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knowledge] 펩 과르디올라 대해부⑵- 제3의 움직임

Andrew Murray 2016. 8. 1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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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Andrew Murray] 

기대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펩 과르디올라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승리는 그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이번에는 또 어떤 ‘마법’을 보여줄 것인지에 더 관심이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첫 경기에서 보여준 변화가 혁신의 다는 아니다. 완벽주의자로 악명(?) 높은 펩에게 앞으로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을까.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가 과르디올라의 마법을 샅샅이 파헤쳤다. 긴 글 주의!!! 

<1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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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음식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엘리트 축구선수가 되려면 엘리트 축구선수답게 먹어야 한다. 선수 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 섭취는 의무다. 2013년 8월 뉘른베르크와의 분데스리가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네 명밖에 나타나지 않자 과르디올라는 선수단 앞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경기 후 한 시간 내에 식사를 해라. 모두 최고 무대에서 뛰는 프로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그렇게 할 거라 믿는다.”

#11. 낭만 좇을 여유는 없다
펩 과르디올라는 본질과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한다. 그는 승리를 원한다. 그 중심에는 멋지게 승리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과르디올라가 다음 클럽으로 바이에른을 택한 이유는 전임 감독 유프 하인케스가 남긴 팀을 자신이 ‘완벽’으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에 합류하기 전 상대의 역습 방식을 이해하려고 분데스리가의 모든 클럽을 조사했다. 그렇지만 승리하지 못한다면 그가 영상 자료를 연구하고,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소한 내용까지 모조리 분석하는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티아고도 동의한다. “대단한 조합이다.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치길 원하는지, 선수들의 능력을 거기에 어떻게 뒤섞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 선수들은 결국 펩에게 진이 빨린다. 너무 치열해서 모두 기진맥진하게 할 거다.”

#11. 제3의 움직임이 결정적
과르디올라가 중앙 자원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또 다른 방식은 너비 유지다. 오른쪽 측면에서 플레이가 전개되면 상대의 반대쪽 측면 선수는 북적대는 중앙 영역에서 벗어나 이니에스타나 로번, 리베리가 움직일 공간을 막기 위해 왼쪽 터치라인으로 붙는다. 바르셀로나에서 포워드로 뛰었던 티에리 앙리는 ‘스카이스포츠’의 <먼데이 나이트 풋볼>에 출연해 “오른쪽에서 뛰는 선수들은 왼쪽으로, 왼쪽에서 뛰는 선수들은 오른쪽으로 가로질러 갈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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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르디올라가 “제3의 선수”라 칭하는 규칙으로, 역압박을 벗어나기 위한 론도의 변형이 확장된 것이다. 볼을 반대쪽 측면으로 넘어와 공격의 기준점이 바뀌는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패스 범위가 넓은 사비 알론소가 현재 위치와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존재인 이유다. 크루이프의 드림팀에서 일정 부분을 이식한 시스템이라고 해도 좋다. 과르디올라는 자서전에서 이 플레이를 ‘윙어가 끝이자 윙어가 만드는’ 플레이라고 묘사했다. 

즉석에서 만들어지는 부분도 있다. 어태킹서드(attacking third)까지 전진한 선수들은 골을 만들기 위해 온전히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 메시가 공간을 만들어낸다. 토마스 뮬러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공간을 탐색한다. 
앙리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내 임무는 너를 공격 위치까지 데려가는 거야. 네 임무는 마무리를 하는 거고’. 어태킹서드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요구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난처한 상황이 됐다. 펩이 계획을 말하면 선수는 그 계획을 엄수해야 했다.”

앙리는 그런 상황을 직접 겪었다. 2008년 스포르팅 리스본 원정에서 5-2로 승리한 UEFA챔피언스리그 경기였다. 전반전에 원하는 만큼 볼을 만지지 못해 불만을 느낀 앙리는 자기가 책임져야 할 왼쪽 측면 영역을 비워두고 패스를 찾아 나섰다. 앙리는 “측면을 지키라는 감독의 고함을 들었지만 계속 중앙에 있었다.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골을 넣었지만 감독이 하프타임에 나를 뺐다”라고 회상했다. 모든 선수에게는 제 역할이 있고 펩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글자 그대로.

#13. 당신도 펩을 믿어야 한다
많은 부분이 펩의 바르사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바이에른에서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는 로번과 리베리의 패스를 장려한 것을 비롯해 이 클럽만의 장점을 살린 부분도 있다. <펩의 기밀>을 보면, 펩은 “나는 탈레반 같은 사람이 아니다. 융통성이 전혀 없진 않다. 발전하는 게 좋다. 그렇지만 제발 내가 믿지 않는 걸 하라고 요구하진 말아 달라”고 강변했다. 펩이 바라는 바를 하지 않겠다면 그 선수는 버려질 각오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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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르디올라는 자기가 애쓰는 만큼 본인의 요구에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는 선수를 굳이 끌어안지 않는다. 하비 마르티네스는 부단한 노력 끝에 진화했다. 주장 람과 스타플레이어 리베리도 마찬가지였다. 

