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책]'두 번째 스물', 불륜과 로맨스의 아슬아슬 줄타기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영화 '두 번째 스물'은 옛사랑과의 운명적 재회를 그린 영화다. 이탈리아 로케이션 촬영으로 완성된 서정적인 영상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잔잔하면서도 뜨거운 영화가 탄생했다. 두 사람의 사랑을 불륜으로 볼 것인가 말 것인가는 결국, 관객들의 몫이다.
1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두 번째 스물'은 찬란한 시절에 만나 오해로 엇갈려 버린 두 남녀가 중년에 접어든 뒤 우연히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여자 민하(이태란 분)는 남편과 사별하고 스무 살짜리 딸을 둔 엄마다. 물론 친딸은 아니지만 이탈리아에서 유학 중인 딸을 사랑으로 보듬는다.
남자 민구(김승우 분)는 교사인 아내와 결혼한 뒤 슬하에 귀여운 남매를 둔 아빠이자 영화감독이다.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이탈리아를 찾았고, 13년 전 연인 민하와 재회한다. 보자마자 그녀를 껴안을 만큼 민구에게 민하는 그리움 속 여인이다.

옛 연인의 재회임과 동시에 중년의 사랑을 그린 영화라 감정의 전개 속도는 빠르다. 밀고 당기며 감정의 줄다리기를 하기보다는 다시 만난 남녀가 함께 침대에 뛰어든 뒤 여행을 하며 보내는 시간들에 초점을 맞췄다. 주인공들에게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행복한 시간이다.
왜 그들은 그토록 사랑했지만 결혼하지 못했을까. 서로에게 차였다고 생각하는 민하와 민구는 과거의 일들을 복기하며 오해의 실타래를 풀어 나간다. 하지만 오해가 풀릴수록 아쉬움은 커져만 간다. 사별한 민하는 그렇다 쳐도 민구는 아내와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민하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사실을 민구에게 밝히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만나지 말자고 단단히 못을 박는다.
영화는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연에 관객을 이입시키고, 아픈 감정을 공유하게 한다. 또한 이탈리아의 낯설지만 따뜻한 정취로 인해 보는 이들도 함께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남녀가 서로 다시 첫인사를 건네는 토리노부터 지중해 남쪽 리구리아 바닷가에 위치한 제노바와 베르나차, 단테의 생가와 아르노 강변이 있는 피렌체, 민구의 친구 부부를 만난 시에나 등 이탈리아 구석구석을 비추며 로맨틱한 감정을 배가시킨다.
김승우와 이태란은 역할에 꼭 맞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원망이 뒤섞인 이태란의 모습과 그런 이태란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김승우의 눈빛이 무척 깊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캐릭터 이해도를 높여 영화 속 불륜이 불편하게 그려지진 않았다. 그 덕분인지 영화가 끝난 후엔 관객들의 마음에도 아쉬움과 긴 여운이 남는다. 현실과 사랑, 그 사이에 놓인 인간의 내면이 섬세하게 드러난다. 오는 11월 3일 개봉.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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