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호랑이 4마리 아직 성별 몰라요"
[동아일보]

순수혈통 백두산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 4마리가 태어나는 경사를 맞은 서울대공원은 두 달이 지난 새끼 호랑이들의 상태를 5일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새끼들은 어미와 함께 30도가 유지되는 온돌방 산실에서 지내고 있다. 어미는 소고기와 닭고기를 하루에 5∼6kg 섭취하고 있고, 양고기나 소 생간 같은 특별식도 먹고 있다.
5월 2일 태어난 새끼들은 엄마, 아빠 모두 국제적으로 혈통을 공인받은 시베리아호랑이다. 먼 조상이 백두산에서 실제로 서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남한에서 호랑이는 1921년 기록을 마지막으로 발견된 적이 없어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귀한 몸값에 걸맞게 새끼 호랑이들은 세심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예민해진 어미를 자극하면 새끼를 물어 죽일 수도 있어 사육사들은 새끼에게 다가가기도 어렵다. 그래서 아직 새끼 호랑이들의 성별을 모르고 이름도 없는 상태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맹수사를 관리하는 오현택 사육사만 인기척을 낸 후 조심스레 다가가 어미에게 먹이를 준다.
오 사육사는 “지금은 사람 목소리를 익히도록 ‘1, 2, 3, 4’ ‘동서남북’ ‘매란국죽’ 등에 범 호(虎)자를 붙여 부르고 있다”며 “조만간 동물원에서 관리에 필요한 칩을 삽입할 예정이라 그때 성별을 확인하면서 이름도 붙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새끼들은 극진한 배려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오 사육사는 “눈도 못 뜨고 종일 젖만 먹던 새끼들이 지난달에는 걸음마를 배웠고 요새는 뛰어다닌다”며 “각자의 성격도 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미에게 먹이를 주느라 오 사육사가 다가갈 때 처음에는 새끼 4마리 모두 구석에 숨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문 앞까지 어미를 따라 나와 호기심을 보이는 녀석과 중간 문턱까지 와 얼쩡거리는 2마리, 아직도 구석에서 나오지 않는 겁 많은 녀석이 보인다.
서울대공원에서 순수 시베리아호랑이가 태어난 것은 2013년 10월 이후 약 4년 7개월 만이다. 새로운 새끼 호랑이의 탄생에 5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은 바로 철저한 ‘혈통’ 관리 때문이다. 어미인 펜자(9년생)는 2011년 러시아 푸틴 총리가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이해 선물한 호랑이 한 쌍 중 암컷이다. 아빠는 지난해 동물 교환을 통해 체코에서 서울대공원에 들어온 조셉(8년생)이다.
2016년까지 서울대공원에서 관리한 순종 시베리아호랑이는 7마리였다. 펜자가 수컷 순종인 로스토프(9년생·수컷)와의 사이에서 5마리를 낳아 7마리의 가족을 이뤘던 것. 하지만 서울대공원은 혈통 관리에서 중요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펜자와 로스토프의 추가 번식은 시키지 않았다.
서울대공원은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독일 라이프치히 동물원에 수컷 시베리아호랑이를 요청했다.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의 지정을 받아 호랑이의 혈통을 관리하고 있는 라이프치히 동물원은 1년에 한 번 전 세계 동물원 호랑이들의 혈통을 조사해 적절한 개체끼리 짝을 맺도록 이동시킬 동물을 정하거나 더 이상 새끼를 낳으면 안 되는 개체를 지정해준다. 이번에 태어난 새끼 호랑이들의 아빠 조셉은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해 서울대공원의 새 식구가 됐다.
서울대공원은 새끼 호랑이들의 혈통서를 이달 라이프치히 동물원에 등록할 계획이다. 태어난 일시와 유전자 검사가 완료된 부모의 혈통 등록번호, 새끼 호랑이들의 사진과 몸무게 등을 라이프치히 동물원에 보낸다. 등록된 호랑이들은 ‘국제 호랑이 혈통서’를 발급받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 핫한 경제 이슈와 재테크 방법 총집결(클릭!) |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남자는 안돼요" 서울시립수영장 '남성출입 금지'
- "군부가 안따라와 답답"..평양 내부갈등설 확산
- 남북, 평양서 심야 체육 실무회담 개최..南 노태강·北 원길우
- 文대통령 "신혼부부 등 주거지원, 저출산 해결 위해 동의해달라"
- 통일농구 남북 대결서 남자 북측, 여자 남측 승리..양보는 없었다
- 통일농구 방북 100명에서 갑자기 101명 된 이유? 이 사람 때문에..
-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꿀잠 팁'..잠을 놓아주세요!
- 해리스 신임 주한 美대사 "비빔밥·안동소주 좋아해..한국 근무 영광"
- 취임 초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이재명 경기지사
- 韓제품, 품질 좋으니 무조건 성공? 베트남 사정 몰라도 너무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