유별난 선수들을 다루는 데는 펩도 애를 먹었다. 사무엘 에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마리오 만주키치는 모두 과르디올라의 휘하에서 한 시즌밖에 견디지 못했다. 만주키치는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면 부루퉁한 태도를 보여 그의 분노를 샀다. 세 명이 모두 자아가 엄청나게 강한 골잡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만주키치는 “나를 정중히 대하지 않았다”라며 투덜댔고 에투와 이브라히모비치도 펩은 존중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가짜 9번을 선호하는 과르디올라의 성향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 텐데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는 바이에른에서 첫 74경기에서 48골을 터트렸다. 마음만 먹으면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가 당신을 위해 전술을 바꿀 수도 있다. 더글라스 코스타가 바이에른에 도착했던 날, 펩은 “마음을 열고 축구를 배울 준비가 됐나?”라고 물었다. 익숙하지 않은 왼쪽 윙어 포지션에 주로 기용된 코스타는 겨울 휴식기까지 5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전술에 통달한 대신 우월한 피지컬을 우선하는 프리미어리그 스타들이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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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는 위험을 감수한다
자기 철학에 대한 과르디올라의 고집은 몰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 2011-12시즌 바르셀로나에 3-4-3을 도입했다.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을 가동한 바르셀로나는 조제 모리뉴의 레알 마드리드에 리그 우승을 내줬다. UEFA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준결승에서 첼시에 패해 탈락했다.

옵션이 두 가지 있을 때, 펩은 언제나 공격적인 쪽을 택했다. 앙리는 “펩은 곧 죽어도 공격에 나설 사람이다”라고 평한 적이 있다. 그 용기는 높이 살만하다. 그렇지만 지난 두 시즌 반 동안 바이에른의 빅매치에서 감독의 기본 계획이 완전히 잘못된 경우도 있었다.

먼저 2014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 있다. 1차전에서 0-1로 패한 바이에른은 홈에서 (만주키치가 원톱, 로번과 리베리, 토마스 뮬러가 2선 구성) 4-2-3-1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미드필드를 완전히 내주는 바람에 레알 마드리드에 0-4로 대패했다. 1년 뒤에는 메시와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스의 무시무시한 공격에 맞서 (보아텡, 하피냐, 베나티아)스리백을 세웠다가 낭패를 봤다. 당시 TV중계 마이크를 잡았던 개리 네빌은 “이런 전술을 누캄프 원정에서 쓸 감독은 이 세상에서 펩 과르디올라가 유일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바르사의 일방적 공세가 이어지자 20분 뒤 펩은 포백 전술로 전환해야 했다. 바이에른은 0-3으로 패해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위험이 클수록 보상도 큰 축구계에서 뻔한 답만을 좇기에는 그가 너무 영리한 지도 모른다. 그런 식이라면 프리미어리그라는 용광로에서 완전히 실패할 수도 있다.

#15. 정해진 틀에 집착한다
무엇도 운에 맡겨서는 안 된다. 모든 경기는 오랫동안 가다듬어진 세심하고 긴 과정을 따라 준비되어야 한다. 경기 이틀 전, 과르디올라와 토렌트(코치)는 각자 사무실에 틀어박혀 다음 상대에 대한 데이터와 영상자료를 분석한다. 그래야만 서로 생각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다. 이후 과르디올라가 몇 시간 동안 홀로 계획을 세운다. 종종 그사이 아들 마리우스와 큰딸 마리아에게 달려가 전술을 향한 사랑을 나눠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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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에는 팀미팅을 세 번 갖는다. 경기 전일 훈련 중 열리는 첫 미팅에서는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설명하며 그에 맞춰 훈련을 진행한다. 경기일 오전 두 번째 팀미팅에서는 세트피스 공수 상황을 상세히 알려준다. 킥오프 두 시간 전에는 공격 전략과 심리 부여에 초점을 둔 미팅이 진행된다. 놀랄 수도 있는데, 펩은 경기 전에는 라커룸에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온전히 선수들의 영역이라 믿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만의 틀에는 경기 내내 자리에서 일어나 수신호를 보내고 고함을 치며 선수들을 북돋우는 노력을 비롯해 플란차르트가 관중석에서 토렌트의 아이패드로 보내오는 이미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포함된다. 하프타임은 과르디올라가 현장에서 라커룸에 들어가는 유일한 시간이다.

경기가 끝나면 가장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경기의 흥분에 취한 탓에 아직 식사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수다스럽고 쾌활해진다. 자신이 막 목격한 바를 들어주는 이가 있을지, 선수 휴게실 주위를 서성이기도 한다. 몸 안의 아드레날린이 가라앉으면 선수들의 음식을 몇 점 빼앗아 먹거나 아예 레스토랑에 가서 마음껏 먹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나면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와 다음 경기를 위한 틀이 반복된다.

#16. 엄격한 자기평가
티아고는 펩이 절대로 행복할 수 없을 거라고 주장했다.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축구를 즐기지 못할 거다. 언제나 개선점을 찾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에게는 패배가 너무 드문 탓일지도 모르지만, 패배의 무게를 펩만큼 무겁게 느끼는 이도 없다. 레알전 0-4 패배는 그의 축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아픈 상처다. 마음을 바꿔 레알 미드필드를 압박하며 전방 4인을 효과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었던 스리백을 기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무실에서 스태프들과 함께 새벽 2시까지 경기 영상을 돌려 보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갖은 비판이 쏟아질 것이다. 잉글랜드 축구계는 새로운 모든 걸 불신하는 버릇이 있다. 그렇지만 펩 자신보다는 날카롭지 못할 거다. 준비에 바친 모든 시간의 결과물이다. 펩 과르디올라만큼 축구에 집착하는 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상대의 영상을 보고 그들을 무너트릴 방법을 찾아내려 노력하는 것뿐이다”라고 한탄한다. <3편에 계속...>


사진=포포투 DB,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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