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업&다운](56) 김우중 전 회장 추징금 놓고 김앤장·화우 연합군 물리친 정진
김우중(80)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명주식 공매대금 사용을 둘러싼 소송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대리한 로펌 정진이 김 전 회장을 대리한 대형 로펌 김앤장과 화우 연합군을 상대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최근 김 전 회장이 “옛 대우개발 주식을 판 돈을 추징금이 아닌 관련 세금 납부에 먼저 쓸 수 있게 해달라”며 캠코를 상대로 낸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11월 징역 8년 6월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았지만, 당시 추징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 검찰은 2008년 6월 김 전 회장이 옛 대우개발 비상장 주식 776만7470주를 차명으로 보유한 사실을 파악, 이 주식을 압류한 후 2009년 1월 캠코에 이 주식을 공매해 달라고 의뢰했다.
캠코는 2012년 8월 923억원을 받고 수산업체 A사에 이 주식을 팔았다. A사는 2012년 9월 13일 인수대금을 납부했다. 캠코는 이중 835억원을 김 전 회장이 내지 않은 추징금으로 썼다.
그런데 공매 과정에서 발생한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246억원의 세금이 김 전 회장에 부과됐다. 김 전 회장은 이 세금을 내지 못하면서 매년 10억원이 넘는 연체 이자를 물게 됐다. 결국 김 전 회장은 “공매대금을 추징금이 아닌 세금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 세금을 체납하면 돈을 더 내야한다”며 2012년 10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의 조세 채권은 주식이 A사에 넘어간 후 생긴 것이기 때문에 공매대금 배분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압류재산이 제3자에게 이전되기 전까지 확정된 세금에 대해서만 국세 우선징수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정진 이동욱 변호사, 김앤장·화우 연합군 상대로 승리
이번 소송을 둘러싸고 김앤장과 정진 사이에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법정혈투가 벌어졌다. 1심에선 정진이, 2심에선 김앤장이 각각 승소했다. 최종 대법원 판결에서는 정진이 승소했다. 김앤장은 상고심에서 화우와 연합했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사건을 승소로 이끈 정진의 이동욱 변호사(49·사법연수원 31기)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캠코 사내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조세, 국유자산 개발관리업무, 부실채권 관련 업무 자문과 실무를 담당했다. 이 변호사는 상고심에서 “원심은 구 국세징수법에서 ‘매각대금의 배분대상자는 세무서장이 배분계산서를 작성하기 전까지 배분요구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을 적용했다”며 “하지만 이 조항은 배분받을 대상자에 대해 이야기한 게 아니라 배분 절차에 대한 주의적 규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교부청구 의의, 신·구 국세징수법의 통일적 해석을 감안하면 원심 판단은 법리적 오해가 있다”며 “이 사건 교부청구는 압류를 대신하는 취지로 이뤄진 것이다. 주식의 소유권이 김 전 회장에서 A사로 넘어가기 전에 확정된 조세까지만을 배분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1심부터 법무대리인으로 김앤장을 선임했다. 김수형 (60·〃11기), 조성권(49·〃23기) 변호사가 1심부터 사건을 이끌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부산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조 변호사는 대법원 조세조 총괄재판연구관, 수원지방법원 조세전담부 부장판사 출신이다. 2심에서는 정병문(54·〃16기), 국세청 사무관 출신 양승종(26·〃29기) 변호사가 합류하며 김 전 회장 승소 취지의 판결을 이끌었다. 정병문 변호사는 조성권 변호사와 함께 김앤장 조세 소송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 또한 대법원 조세조 총괄재판연구관을 역임했다.

김앤장은 3심에서 손지열 (69·사법시험 9회) , 이재홍(60·〃10기) 변호사를 추가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화우의 정덕모 (59·〃13기) 변호사도 합류했다. 그러나 승소를 이끌지는 못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정 변호사는 화우의 파트너변호사로 재판연구관 재직시 조세팀장 등으로 4년간 조세사건을 전담한 바 있다.
◆명시적 규정 두지 않은 옛 국세징수법 놓고 법정공방
옛 국세징수법상 주식을 매각해 제3자에 소유권이 넘어간 경우 압류효력이 유지되는지, 배분요구를 언제까지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대법원 판례가 없었다는 게 이번 사건의 쟁점이었다.
1심과 상고심은 주식매각으로 소유권이 제3자에게 넘어갔다면 기존 압류효력이 사라진다고 판단했다. 압류가 풀리고 난 뒤 발생한 세금을 매각대금에서 배분해 달라고 주장할 권리가 없다는 해석이다.
대법원은 “옛 국세징수법에서 세무서장 등이 언제까지 조세채권에 대해 배분요구를 해야만 압류재산의 매각대금 배분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늦어도 매각대금이 완납돼 압류재산이 A사에 이전되기 전까지 성립·확정된 조세채권에 대해서만 교부청구할 수 있다”며 “이후 성립·확정된 조세채권은 설령 배분계산서 작성 전까지 교부청구했어도 압류재산 매각대금의 배분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도 “김 전 회장이 먼저 내게 해달라고 한 양도소득세 등은 공매대금이 납부된 시점보다 나중에 확정된 세금이라 대금 배분 대상이 아니다”며 캠코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 재판부는 “국세징수법상 김 전 회장의 주식이 A사에 이전돼 A사가 매각대금을 납부했어도 이후 배분계산서를 작성하기 전까지 성립·확정된 양도소득세 등도 공매대금 배분 요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사건 조세채권이 추징금채권에 우선한다”며 김 전 회장 승소 취지로 판결했다.
이동욱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옛 국세징수법에서 교부청구한 채권에 대해 배분대상자가 매각대금이 납부되기 전까지 배분요구를 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판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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