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Nostalgia] '전쟁 멈추고 신이 된 남자' 디디에 드록바 – 144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 온 것에서 나온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일주일에 한 명씩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 '전쟁 멈추고 신이 된 남자' 디디에 드록바 – <144>
전쟁은 사람들의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는 것 중 하나다. 전쟁 속에서는 사람의 목숨이 사선을 오가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품고 있던 꿈의 멈춤 등 부차적인 문제 역시 양산한다.
여기 전쟁을 멈춘 한 축구 선수가 있다. 축구 계에서 이름난 스트라이커였던 그는 조국의 전쟁을 일시 멈추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를 통해 수많은 인명의 목숨을 구했다. 축구 선수지만 전쟁을 멈추고 신이 된 남자. 디디에 드록바의 이야기다.
드록바는 1978년 코트디부아르 아비드얀에서 태어났다. 그는 코트디부아르에서 자라다 삼촌을 따라 프랑스로 가게 됐다. 유복하지 못한 환경에 놓였던 그에게 있어 유일한 친구는 축구였다. 공 하나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고 모든 것을 걸었다. 다행히 축복받은 재능을 타고난 그는 프로에 입성하게 됐다.
드록바는 프로 입성 이후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성장해 갔다. 프랑스 2부 리그에 속해 있던 르 망에서 1998년 데뷔하며 커리어를 시작한 뒤 1부 리그의 갱강으로 둥지를 틀었다. 이후 2003년 그에게 있어 중요한 팀이 된 마르세유에 입성하게 됐다.
마르세유 입성은 드록바에게 있어 중요했다. 프랑스를 넘어 유럽 무대 전체에 자신을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르세유 시절 드록바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유럽 대회에서 뛰었고 이는 그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됐다.
드록바의 마르세유에서의 커리어가 본인에게 중요했던 이유는 또 있다. 그가 이 곳에서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면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드록바의 모든 것을 알아주던 남자. 조세 무리뉴란 이름의 남자였다.
두 사람은 2003/04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하프 타임에 처음 만나게 됐다. 2-3으로 긴박한 스코어로 전반전이 끝났을 때, 라커룸으로 향하는 터널 안에서 두 남자는 서로를 알아봤다. 그렇게 역사가 시작됐다.
영국 언론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무리뉴란 이름의 남자가 드록바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무리뉴라는 이름의 남자는 드록바의 플레이에 이미 반해 있었다.
무리뉴는 "드록바, 너 같은 선수를 영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 난 널 영입할만한 돈이 없어"라고 말했다. 일종의 그릇 알아보기였다.
드록바 역시 무리뉴의 아우라를 느끼고 있었다. 드록바는 "아프리카에는 저보다 나은 선수가 많죠"라며 농담을 건냈다. 둘은 웃었다. 동시에 서로는 서로를 알아봤다.
무리뉴라는 이름의 남자는 2003/04시즌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뒤 첼시 FC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무리뉴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영입하라는 제안에 한 마디만 반복했다. "드록바".
구단 직원이 "좀 더 알려져 있는 선수로…"라고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다시 "드록바"란 말만 반복했다. "그 선수가 적응을 잘 할 수…" "드록바". 그렇게 무리뉴의 선택으로 드록바가 첼시로 향했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 두 남자의 호흡은 첼시 구단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되지만 드록바가 처음부터 순조롭게 팀에 적응한 것은 아니었다. 2004/05시즌에는 다이빙으로 영국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던 선수가 드록바였다.
하지만 드록바가 오랜 적응 기간을 거칠 선수는 아니었다. 2005/06시즌 리그 도움 1위에 오르며 팀에 안착하는데 성공했고 2006/07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첼시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드록바는 이 시즌 리그 20골을 폭발시키며 득점왕에 자리했다. 뿐만 아니라 FA컵 결승전 맹활약을 통해 팀의 리그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사이 드록바는 축구를 잘 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됐다. 영국 언론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2005년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뒤 "우리 잠시 일주일 간만이라도 전쟁을 멈춥시다"라고 말해 내전을 막은 것이다.
