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작업복 '덩거리(Dungaree)' (하)
[남보람의 전쟁 그리고 패션-72] 1. 한국 해군은 왜 '데님 바지'를 '당가리'라고 부를까
19세기 말까지 미국 해군은 흰색 혹은 카키색의 '세일러복(Sailor Suit)'을 입고 전투 임무를 수행했다. 이것이 전투복이자 '제복(Service Dress)'이었다. 그러다가 19세기 말 경 병사들에게 작업용 복장으로 '덩거리'를 보급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병사들은 덩거리를 입고 전투를 수행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편하고 튼튼했기 때문이다. 미국 해군은 이를 허용하면서 '덩거리는 잠수함, 엔진실, 포탑, 기계실 내에서만 착용할 수 있다'고 했다. 편의를 위해 임시로 허용한 것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투 시 기본 복장은 세일러복이지만, 작업복인 덩거리를 입는 것도 가능했다.
초대 한국 해군 제복은 이 시기 미국 해군의 것을 참조하여 만들었다. 그런데 약간 착오가 있었다. 미국 해군은 상의인 섐브레이 셔츠, 하의인 데님 바지를 통칭하여 '덩거리'라고 불렀고, 일본에서는 '당가리(ダンガリ-)'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것이 한국으로 넘어와서는 상의 명칭이 '샘브레이', 하의 명칭이 '당가리'로 굳었다. 그리고 이것을 합쳐서 '샘·당'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샘·당'에 '해상병 전투복'이란 명칭을 붙였다. (아래 참조) 현재까지 한국 해군 병사들은 '해상병 전투복'을 훈련(전투), 근무, 작업 간 다용도로 입는다. (일반적인 전투복도 신병 교육대에서 지급받긴 하는데, 자대 배치를 받으면 반납한다. 그리고 전역 전 다시 전투복을 지급받아 그것을 입고 제대한다.)


2. 계속 변화해온 미국 해군 복제
미국 해군은 2000년대부터 장병들에게 전투복 타입의 '업무복(Navy Working Uniform·NWU)'을 지급했다. 업무복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청색 계열의 위장 무늬가 들어간 전투복이다. (아래 사진 참조) 그러면서 전투 시 덩거리를 입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덩거리는 선상에서 작업할 때만 입도록 제한하면서 명칭을 '다용도복(Utility Uniform)'으로 했다.
참고로, 미국 해군이 분명히 전투복인 옷을 '업무복'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첫째, 세일러복이 해군의 기본 전투복이기 때문이다. 둘째, '육군 얼룩무늬 위장 전투복'에서 유래한 옷을 자신들의 전투복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3. 1990년대 이전으로 돌아가는 미국 해군 복제
한국 해군은 2019년부터 전투복 타입의 '신형 함상복'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해군이 2000년대부터 장병들에게 '업무복'을 지급한 것을 따른 것이다. 둘 다 '청색 위장 전투복'이다. (아래 사진 참조)

그런데 어쩌면 좋을까. 한국 해군이 청색 위장 전투복을 지급하기로 한 2019년, 미국 해군이 이 청색 위장 전투복을 폐기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첫째 함상에서 유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위성, 정찰기, 이지스 레이더, 고성능 망원경으로 바다 위를 깨알같이 꿰뚫고 있는 이 시대에 병사가 청색 위장 전투복을 입는다고 무슨 위장 효과가 있겠는가. 둘째 지상에서 오히려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 해군은 접적(接敵) 지역에서 청색 위장 전투복을 입지 않았다.



2019년부터 청색 위장 전투복 대신 보급하기로 한 것은 아래와 같은 전투복 타입의 '녹색 업무복(모델명은 NWU, Type3)'이다.

정리하자면, 2019년부터 미국 해군의 함상 기본 전투복은 '세일러복', 함상 다용도복은 '덩거리', 지상 업무복은 전투복 타입 '녹색 업무복'이다.
덩거리는 새로 개발하여 보급할 것인데 아직 실험 단계에 있다. 그중 카키색 상하의, 진한 청색 상하의, 옅은 청색 상의에 청색 하의의 세 가지 모델이 경합 중이다. 현재까지는 청색 상하의가 가장 우세한 모양이다.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전쟁사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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