 이후 우유나 야채, 고기류 등 냉동과 냉장이 필요한 신선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졌다는 고객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이마트몰 이용자들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배송 문제에 대해 과거보다 더 많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거르지 못하고 있다”, “신선식품의 신선도를 확인하지 못해 불량 제품을 여과 없이 배송한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30일 직장인 최(30)모씨는 이마트몰에서 배송받은 달걀에 곰팡이가 가득핀 것을 발견했다. 최씨는 “처음에 받았을 때 투명 계란판 뚜껑에 습기가 가득했고, 달걀 30구가 전부 곰팡이로 가득했다”며 “그동안 근처 이마트에서 배송받았을 때는 없던 일”이라고 했다.
주부 이(36)모씨도 지난달 이마트몰에서 두부와 우유 등 식료품을 주문했는데 유통기한이 3~5일밖에 남지 않은 제품을 받았다. 두부나 우유 등 신선식품 유통기한은 보통 10~14일이다. 이씨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고 상품을 배송받은 것 같아 불쾌했다”며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자동 배송시스템에 따라 순차적으로 상품을 출고시키고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답변만 왔다”고 했다.
이들 고객들은 문제가 있는 상품에 대한 교환이나 환불 안내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온라인상으로 고객과 소통하다보면 다소 적절하지 않은 답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트 측은 “물류센터에서는 냉장시스템(콜드체인)에 따라 제품을 보관하고 있고, 신선식품 보관 규정에 따라 유통기한이 절반 정도 남았을 경우 판매하지 않고 있어 자동화 시스템 문제는 아니다”라며 “매장에 진열하지 않고 물류센터에서만 보관하던 상품을 배송하기 때문에 점포 상품보다 오히려 더 신선하다”고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또 “소비자들이 경비실이나 집 문 앞에 상품을 놓고 가라고 하는 등 배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환경이 발생해 신선식품이 변질할 수 있다”며 “문제가 있는 제품은 고객이 요청할 경우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본지 보도가 나간 뒤 이마트 측은 "잘못된 상품이 배송된 모든 고객에게 교환 및 환불 방법 등을 알려주고 불량 상품을 회수하는 등 고객 편의를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이마트는 "기계가 하는 일이라 이해해달라는 답변은 공식적인 답이 아닌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고객 대응팀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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