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찬 교수의 중국어와 중국 문화>有喜-임신, 得美-우쭐.. 뜻 다른 한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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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는 문자로 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참 다양하다.
발음이 우선인 다른 언어와 달리, 한자의 의미가 합쳐져 중국어 특유의 독특한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자의 뜻으로 보자면 '있을 유'에 '기쁠 희'니 '기쁨이 있다'라는 뜻이 되는데, 중국어의 본뜻은 '임신하다, 회임하다'라는 의미이다.
한자를 풀이하면 '아름다움을 얻다'라는 좋은 뜻이 되지만, 중국어에서는 부정적인 단어로 '우쭐하다, 기어오르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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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는 문자로 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참 다양하다. 한자는 어렵고 수도 많은 뜻글자이다. 발음이 우선인 다른 언어와 달리, 한자의 의미가 합쳐져 중국어 특유의 독특한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번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중국어 단어를 알아보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자와 중국어 사이의 차이점도 엿볼 수 있다.
‘유희(有喜)’라는 단어가 있다. 중국어로는 ‘요시(youxi)’로 발음된다. 한자의 뜻으로 보자면 ‘있을 유’에 ‘기쁠 희’니 ‘기쁨이 있다’라는 뜻이 되는데, 중국어의 본뜻은 ‘임신하다, 회임하다’라는 의미이다. 참 마음에 드는 단어다. 임신을 대하는 자세와 그에 대한 축복의 의미도 같이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물론 임신을 나타내는 정식 단어가 따로 있지만, 이 단어는 구어에서 자주 사용된다. 비슷한 의미로 ‘대희(大喜)’라는 단어도 있는데, 큰 기쁨이란 뜻으로 출산이나 결혼 등의 큰 경사를 의미한다. 출산이나 결혼은 대단히 기뻐할 일이란 뜻일 게다. ‘따시(daxi)’로 발음한다.
한·중의 의미가 같은 단어도 있다. ‘골육(骨肉)’이란 단어가 그렇다. 중국어로 ‘구로우(gurou)’로 발음되는데, 한국이나 중국에서 모두 같은 뜻으로 뼈와 살을 나눈 ‘혈육’을 뜻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골육상쟁(骨肉相爭)’ 정도로만 쓰이는데, 중국에서는 핏줄, 형제, 친족 등을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에서 사용된다.
중국어 구어 표현으로 ‘상득미(想得美·xiangdemei)’란 표현이 있다. 생각 상, 아름다울 미를 쓰니 ‘생각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이 된다. 뜻은 분명 좋게 보이지만, 보통 반어적으로 쓰여 부정적인 뜻을 나타낸다. 한국어로 표현하자면 ‘김칫국부터 마신다’ 정도의 뜻이다. 다시 말해 일이 일어나기도 전에 먼저 설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서 ‘득미(得美)’만으로도 단어를 이루어 사용하기도 한다. 한자를 풀이하면 ‘아름다움을 얻다’라는 좋은 뜻이 되지만, 중국어에서는 부정적인 단어로 ‘우쭐하다, 기어오르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심허(心虛·xinxu)’라는 단어는 ‘마음이 허하다’는 뜻이 된다. 한마디로 마음이 텅 비어 있다는 뜻인데 좋은 의미라기보다는 ‘마음에 켕기는 것이 있다’라는 부정적인 뜻으로 많이 쓰인다. ‘제 발 저리다, 자신이 없다’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가끔 ‘겸허하다’는 긍정적인 뜻으로도 쓰인다. ‘비상(非常·feichang)’은 한국어의 ‘뜻밖의 긴급한 사태’란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매우’라는 부사어로 자주 쓰인다. 일상적이지 않으니 특별할 것이고, 그러다 보니 ‘매우’라는 뜻으로 발전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만일(萬一·wanyi)’이란 단어다. 한국어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인다. 만 번 중의 한 번이란 뜻으로 확률로 치면 만분의 일, 0.0001%의 기회다. ‘만(萬)’은 동양의 관념상 최고의 숫자다. 그래서 기쁘고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도 ‘만세’라고 외친다. 그러니 ‘만일’은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불가능한 일을 의미한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런 기적이 발생하는 것이 인간사다. 중국어 속담에 ‘일만은 두렵지 않으나 만일이 두렵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어로 하면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과 통한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한자를 쓰지만 그 의미는 때로는 같게 또 때로는 다르게 쓰인다. 사회 환경이 다르고 지나온 역사가 다르니 의미 또한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한양대 인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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