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명문교를 찾아서] (2) 탁구로만 환갑 맞은 '대구 탁구의 중심' 심인중고
![60년이 넘도록 대구탁구와 한국탁구의 발전에 공헌한 심인중·고 탁구부의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사진=박건태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11/01/ned/20181101040535841cfkx.jpg)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박건태 기자] 평균수명이 늘어 지금은 달라졌지만 예전엔 사람이 만 60년을 살면 환갑(還甲)을 맞았다며 크게 잔치를 열었다. 그러니 한 학교 운동부가 60년을 넘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중학교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이 17살에 졸업한 1회 동문은 벌써 77세다.
심인중·고등학교는 대구 탁구의 중심이다. 심인중학교(교장 배찬섭)는 1958년 창단해 올해로 꼭 60주년을 맞았다. 오는 11월 23일 오후 5시 심인중?고체육관에서 ‘탁구부 창단 60주년 기념식’을 연다. 재학생 및 교직원은 물론, 오상은(미래에셋대우 코치, 심인중 37회 심인고 36회), 강희찬(중원고 감독, 심인중 30회 심인고 29회) 등 50여 명의 동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말이 60년이지 갑자가 한 바퀴 돌 동안 하나의 운동부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한국 학교처럼 입시교육이 강조되고, 경제적인 이유에서 운동부 운영을 기피하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과 <월간탁구>, <한국중?고탁구연맹(회장 손범규)>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탁구 명문교를 찾아서’ 프로젝트는 2회 주인공으로 심인중·고등학교를 택했다. 60년을 이어온 전통의 힘, 어쩌면 그 속에는 한국의 엘리트 및 생활체육 탁구가 가야할 지혜가 들어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좌고우면하지 않는 밀교의 정신
심인학교는 한국불교 4대 종단의 하나인 대한불교진각종이 설립했다. 진각종은 한국의 대표적인 밀교(密敎) 종단으로 그 심오함만큼 조용하면서도 내실 있게 교육사업을 펼쳐왔다. 종조 회당대종사(손규상)는 1949년 대구에 건국고등공민학교를 열었고, 1955년 심인중학교, 1957년 심인고등학교를 개교했다. 1977년 서울에 진선여중과 진선여고를, 1996년에는 경주에 위덕대학교를 설립했다. 현재 학교법인 회당학원은 5개의 학교를 운영 중인데, 이중 뿌리가 심인중?고등학교다.
탁구는 중학교의 경우 1958년 여학생 중심으로 창단했다. 당시 학교체육은 엘리트 개념이 없었고,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 스포츠로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후 1973년 심인고등학교 탁구부가 창단하면서 심인학교의 탁구는 남자 엘리트운동부로 자리를 잡는다. 형 김충용과 함께 한국탁구에 ‘형제대결’의 구도를 만들었던 김충길 전 국정교과서 감독이 심인탁구의 초창기 멤버다.
여기서 잠깐! 현존하는 한국 중?고탁구에서 가장 오래된 팀은 어딜까? 남녀를 합치면 중학교는 경주근화여중이 1949년으로 가장 오래됐다(2019년 70주년). 60년의 심인중은 남자 1위인 셈이다. 고등학교의 경우도 1964년에 창단한 근화여고가 1위다. 남자로 범위를 좁히면 심인고가 2위이고, 1971년에 창단한 춘천 성수고가 가장 오래됐다.
![대구 심인고는 정치인, 언론인 등 유명한 동문이 많지만 그중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사진=박건태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11/01/ned/20181101040536050qssr.jpg)
어쨌든 심인의 탁구는 60년이 넘도록, 마치 밀교가 강조하는 불변의 진리처럼 한결같이 대구탁구와 한국탁구 발전에 공헌해왔다. 심인중 탁구부의 황병걸 감독(체육교사)은 “글쎄요, 요즘 학교들은 툭 하면 운동부를 해체한다고 하지만 우리 심인에서는 그런 말이 나올 수 없습니다. 성적이 좋든 나쁘든 학생들과 한국탁구의 발전을 위해 심인학교가 존재하는 한 탁구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네요”라고 말했다. ‘성적이 좋든 나쁘든’ 이 말에 딱 꽂혔다. 이 정도는 돼야 60년 전통의 힘이라 할 수 있다. 황 감독은 부친(황종구)이 심인학교에서 탁구를 가르쳤고, 자신도 탁구부 출신으로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유시민의 심인, 탁구의 심인
고등학교로 넘어가 보자. 대구 남구의 앞산 자락에 위치한 심인고는 대구의 명문사학이다. 지역 자체가 교육열이 강해 쟁쟁한 동문들을 배출했다. 정치인 법조인 기업인 언론인 등 유명한 동문이 많지만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그의 대중적인 인기가 높아 ‘심인고 하면 유시민’이 떠오를 정도다.
