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족, 中 광군제 설렌다..위시 리스트·정보 공유 활발
직장인 김모(남·33)씨는 11월 들어 시간이 날 때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들르고 있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 시즌을 맞아 최대 8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노트북 배터리를 구매해봤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배송도 정확했다”며 “이번 광군제 때 최신 TV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11월 11일)를 앞두고 직구족들이 들썩이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한 쇼핑 축제가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광군제는 ‘독신의 날’을 뜻하는 기념일이었는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2009년부터 광군제에 맞춰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쇼핑 축제로 성격이 바뀌었다.
직구족들은 효과적인 상품 구매를 위해 인터넷 직구 카페와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고 싶은 품목(위시 리스트)을 정해 공유하고 배송대행지·할인 정보 등을 나누는 식이다. 국내 유통업체들 역시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며 광군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광군제를 통해 사는 품목의 할인폭이 크더라도 관세와 환율 변동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 위시리스트, 할인 정보 나누는 직구족들
7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한 국내 인터넷 직구 카페에는 ‘중국 광군제 기념 위시 리스트 이벤트’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오는 16일까지 구매를 원하는 제품 3개(각 500위안 이하)를 선정해 카페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해당 상품을 무료로 증정한다는 내용이다.

이벤트 소식이 알려지기 무섭게 카페 회원들의 위시 리스트가 올라왔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에서 판매하는 299위안(한화 5만6000원)짜리 여행용 가방, 179위안(한화 3만3000원)짜리 스탠드 등이 구매 희망 목록에 포함됐다.
특정 카드사를 이용하면 광군제 이벤트로 구매대행 배송비를 할인받을 수 있다는 정보, “타오바오(淘寶)몰에서 스쿠터를 주문했는데 주문하자마자 배송이 시작됐다”는 후기 글도 보였다. 중국에서 직구한 상품 중 괜찮았던 상품을 추천하는 항목에는 유모차, 아기 장난감 등이 올라와 있었고, 중국 직구 방법을 자세히 안내한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다른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직구하면서 이용할만한 중국 배송대행지를 추천하는 글, 중국 직구시 배송비 7달러를 할인받을 방법 등이 공유됐다. 구매대행전문 사이트에는 샤오미 1인용 전동휠, 자전거 전문 용품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렸다. 한 온라인 카페 회원은 “타오바오에서 구매하면 1달러짜리 상품이라도 한국까지 무료배송이 된다”며 “새로운 세계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국내 유통업계도 대목… 관련 마케팅 봇물
광군제가 반가운 것은 국내 유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화장품·의류·식품 등 다양한 업체들이 선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랜드에 따르면 작년 광군제 하루 동안 티몰에서 이랜드 의류 브랜드 매출 총액이 1억7500만위안(317억원)에 달했다. 올해 진행된 사전 예약판매에선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아모레퍼시픽 등 다른 유통업체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티몰을 통한 주문이 밀려들고 있어 작년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CJ제일제당은 ‘먹는 화장품’으로 불리는 이너뷰티 상품(이너비)를 내세워 3억원 이상의 예약 판매 실적을 올렸다.
대목을 맞아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도 전개된다. 롯데면세점은 11일 중문 사이트에서 구매한 중국인 고객 11명을 추첨해 33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광군제 3배 행운을 잡아라’ 이벤트를 열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선착순 3333명에게 11달러의 적립금을 지급한다. 갤러리아 온라인면세점은 중국몰을 방문하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11월 한 달 동안 에브리데이 즉시할인 적립금 30만원을 증정하고 있다.
현대H몰 글로벌관은 11일 해외 거주 외국인들을 위해 최대 80%까지 할인되는 ‘광군절 특별전’을 진행하고, 롯데백화점은 오는 13일까지 ‘코리아 광군제’ 이벤트를 선보인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은 해외직구쇼핑몰 ‘큐텐(Qoo10)’과 제휴해 해외직구 상품을 최대 75%까지 할인하고, 구매 금액별로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에누리닷컴 관계자는 “광군제와 블랙 프라이데이는 전세계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기다리는 쇼핑 축제”라고 했다.
◆ 환율 변동, 관세 주의해야
국내 소비자들이 알아둬야 할 점도 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에 배송비가 없다고 표시돼 있더라도 상품 가격이 일정액을 넘으면 관세를 물어야 한다는 점이다. 할인율이 높다고 무턱대고 구매했다가 ‘세금 폭탄’을 맞는 경우도 있다.

관세청은 합산기준으로 150달러(17만원) 이상 상품에 대해 품목과 무게 등을 따져 세금을 책정한다. 세금이 부과될 경우 세관에서 통보받은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내야 물건을 받을 수 있다.
환율도 따져봐야 한다. 환율이 갑자기 올라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11월은 미국 대통령 선거,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환율 변동성도 크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4.5원 오른 1149.5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 8일(1161.8원) 이후 4개월 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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