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틀리가 컨티넨탈 GTC를 선보였다. 우아한 소프트 탑 챙긴 컨버터블이다. 경쟁 상대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컨버터블과 롤스로이스 던 등 럭셔리 컨버터블. 새로운 플랫폼과 아름다운 안팎 모습으로 세계 최고를 노린다. 외모는 쿠페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네 개의 눈망울에 매트릭스 LED를 심고 가장자리를 블랙으로 감쌌다.

신형 컨티넨탈 GT는 포르쉐 파나메라, 아우디 A8 등 그룹 내 최신 플랫폼을 밑바탕 삼았다. 이전 세대보다 앞 범퍼와 휠 사이의 간격을 줄여 날렵한 핸들링 실력을 갖췄다. 컨티넨탈 GT 고유의 DNA를 계승하되, 군살 없이 매끈하다. 가령, 차체 옆면은 알루미늄을 500°C로 가열해 프레스기로 단 한 방에 찍었다. 길쭉한 원형 테일램프와 머플러 팁, 22인치 휠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통상 컨버터블은 차체 강성이 떨어지지만, 신형 컨티넨탈 GTC는 이전보다 20% 가벼울 뿐 아니라 5% 더 단단하다. 지붕은 7가지 컬러를 마련했으며, 시속 19㎞에서도 열고 닫을 수 있다. 추운 날씨에도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도록, 실내에 넥 워머 기능을 갖췄다. 이전보다 더 따뜻하게 조용하게 설계했고, 열선 스티어링 휠과 열선 시트 기능과 함께 엮었다. 또한, 지붕을 닫았을 때 이전보다 소음이 3dB(데시벨) 줄었다.

실내는 장인정신의 집약체.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 스민 나무 장식은 장인이 9시간 동안 손수 빚어냈다. 코트 드 제니브(Côtes de Genève) 장식으로 치장한 아날로그시계는 송풍구 사이에 심었다. 센터페시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모니터. 평상시엔 나침반과 온도계, 초시계 등이 있다가 패널을 뒤집으면 12.3인치 디지털 모니터가 등장한다. 유격 없이 말끔한 마감이 인상적이다.
심장엔 W12 6.0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이 자리했다. 이전보다 약 30㎏ 가볍고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짝 지었다. 최고출력 636마력, 최대토크 91.8㎏‧m를 뿜고 0→시속 60마일 가속을 3.7초에 끊는다. 최고속도는 시속 333㎞. 우아한 표정 뒤에 흉흉한 성능을 품고 있다.


강력한 심장에 걸맞게 하체 근육도 단단히 빚었다. 이른바 ‘벤틀리 다이내믹 라이드’다. 48V(볼트) 전자식 안티 롤-바는 앞뒤 차축에 전자식 액추에이터를 달아 차체 기울임을 제압한다.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에 들어간 3 챔버 에어 서스펜션도 눈에 띈다. 타이어는 피렐리와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공동 개발한 컨티넨탈 GTC 전용 제품을 물렸다. P 제로 타이어지만, 구름 저항을 개선해 그립 저하 없이 도로 마찰과 소음을 함께 줄였다.
컨티넨탈 GTC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며, 쿠페 버전이 22만5,000달러(한화 약 2억5,375만 원)부터 시작하는 만큼 이보다 소폭 높을 전망이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벤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