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단독] 인허가에 발목 잡혀 첫 삽도 못떠..기회비용만 수조 날려
'인구유입 저감대책' 등 이유로
수도권정비委 심의서 3번 탈락
올 착공은 물 건너가 앞날 깜깜
"공터 된 넓은땅 유령도시 같아"
유동 인구 줄어 상인들도 울상
"개발이 아파트값 상승 부를라"
부동산 인하 정책도 겹악재로
[서울경제] [편집자註] 이 기사는 2018년 9월 17일 09:25 프리미엄 컨버전스 미디어 '시그널(Signa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2018년 9월17일. 4년이 지났지만,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주변은 밤이 되면 불 꺼진 유령도시로 변한다.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장기간 착공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서다. 인근 건물의 한 관리인은 “점심시간에 잠깐 사람이 다니고 저녁에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며 “넓은 땅이 어두운 공터로 남아 있어 불 꺼진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인허가에 발목 잡혀 현대차그룹은 하루 평균 최소 4억원의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다. 앉아서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 ‘EQ900’ 4대를 날리고 있는 셈이다.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불렸던 현대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인허가 리스크’에 발목을 잡혀 공전하고 있다. 부지 인수 발표 4년, 부지 대금 완납 및 개발 계획 발표 후 3년이 흘렀지만 진행된 것은 없다. 텅 빈 부지와 하루하루 늘어가는 기회비용만 현대차그룹을 괴롭히고 있다. 미래차 시대에 국내 기업의 도약을 위해 규제 허가를 풀어주지는 못할망정 인허가권이라는 꽃놀이패를 쥔 정부와 관계 당국으로 인해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신사옥 착공만 바라봐온 인근 상인들의 속도 까맣게 타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GBC 착공은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한전 부지 인수 발표 이후 2015년 1월 GBC 건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속도감 있게 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3년 9개월이 넘도록 최종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GBC 착공은 서울시의 건축심의·교통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와 국토교통부의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4월 서울시의 환경영향평가 등은 조건부로 통과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 이어 7월 수도권정비위에서도 ‘인구유입 저감대책’ ‘기존 계열사 시설 관리방안 보완’ 등을 이유로 심의를 넘지 못했다. 오는 10월 심의를 통과해도 연내 착공은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착공이 지연돼 완공도 2021~2022년에서 2023~2025년까지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현대건설에서 현대차그룹 직속 GBC 신사옥추진사업단으로 파견됐던 현대건설 기술자 20여명도 최근 본사 복귀를 발령받았다. 가을 인사철을 앞두고 연내 착공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사업 지연에 현대차그룹은 막대한 기회비용을 내고 있다. 이달 25일이면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이 한전 부지 인수 자금 10조5,500억원을 완납한 지 3년이 된다. 대형 개발 등을 담당한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은 “조달 가능한 최저 금리인 콜금리(1.52%)로 계산해도 10조5,500억원에 대한 1년 이자는 1,603억원이고, 이를 365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4억3,934만원 이상의 이자를 손실 보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토지 인수 대금을 다른 상품에 투자하거나 자동차 브랜드 인수 및 미래차 개발에 사용할 때 얻는 기회비용까지 따지면 손해액은 수조 단위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100석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한 음식점 주인은 “GBC 입주만 보고 지난해 12월에 식당을 인수했는데 장사가 안돼 걱정”이라며 “(GBC 착공을) 기다리다가 인테리어 공사만 한 뒤 못 버티고 떠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점심시간임에도 절반 이상 자리가 비어 있는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밤이 되면 유동인구는 더욱 줄어들어 저녁 장사를 포기하는 곳도 있었다. 한 건설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동 한전 부지야말로 당장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규제 개혁”이라며 “GBC 건립에 따른 고용 창출 및 경기 부양 효과까지 고려하면 정부 입장에서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강도원·김민석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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