드록바는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이후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각각의 트로피를 수집한 그의 남은 목표는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였다. 드록바는 2007/08시즌 이 목표에 근접했으나 팀의 우승을 견인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문다. 자신이 결승전에서 네마냐 비디치의 뺨을 때려 퇴장당하면서 죄책감도 크게 느끼게 됐다.
드록바는 2008/09시즌 슬럼프를 겪게 됐다. 결승전 패배의 후유증도 있었고 그의 몸 상태 역시 최상은 아니었다. 더구나 첼시의 잦은 감독 교체로 인한 거듭된 전술 변화는 그를 힘들게 만들었다. 이 시즌 드록바의 첼시는 맨유에 리그 우승을 넘겨주고 만다.
하지만 한 시즌만에 자신의 숙원에 다가갔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으로 팀을 4강에 진출시킨 것. 4강 상대는 FC 바르셀로나. 드록바는 바르사를 꺾고 결승전에서 맨유를 상대로 설욕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1차전을 0-0으로 마친 첼시는 2차전서 마이클 에시앙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드록바도 최전방에서 바르사 수비진과 몸을 부딪히며 헌신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첼시는 후반 47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게 실점하며 1-1 무승부를 기록, 원정 다득점에 밀려 패배했다.
이날 오브레보 주심은 첼시와 바르사 양 측에 이해할 수 없는 판정들을 내렸다. 오브레보 주심에게 항의하는 미하엘 발락의 모습과 경기 후 카메라를 두고 "역겨운 경기"라고 말하는 드록바의 모습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시련도 그를 꺾어 놓지 못했다. 드록바는 시련 이후 오히려 더 강해졌다. 드록바는 2009/10시즌 그야말로 리그를 폭격했다. 당시 EPL는 웨인 루니와 디디에 드록바 간의 선의의 경쟁으로 큰 재미를 불러왔다. 드록바는 이 시즌 리그 우승과 함께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드록바는 이 시즌에만 37골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어진 2010/11시즌 역시 그의 활약은 이어졌다.
하지만 드록바의 활약과는 반대로 첼시는 그의 염원인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와 멀어지고 있었다. 드록바와 함께 첼시의 뼈대를 이루던 존 테리, 프랭크 램파드, 페트르 체흐, 애쉴리 콜 등은 나이가 들어가고 있었다. 리그 내 경쟁팀들의 보강으로 첼시의 리그 순위도 우승 이후 점차 낮아졌다.
설상가상으로 드록바는 2011/12시즌 EPL 3라운드 노리치 시티전에서 뇌진탕 부상을 당했다. 부상은 그가 제 실력을 찾는 것을 방해했다. 이 시즌 드록바는 초반 매우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다. 중국 이적설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하지만 드록바가 점차 자신의 모습을 찾으면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팀이 어려운 상황, 클러치 상황에서의 그의 존재감을 대단했다. 초반 헤맸던 첼시도 로베르토 디 마테오 대행 아래서 반전을 이뤄냈다. 드록바는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견인했다.
드록바가 그토록 꿈꾸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다. 그들의 상대는 뮌헨이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 아래 약점이 없던 팀. 더구나 대회 전 결승전 장소로 뮌헨의 홈이 푸스볼 아레나가 결정된 바 있다. 첼시는 막강한 상대를 원정에서 꺾어야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는 예상대로 전개됐다. 압도적 전력의 뮌헨이 상대를 밀어 붙였다. 후반 38분 토마스 뮐러의 득점이 나왔고 첼시 팬들이 모두 좌절했다. 뮌헨의 우승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 때였다. 드록바가 후반 43분 후안 마타가 올려준 코너킥을 머리로 돌려놨다. 이 것은 득점이 됐고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첼시는 페트르 체흐 골키퍼의 활약으로 우승의 기회를 맞았다. 그리고 5번째 키커 드록바가 마지막 킥을 성공시켰다. 첼시의 염원이자 드록바의 염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낸 드록바는 시즌 이후 정든 첼시와의 안녕을 고했다. 드록바는 우승 이후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했다. 2012/13시즌을 앞두고는 터키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했다. 2013/14시즌 무리뉴 감독이 복귀한 친정팀 첼시를 만나 뭉클한 순간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드록바는 2014/15시즌을 앞두고 다시 팀에 복귀하게 됐다. 당시 첼시는 페르난도 토레스, 사무엘 에투, 뎀바 바 등 공격수들의 연이은 부진으로 고민을 겪고 있었다. 팀을 가장 잘 아는 레전드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냈다. 1년 계약. 이제 희끗한 머리가 보이는 드록바의 은사 무리뉴는 "영웅이 돌아왔다"며 그를 반겼다.
