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인터폴 한국인 총재

안용현 논설위원 2018. 11. 23.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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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중국은 멍훙웨이 공안부 부부장이 국제경찰 협력 기구인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총재로 뽑히자 반가워했다. 해외 도피 경제사범 체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올 초 중국 사회과학원 보고서는 "최근 2년간 부패 관리 756명 등 3866명의 경제사범을 90여 개국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들로부터 환수한 불법 자산만 96억위안(약 1조5670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그 멍훙웨이가 중국 정부에 의해 부패 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판 내로남불 사건인지, 다른 권력투쟁인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어쨌든 인터폴 총재는 공석이 됐다.
▶첩보 영화에는 인터폴 소속 비밀경찰이 국경을 넘나들며 범인을 쫓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그러나 인터폴은 수사권과 체포권이 없다. 사무총국이 있는 프랑스 리옹 등에 1000여 명이 상근하고 있으나 직접 현장을 누비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인터폴을 통해 한 해 1만여 명의 수배자가 전 세계에서 검거된다. 해외 도피범의 지문·DNA·여권 정보 등이 194개 회원국 경찰 통신망으로 24시간 공유되기 때문이다.


▶인터폴의 '적색 수배'는 도피범을 옥죄는 강력한 무기다. 청·황·녹색 등 8가지 수배 등급 중 가장 높다. 회원국은 '적색' 수배범을 우선 체포하고 송환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나라는 살인 등 강력범과 조직폭력 사범, 5억원 이상 경제사범 등에 대해 적색 수배를 요청한다. 5조원대 사기범 조희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장녀 등이 적색 수배를 받았다.
▶그제 인터폴 신임 총재로 경기경찰청장을 지낸 인터폴 부총재 김종양(57)씨가 선출됐다. 첫 한국인 인터폴 수장이다. 러시아가 푸틴 측근을 강하게 밀었지만 인터폴이 푸틴의 권력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한 서방 국가들이 김 총재 편에 섰다. 미 의회는 구 KGB 출신의 출마에 대해 "여우한테 닭장을 맡기는 꼴"이라고 했다. 실제 러시아는 해외로 몸을 피한 푸틴 반대자 체포에 '적색 수배' 조건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경찰청은 최근 국회 자료에서 '해외 도피범이 2013년 252명에서 지난해 528명으로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터폴 네트워크에 의해 붙잡히는 한국인 도피범이 연간 300여 명이다. 한국 국적으로 인터폴에 수배된 사람만 1700여 명이다. 국내 범죄는 갈수록 국제화하지만 인터폴 정보망도 촘촘해지고 있다. 김 총재 선출로 세계와 한국이 더 안전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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