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홍콩도 따라하는 K-드러그스토어

전지현 2016. 9. 1. 17:2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약 못 팔아 뷰티·헬스로 특화한 매장이 세계 롤모델로1만여 상품 구성..외국기업도 배워가국내시장 올해 1조원 규모로 급성장
한 고객이 올리브영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며 쇼핑을 하고 있다.
홍콩 드러그스토어 A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 CJ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해 상품 구성을 꼼꼼하게 메모했다. 그는 매장 내 400여 종에 이르는 마스크팩에 깜짝 놀랐다. 보습, 주름 개선, 미백 등 갖가지 기능을 품은 마스크팩의 백화점이었다. 다른 드러그스토어에 없는 화장품 브랜드도 많았다. 올리브영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브랜드 '닥터자르트' '아이소이' '차앤박' '케이트' 등뿐만 아니라 올리브영 자체 브랜드(PB) '보타닉힐 보' '식물나라' '웨이크메이크' '드림웍스' '엘르걸' '엑스티엠 스타일옴므' 등이 소비자의 호평을 받고 있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을 팔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뷰티와 헬스 제품을 대폭 강화한 한국형 드러그스토어가 외국 경쟁사들의 롤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년 전부터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구성을 그대로 베낀 '짝퉁 올리브영'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2005년 GS리테일과 손잡고 국내에 진출한 아시아 드러그스토어 왓슨스도 의약품을 못 파는 한국 실정을 고려해 화장품과 건강기능제품을 특화시킨 매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홍콩 본사의 점포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독점 상품을 개발해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해 메이크업 PB '핑크에디션 바이 퓨어뷰티'를 내놓았으며, 스킨케어 브랜드 '구달(goodal)', 유럽 색조 화장품 '에센스(essence)', 프리미엄 헤어 살롱케어 '마크앤써니' 등 다양한 브랜드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뷰티 바람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형 드러그스토어시장 규모는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6000억원, 지난해 9000억원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 CJ올리브영은 1999년 첫 매장을 연 후 현재 매장 640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액이 9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7603억원보다 약 54% 늘어난 수치다. 125개 매장을 두고 있는 왓슨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274억원이었으며 올해 목표는 1500억원이다.

한국형 드러그스토어의 고성장 비결로는 가격 대비 성능비가 높은 다양한 제품군, 고객을 배려하는 서비스 등을 꼽을 수 있다. 매장 규모에 따라 4500~1만2000개 제품을 파는 CJ올리브영은 최근 반려견, 운동, 라이프스타일, 남성 제품을 확대 중이다.

특히 '집방' 열풍이 불면서 라이프스타일 제품 비중을 높이고 있다. 상품 선택 기준은 주요 고객군인 20·30대의 취향이다. 트렌디하고 재미있으며 합리적인 가격대의 웰빙 제품이어야 한다. 신상품이 연간 매출액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매장 제품 구성을 바꾸고 있다.

선보경 CJ올리브네트웍스 상품본부 상무는 "젊은 머천다이저(MD)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또래들의 관심사를 파악한다"며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지루하다'는 내부 평가를 받으면 팔 수 없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은 고객이 부담 없이 제품을 테스트해보고 즐길 수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를 지향한다. 화장품을 마음대로 발라볼 수 있도록 매장 직원이 눈치를 주지 않는 게 특징이다.

왓슨스코리아는 한국에 특화된 독자적인 매장 인테리어와 집기, 조명으로 국내 고객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

내년에 이마트와 손잡은 세계 최대 드러그스토어 기업인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가 국내 첫 매장을 열 예정이고, 후발 주자인 롯데 롭스도 반격에 나서면 국내 드러그스토어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용어 설명>

▷ 드러그스토어(Drugstore) : 약국과 잡화점을 합친 형태의 가게를 말한다. 국내에선 일부 비처방약을 빼곤 일반 소매점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 화장품·건강식품 위주의 '헬스&뷰티 숍' 형태로 주로 운영된다.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