심인고의 문정욱 교장은 인재육성과 함께 탁구를 심인교육공동체의 자랑으로 꼽았다. 문 교장은 “심인교육공동체가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고, 네트워크도 좋다. 그중에서도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탁구선수들을 길러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생활체육 탁구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 심인탁구는 더 큰 미래를 향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인고 탁구부는 1973년 창단했다. 심인중 선수들이 졸업을 하면서 중앙상고 등으로 진학하는 것이 안타까워 일관(一貫)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때부터 선수들은 내리 6년 동안 좋은 한 곳에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역시 탁구부 출신인 심인고의 이재용 감독(81년 졸업)은 “심인탁구의 정신은 성적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최고의 선수에 도전하면서도, 학생 개개인이 좋은 인재로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한다. 심인고의 경우 선수부족으로 지금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2~3년 내에 다시 강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을 가진 심인중·고 탁구부는 동문회의 정기적인 후원과 관심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력이 탄탄해지고 있다. [사진=박건태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11/01/ned/20181101040536220adod.jpg)
알수록 대단한 심인탁구의 저력
중학교 60년, 고등학교 45년. 그리고 100년을 내다보는 시선. 심인중?고 탁구부는 오랜 전통만큼이나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이미 자랑거리는 숱하게 많다. 전국대회 우승 및 입상은 160회가 넘고, 탁구부 졸업생만 150여 명에 달한다. 국가대표도 여자 진양자를 비롯해, 권오택(삼성트레이닝센터장, 심인고 21회), 남성관(현 경북체고 교감, 심인중 23회 심인고 22회), 박용민(전 카타르대표팀 코치, 심인중 25회, 심인고 24회), 강희찬, 오상은 등 6명을 배출했다. 탁구부 출신 중고교 교사만 18명이다.
당연히 심인탁구의 강점은 오랜 세월이 다져놓은 넓고 깊은 저변이다. 워낙 동문들이 많아 세대별로 구분해 탁구동문회만 3개다. 대구지역의 탁구클럽에는 심인고 출신들이 즐비하다(여자는 경일여중·고, 상서중?고). 이들이 정기적으로 후원모임을 열고(매년 400만 원 후원), 또 탁구유망주들을 추천한다. 이러니 끊임없이 좋은 선수가 나오고, 탁구부 운영도 나름 탄탄한 것이다. 현재 대구 남자탁구의 경우, 대명초등학교와 서도초등학교 선수들이 심인중?고를 거치는 진학체계가 완성돼 있다.
9명의 선수가 있는 심인중학교는 전국적인 강팀이다. 전국랭킹 톱10에 드는 2학년 서현우 등 갈수록 전력이 탄탄해지고 있다. 고등학교는 2년 전 주축선수들이 전학을 가면서 현재 선수 5명으로 전력이 약화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2~3년 내 전국대회 우승권의 전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심인중 탁구부 60주년을 맞은 2018년 11월부터 중?고를 함께 지도하던 임성호 코치가 중학교에 전념하고, 새롭게 임윤철 코치가 고등학교를 맡게 되면서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재용 감독은 “대구에서 탁구 관련 일을 하려면 심인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심인탁구는 오랜 전통만큼 그 저변이 탄탄합니다. 탁구 붐이 높아질수록 뿌리가 튼튼한 심인탁구는 훨씬 유리하죠”라고 말했다.
심인탁구는 2021년 3월 큰 변화를 맞는다. 심인중?고등학교가 대구 달성군 다사읍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달성군은 시쳇말로 대구에서 뜨는 지역으로, 최고의 시설을 갖춘 명문사학 심인중?고가 제2의 도약에 나선다. 당연히 대구탁구의 중심인 심인탁구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인탁구는 교훈처럼 참 ‘성실(誠實)’, 그러니까 ‘정성스럽고 참되다’.
■ [탁구 명문교를 찾아서 ② 심인중·고 레슨] '백 디펜스', '빠른 백 드라이브'와 '다양한 서브 모션'
sport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