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열대 지나가면 스마트폰에 할인쿠폰 전송 옷 갈아입지 않아도 새 옷 착용 모습 보여줘

이용성 차장 2016. 9. 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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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프로그램이 설치된 TV모니터를 통해 옷을 고르는 모습 <사진 : 유튜브 캡쳐>

주말과 연차 등을 포함해 최소 5일에서 최대 9일 동안 계속될 황금연휴가 코앞에 다가왔다. 양손 가득 선물을 싸들고 고향을 찾아가건, 가족과 멀리 여행을 떠나건, 긴 연휴에 빠질 수 없는 게 쇼핑이다.

2000년대 들어 지금까지 가장 두드러진 쇼핑 트렌드 변화는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이다. 통계청의 최근 발표 내용을 보면, 2001년 3조3000억원이던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53조9000억원으로 16.1배 증가했다.

‘쇼핑 천국’ 미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올해 37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2020년에는 5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액만으로 따지면 미국의 온라인 쇼핑 매출 비중은 아직 전체 미국 유통 시장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성장률에서는 오프라인 시장을 크게 웃돈다.

온라인 쇼핑 선호도 증가는 글로벌 쇼핑가의 ‘큰손’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지난해 중국 전자상거래 소매 매출 규모를 6720억달러(약 770조원)로 추산했다. 이는 중국 전체 소매 판매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마케터는 2018년에는 전체 소매 판매에서 차지하는 전자상거래 매출 비중이 3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온라인에 밀려 위축된 오프라인 쇼핑 시장은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며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버버리와 랠프 로런 등 패션 브랜드들이 도입한 ‘스마트 미러(Interactive Mirror)’다.

지나가는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매장 윈도에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하는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는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나이키는 몇 년 전 영국 런던의 셀프리지 쇼핑몰에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홀로그램 장식과 서전트 점프(제자리높이뛰기) 측정기 등을 매장 윈도에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버버리의 스마트 미러는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 기능이 내장된 매장 내부의 거울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아이템의 정보를 제공한다. 버버리는 2012년 런던의 ‘버버리 121 리젠트 스트리트 플래그십’ 매장에 스마트 미러를 처음 도입했다. 이곳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특정 제품을 집어들면 제품에 부착된 칩을 통해 고유의 주파수가 스마트 미러를 작동시켜 제조 과정과 색상, 가격 등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거울 화면’을 통해 보인다.

랠프 로런은 지난해 미국 뉴욕의 맨해튼 5번가 플래그십 스토어의 피팅룸 내부에 스마트 미러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매장과 아이템 관련 정보를 중국어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여러 언어로 제공한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피팅룸 내부 조명을 원하는 분위기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도 있다.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와 점주들에게 스마트 미러는 고객의 선호도와 구매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역할도 한다. 이를 통해 모인 정보는 차기 제품 컬렉션과 디스플레이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닌텐도 게임 ‘포켓몬 고’에 이용된 증강현실 기술도 패션업체를 중심으로 활용도가 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 앱의 스마트폰 구동 장면 <사진 : 블룸버그>

매장 고객 응대 위해 로봇 도입하기도

영국의 왕세손빈 케이트 미들턴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화제가 됐던 패스트 패션업체 ‘톱숍’과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운영하는 기념품 매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 일부 매장에서는 실제로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해당 의상을 착용한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도록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한 ‘매직 미러’를 운영 중이다.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비콘(Beacon)’ 서비스도 유통업계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비콘은 근거리 통신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할인, 이벤트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 세계 비콘 관련 시장 규모가 지난해 400만달러에서 2018년에는 4500만달러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비콘 관련 앱을 다운받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매장 내 50m 이내로 접근하면 매장 관련 정보가 자동 전송된다. 의류매장 앞을 지나치는 순간 스마트폰 효과음이 울리며 해당 매장의 할인쿠폰이 담긴 메시지가 전송되는 식이다.

비콘 기술 도입은 국내에서도 활발하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자체 개발한 비콘을 본점, 잠실점, 인천점에 설치해 해당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행사 정보,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부터 중국인 관광객 공략에 비콘을 도입, 활용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본점에서 중국인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중국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에 접속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로봇 점원’의 도입도 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만든 휴머노이드 ‘페퍼’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 부근의 대형 쇼핑몰인 b8ta에서 접객 업무를 맡았다. 페퍼는 사람과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어 인간의 감정을 읽고 그에 대해 반응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수천 대의 페퍼가 판매돼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내리거나 은행에서 고객 안내 및 금융상품을 설명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피자헛 아시아는 지난 5월 마스터카드 결제 앱을 페퍼에 접목한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스터카드에서 만든 전자지갑 ‘마스터패스’ 계정과 페퍼를 연동시켜 결제가 가능하다. 마스터카드는 이를 통해 앞으로는 호텔 체크아웃과 택배 수령 등 다양한 분야에 페퍼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도입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쇼핑센터에서는 최신형 보안 서비스 로봇이 16개월 된 유아를 공격해 다치게 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사용자가 늘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의 구매 관련 영향력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이미지 공유 및 검색 전문 소셜미디어인 핀터레스트는 최근 ‘비주얼 서치 서비스(Visual Search Service)’ 출시를 예고했다.

