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김밥.. 꼬들 김밥.."아이디어 찾아 일본까지 날아갔죠"

“가게 문을 연 지 두 달이 지났는데 하루 매출이 많아야 7만 원 정도였어요. 주력 메뉴였던 꼬마김밥은 개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터였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키나와 김밥가게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을 숙소로 잡고, 매일 아침 문도 열기 전에 김밥집 앞에 줄 서서 기다렸다. 사흘 내내 종류별로 사갖고 와서 세 끼 김밥만 먹었다. 오키나와에서 파는 네모난 김밥을 만스김밥에서도 팔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 연구에 들어갔고, 스팸이 주재료인 ‘만스김밥’과 돈가스를 넣은 ‘만돈김밥’, 어묵과 청양고추를 넣은 ‘만땡김밥’을 개발했다. 반응이 좋았다. “꼬마김밥 판매할 때는 ‘맛있어서 다시 왔다’고 하는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메뉴를 바꿨더니 그렇게 얘기해주는 손님들이 많아졌어요.” 날씨가 좋을 때는 주말 매출이 100만 원을 넘긴다고 김 대표는 귀띔했다.
중소기업에서 영업직으로 10년여 일했던 김 대표는 언젠가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창업을 마음먹은 뒤 아이템을 정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오래 근무했던 김 대표가 가장 많이 먹은 것은 ‘김밥’. 편의점 김밥부터 프랜차이즈 김밥, 분식집 김밥까지 온갖 김밥을 섭렵한 터였다. 마침 채널A 프로그램 ‘서민갑부’에서 18가지 김밥을 쌓아놓고 파는 분식집을 보고 그는 김밥 가게를 하기로 결심했다.
사표를 내고 고향인 인천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부모님의 집에 지내면서 신포국제시장의 ‘눈꽃마을’ 청년몰 지원사업에 응모했다. 처음에는 회사를 그만뒀다는 소식을 부모님께 알리지 않은 채 사업 준비를 했다. 청년몰 최종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왠지 좋은 느낌에” 그제야 부모님께 털어놨다. “사고 칠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잘 다니던 회사를 접고 창업을 한다니 걱정도 많이 하시고…” 부모님은 주말에 손님이 몰려들 때면 가게로 나와 함께 김밥을 만드는 지원군이다.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메뉴는 ‘만스김밥’. 식감을 고민하다 쫀득쫀득한 느낌의 꼬들단무지를 스팸과 함께 넣은 게 통했다. 원형김밥에 지단이 들어가는 것과 달리 네모난 김밥에 계란프라이를 넣은 것도 특징이다. ‘만땡김밥’의 청양고추는 건너편 중국집 사장님이 가르쳐준 레시피를 썼다.
‘만스김밥’이 자리한 신포국제시장은 인천 최초의 근대 상설시장이라는 상인들의 자부심과 함께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장이다. ‘눈꽃마을’ 청년몰은 청년들의 상업 활동뿐 아니라 문화공연이 함께하는 거리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의도로 조성됐다.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쉼터, 버스킹 공연 무대 등이 함께 갖춰져 있다. ‘만스김밥’은 이 시장 골목에 늘어선 푸드트레일러 중 한 곳이다. 김 대표는 아내와 함께 오전 9시면 푸드트레일러로 출근해 재료 준비를 하고 점심, 저녁 장사를 한 뒤 오후 8시쯤 퇴근한다. 푸드트레일러엔 수도시설이 없어, 설거지거리를 들고 집에 가서 설거지를 하고 재료를 다듬느라 밤늦게 잠든다. “남편이 회사 다닐 때도 늦게 왔지만 그땐 술 취해 들어오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가게 일로 바빠서 술 마실 새가 없어요.” 창업해서 좋은 점을 묻자 아내 박민영 씨는 이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장래 계획을 묻자 김 대표는 “번듯한 가게를 내기 위해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설거지거리를 집에 갖고 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하려는 편의성이 일차적인 목표라지만, ‘만스김밥’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 앞, 회사 앞 등 곳곳에 매장을 진출시키고자 하는 바람도 있다. 김 대표는 “언젠가 해외로도 진출하는 꿈도 꾼다. 한국을 대표하는 개성 있는 김밥이 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 좋은 재료로 만든 톡톡 튀는 김밥들 ‘눈길’… 식사공간 확보해 푸드트럭 약점 커버해야 ▼
이정욱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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