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19금' 아니라고? '성인웹툰' 배너 청소년에게 무차별 노출

“엄마, 처제가 어른이 돼 다가오는 게 뭐야?”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주부 정모(39)씨는 9살짜리 아들의 질문에 깜짝 놀랐다.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느냐”고 묻자 아들은 “인터넷에서 봤다”고 했다. 정씨의 아들이 본 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성인웹툰 배너 광고’였다.

온라인과 모바일에 선정적인 내용의 성인웹툰 광고가 미성년자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한 성인웹툰 인터넷 배너광고는 ‘어리기만 했던 처제가 어느새 어른이 돼 다가왔다!’는 문구와 반나체의 여성이 그려져 있다.
또 다른 성인웹툰 배너광고는 ‘한번 하는데 1000원, 2000원, 3000원. 그렇게 3년을 모았다’라는 글과 함께 성(性)폭력을 연상케 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웹툰은 고아원 원장 등 여러 남성에게 수시로 성폭행을 당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고등학생 이모(18)군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성인웹툰) 광고가 많기도 하고 문구도 워낙 자극적이라 호기심에 클릭하게 된다”며 “유명한 성인웹툰은 친구들 대부분이 본다”고 말했다.

성인웹툰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했다. 2013년 출범한 ‘레진코믹스’가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유료화에 성공하자 ‘탑툰’, ‘짬툰’, ‘봄툰’ 등 수십 개의 성인 대상 웹툰 서비스가 등장했다. 탑툰의 경우 설립 2년 만에 누적 회원 수가 1200만명을 넘었고, 누적 매출은 300억원을 기록했다.
성인웹툰 시장은 신규 독자나 회원모집 마케팅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 배너광고에 의존한다. 문제는 충격적인 내용의 성인웹툰 광고가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포털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버젓이 올라온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포털사이트 측은 광고 게재 제휴를 맺은 광고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광고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성인콘텐츠 광고를 올리지 않는다. 간혹 사이트에 노출되는 성인 광고는 광고업체가 (포털 측)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아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성인 콘텐츠 광고가 확인되면 바로 사이트에서 노출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업체 측은 배너 광고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성인웹툰업체 관계자는 “광고 이미지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며 “성인웹툰을 보려면 만 19세 이상 본인 인증을 요구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성년자도 배너 광고를 클릭하면 성인만화 예고편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 관계자는 “예고편은 엄밀히 따져 ‘19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웹툰 등의 심의·규제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2년 한국만화가협회와 ‘웹툰 자율규제 협력을 위한 협약(MOU)’을 맺고 웹툰의 선정성 문제를 만화계 자율규제에 맡기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자율규제 MOU도 있고 음란물을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쉽게 규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웹툰업체 관계자는 “만화계 스스로 무분별한 성인용 콘텐츠를 걸러내지 않으면 최근 급성장하는 웹툰시장에 찬물을 뿌릴 수 있다”고말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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