드록바는 만 36세의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드록바는 디에고 코스타의 백업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팀에 공헌했다. 이를 통해 '해피 원'이 된 무리뉴가 또 한 번의 리그 우승을 만들도록 도왔다. 그는 리그 38라운드 AFC 선덜랜드전에서 팬들과 정든 작별을 한 뒤 첼시 및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드록바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잦아들지 않았다. 시즌 후 미국 메이저리그의 몬트리올 임팩트로 이적했다. 이후 피닉스 라이징을 거친 그는 2018년 11월 은퇴를 선언하며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은퇴 직후 강연, 투어 등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더 활동들을 왕성히 하고 있는 드록바다.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역사를 만들어 가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EPL 최고의 순간
2009/10시즌 EPL 33라운드에서 맨유와 첼시가 맞붙었다. 우승 경쟁에 있어 첼시가 우위에 있는 상황이었으나 이날 패배한다면 앞을 장담할 수 없었다. 양 팀 모두 부상 선수를 제외하고 총력전으로 맞섰다.
드록바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드록바는 1-0으로 앞선 후반 33분 살로몬 칼루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첼시는 드록바의 이 골로 인해 2-1 승리를 거뒀고 우승까지 내달리게 됐다.
◇플레이 스타일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스트라이커였다. 몸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위험 지역에서 공을 지켜내고 패스했다. 게다가 슈팅력이 최상급이라 어떤 위치, 어떤 자세에서도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빅게임 플레이어였기에 중요한 경기에서는 능력이 배가 됐다.
◇프로필
이름 – 디디에 드록바
국적 – 코트디부아르
생년월일 - 1978년 3월 11일
신장 및 체중 - 189cm, 84kg
포지션 – 스트라이커
국가대표 기록 –104경기 65골
EPL 기록 – 308경기, 101골
◇참고 영상 및 자료
프리미어리그 2004/05시즌~2011/12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2014/2015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첼시 FC 2004/05시즌~2011/12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2014/2015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첼시 FC 공식 홈페이지
<트랜스퍼 마켓> - 선수 소개란
<텔레그라프> - Didier Drogba faces test of emotions in special reunion when he takes on Chelsea and Jose Mourinho
<텔레그라프> - Didier Drogba brings peace to the Ivory Coast
<유로 스포츠> - Football news - Chelsea legend Didier Drogba confirms retirement from football
BBC - Didier Drogba: Chelsea and Ivory Coast legend retires from playing
골닷컴UK - 'One of a kind' - Chelsea legend Drogba reaffirms retirement after U-turn hint
<데일리 스타> - Didier Drogba: Chelsea legend sends emotional message to fans after confirming retirement
<메일> - Didier Drogba confirms retirement from football aged 40 as ex-Chelsea striker says he couldn't be 'more proud of what I've achieved as a player'
사진=뉴시스/AP, 첼시TV 캡처
total87910@stnsports.co.kr
▶[공식 인스타그램] [공식 페이스북]
Copyright © 에스티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모 사기 피해자 "문전박대" 비 측 "피해 당사자 만날 것"
- '컴백' 레드벨벳 웬디, 가슴선 드러낸 섹시미 티저 공개
- 레드벨벳 아이린, 범접불가한 '세젤예 심쿵' 아이컨택
- 레드벨벳 조이, 섹시+고혹+관능 '대체불가' 화보
- '김태희 남편' 비 부모 채무 불이행 잠적..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 '믿·보·배' 유선, 만능비서로 변신..오피스룩도 완벽 소화
- '글래머가 아니라.." 걸스데이 혜리 '속옷 모델' 안 하는 이유
- (영상) '500만 조회수' 남심 저격, 맥심 올해 가장 섹시한 산타!
- 문채원, 시청자 부르는 절절한 기도 눈빛 궁금증 증폭!
- '재혼' 정겨운, 10살 연하 미모의 음대 재학생 아내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