올해 안에 시작될 비주얼 서치 서비스는 핀터레스트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제품을 찍어 올리면 그 제품과 관련한 각종 정보와 해당 제품과 유사한 제품 사진 및 비교할 만한 다른 제품 사진들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한, 핀터레스트에 올라온 사진들 속 각종 제품들을 파는 매장으로 자동 연결도 가능해진다.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8월 초 오프라인 매장 100개를 폐쇄하고 대신 온라인 사이트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매장(728개)의 14%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들 매장 대부분은 내년 초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메이시스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줄어든 5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 속에 메이시스 주가도 지난 1년간 40% 넘게 급락했다. 하지만 온라인 강화 발표 이후 메이시스 주가는 하루 만에 15% 치솟았다. 2008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사람들로 붐비는 미국 뉴욕 맨해튼 메이시 백화점 내부 <사진 : 블룸버그>

명품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서 구입

얼마 후에는 월마트가 ‘아마존 대항마’로 불리던 온라인 유통 사이트 제트닷컴을 33억달러(약 3조6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월마트 창사 이후 최대 투자이자 미국 유통 분야 스타트업 인수가로도 최고 금액이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쇼핑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온라인 오프라인은 상호 대체재와 보완재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검색해 주문하고 매장에서 수령한다든지, 아니면 그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찾아하는 것이 후자의 대표적인 예다. 특히 자동차와 명품 의류 등 고가의 물건 구매의 경우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골라야 안심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가격 차이가 크거나 가까운 매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매장을 방문해 둘러보는 즐거움을 굳이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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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화면이나 실제 영상에 문자나 그래픽 같은 가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중첩 및 합성해 한 영상으로 보여 주는 기술이다. ‘증강현실’이란 용어는 1992년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직원 톰 코델이 항공기의 전선 조립을 돕기 위해 가상 이미지를 실제 화면에 중첩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처음 사용했다.


영국 동남부 헤멜 헴프스테드에 있는 아마존 물류창고 내부 모습 <사진 : 블룸버그>

plus point

아마존 따라가는 미국 유통업체들
매장을 창고로 바꾸고 당일 배송제도 도입

‘아마존화(Amazonification)의 공포’가 미국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마존은 생산 공장이나 수송 설비가 없는 디지털 기업이다. 그런데도 2010년 이후 연 35%의 성장을 이어가면서 정보기술(IT)과 문화 등 다양한 산업에서 경쟁사들을 무릎 꿇려 왔다.

전방위적인 아마존화의 물결 속에 경쟁 기업들도 자존심을 버리고 아마존 따라 하기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특히 유통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아마존은 원클릭 시스템으로 인터넷 쇼핑을 쉽게 하고 미국 전역에 대형 물류창고를 지었다. 또 소비자들이 하루 이틀 만에 주문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 유통시장을 평정했다.아마존의 지난해 미국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지난 2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이며 소매판매가 29% 늘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공간을 매장이 아닌 창고로 사용한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미국 내 물류창고 18개를 새로 오픈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아마존 급성장에 자극을 받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은 구매부터 배달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을 재고 관리와 배송, 픽업을 위한 장소로 축소하는 등 노골적으로 아마존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반(反)아마존’ 연대 구축도

홈디포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매장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픽업’하는 장소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재편했다. 한때 미국 가전제품 매장의 대명사로 불리던 베스트바이도 온라인에서 소형 가전제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가 오프라인 매장 100개를 폐쇄하고 대신 온라인 사이트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나 월마트가 ‘아마존 대항마’로 불리던 온라인 유통 사이트 제트닷컴을 33억달러(약 3조6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아마존 따라잡기’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타깃과 노드스톰, 월그린스 등 유명 유통체인들이 ‘타도 아마존’을 외치며 아마존의 라이벌 이베이와 손을 잡기도 했다. 이베이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베이 나우’ 시연회를 가졌다. 이베이 나우는 이베이가 만든 당일 배송 앱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물건을 고른 후 주문 버튼을 누르면 어느 곳에서나 당일 배송해준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점들과 협력해 운영하므로 따로 유통물류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 투자부담이 적고 미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오프라인 업체들 입장에서도 판매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베이는 고객 평가가 끝나는 대로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마존이 이베이와 다른 점은 직접 구축한 유통물류시스템을 통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이미 시카고와 뉴욕, 시애틀 등 10개 도시에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아마존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지난달 25일 자동차 전용 웹페이지 ‘아마존 비이클스(Amazon Vehicles)’를 공개하며 자동차 판매 분야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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