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파는 누나' 오영아, 중고차 거래 "소비자부터 똑똑해야 한다" 일침

오랫동안 이어지는 내수경기 침체 속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중고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이후 성장세를 지속해 온 중고차 시장은 2015년 366만대, 2016년 378만대 등 꾸준히 거래량이 느는 추세다.
국내 연간 신차 판매대수가 170만~180만대인 것을 고려하면, 중고차 시장이 신차 시장보다 갑절은 크다. 약 30조원대 시장으로, 선진국과 비교해도 매우 큰 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가파른 성장세만큼 중고차 거래에 따른 소비자 피해 사례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특히 장마가 지나간 이즈음이면 ‘침수차’가 멀쩡한 차량으로 둔갑한 채 시장에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중고차 매매업체 ‘차 파는 누나’의 오영아 대표는 “속이는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조금만 주의하면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한민국 중고차 딜러 넘버원’을 자처하는 오영아씨는 10년 넘게 중고 자동차를 판매해 온 베테랑 딜러이자 8명의 여성 딜러로 구성된 ‘차 파는 누나’의 대표다. XTM-TV <더 벙커>에 공식 딜러로 고정 출연한 것은 물론 다양한 매체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프로 중의 프로로 통한다.

특히 ‘자동차를 팔기에 앞서 믿음을 판다’는 신념으로 5년 전부터 블로그에 꼼꼼하게 남긴 판매 후기가 고객들로부터 공감을 얻어 요즘은 하루 평균 100건 이상의 문의전화를 받으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진행하는 자동차 대출 프로그램에서 전국 협약 딜러 2만3000여명 가운데 실적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중고차 시장 성장세보다 ‘차 파는 누나’의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허위매물’이 중고 자동차 업계에 오점을 남기고 있는 현실에 맞서 신뢰를 바탕으로 정직하게 차를 파는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그 누구보다 부지런히 뛴 결과다.
‘건강한 중고차 시장’을 꿈꾸는 오 대표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허위매물’이다. 허위매물이란 일종의 ‘미끼 상품’으로 이미 팔린 매물을 삭제하지 않고 계속 광고하다가 소비자가 매장에 도착하면 “바로 팔렸다”고 하면서 다른 차량으로 유도하는 데 이용된다. 자신들 차량이 아닌 다른 업체의 차량을 임의대로 광고하거나 실제 차량이 없으면서 허위로 광고하는 경우 등 수법도 가지가지다.

이러한 허위매물에 이끌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딜러들이 제시하는 다른 제품에 충동구매를 하게 되고, 그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 자신의 몫이 되곤 한다. 이는 중고차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로, 대부분의 딜러들이 감시와 견제를 하고 있지만, 세상 어느 곳이든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가 한둘은 있는 법이다.
하지만 오 대표는 못된 딜러도 문제이지만 소비자 자신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고 꼬집는다.
“허위매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을까요? 물론 일차적으로는 양심 없이 허위매물을 내놓는 딜러들이 문제이지요. 하지만 무작정 ‘싸고 좋은’ 중고차를 찾으려는 고객의 욕심도 한 원인일 수 있어요. 어느 허위매물 딜러가 제게 당당히 한 말이 기억나요. ‘도둑놈 심보로 오니까 나 같은 도둑놈한테 당하는 거 아닌가’라고요.”
오 대표는 정상 수준을 벗어나게 싼 차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면 된다며, 중고차를 살 때는 가격을 따지기보다 차량의 엔진이나 미션 등 큰돈이 들어가는 부분 외에 소모품들의 주기까지 소비자 스스로 꼼꼼히 점검하는 일이 더 중요한다고 이야기한다. ‘저렴한 중고차를 찾겠다’는 욕심을 버리라는 소리다. 세상에 아주 멀쩡한 차를 이유없이 싸게 내놓을 사람이 어디 있겠냐는 것.

따라서 중고차를 살 때는 무조건 딜러의 말만 믿지 말고 자신이 시승도 해보고, 직접 카센터를 찾아가 점검도 받아볼 것을 권한다. 그래야 피해와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오 대표는 말한다.
그는 또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드는 이즈음에는 침수차가 많이 나온다며, 더욱 꼼꼼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침수차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을 안고 있는 차로 절대 구입해서는 안 된다며, 침수차 구별 요령도 들려줬다.
“물에 잠긴 흔적은 반드시 남아요. 우선 홍수철에 보험처리를 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요. 카 히스토리에 장마철인 6~7월에 보험처리된 흔적이 있다면 침수차일 가능성이 크죠. 또 안전띠로 침수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는데요. 안전띠를 끝까지 뽑아 보는 거예요. 그러면 끝부분에 미처 닦지 못한 흙탕물 흔적이 보일지도 몰라요. 차량의 바닥 매트 안쪽이나 트렁크 바닥에 진흙이 마른 흔적이나 흙탕물 자국이 있는지도 잘 살펴보시고요.”

오 대표가 최근 <속지 않고 중고차 잘 사는 법>이란 책을 펴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소비자부터 똑똑해져야 한다는 것. 동료 딜러들에게서 ‘이런 것까지 쓰면 이제 어떻게 장사를 하냐?’는 볼멘소리를 들을 각오로 책을 썼다는 오 대표는 “나를 능력있고 당당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중고차 시장을 병들게 하는 요소들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라고 전했다.
이어 “중고차를 통해 얻은 이익을 중고차 시장에 돌려주고 싶다”는 오 대표는 “자동차 관련 학과 재학생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도움을 주는 등 나름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빙긋 웃음을 지었다.
■오영아의 돌직구 한마디 허위매물은 고객을 유혹하기 위한 꼼수다. 하지만 소비자의 구매 노하우가 높으면 덫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우선 자동차 성능 기록부와 보험이력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현금으로 피해금액을 보상했다면 보험이력에는 남지 않으니, 참고만 하는 게 좋다. 자동차 민원 대국민 포털사이트에서 등록원부 확인을 통해 압류나 저당 상태, 현재 주행거리와 마지막 등록 주행거리 등을 꼼꼼히 비교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매 전에는 반드시 정비소에서 엔진 미션과 부식, 누유 상태 등을 점검해야 한다. 엔진 등 자동차 부품들의 이상을 일반인들이 판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싼 차량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판매업체를 찾았을 때 인터넷으로 본 매물이 없으면 즉시 매장을 빠져나오는 것이 상책이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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