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호 "16년만에 첫 주연.. 사람들이 제 이름 부르는 게 신기해요"



■ 영화 ‘완벽한 타인’의 윤경호
2002년 ‘야인시대’ 데뷔이후
드라마·영화서 각종 보조출연
“연기 시작때 반대했던 아버지
이제 가장 든든한 지원군으로”
“영화 엔딩 크레디트 올라갈때
아내가 손 잡으니 울컥하기도”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 앉아 있던 아내가 제 손을 꽉 잡아줄 때 울컥했어요.”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에서 첫 주연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윤경호(사진)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40년 지기 고향(속초) 친구들과 그들의 부인 등 일곱 명이 한 친구의 집들이에 모여 저녁을 먹는 동안 각자에게 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모두 공개하는 게임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절친 4인방 사이에서 은근히 소외되는 다혈질 백수 영배 역을 맡았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이 영화는 16일까지 527만57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제작비의 3배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 영화에는 유해진, 이서진, 조진웅,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등이 윤경호와 나란히 주연으로 출연하지만 유독 윤경호가 눈에 띄는 것은 영배가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극의 흐름을 잡아주며 웃음과 감동의 조율을 책임지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배우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윤경호의 맛깔스러운 연기를 이 영화를 통해 ‘발견’한듯한 느낌도 한몫한다.
데뷔 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이 된 그에게 ‘완벽한 타인’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달라졌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제 이름을 불러주는 게 가장 신기해요. 전에는 ‘아 도깨비’(드라마 ‘도깨비’의 나라를 구한 자), ‘그 아저씨’(‘미스터 션샤인’의 이름 없는 백성), ‘TV에 나오는 사람이네’라고 했는데 요즘은 ‘윤경호 씨 영화 잘 봤어요’라고 해주세요. 생소하면서도 뿌듯하고, 책임감도 느껴져요. 영화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도 전보다 몇 배 더 들어와요. 역할 비중도 ‘완벽한 타인’ 전보다 높아졌고요. 신중히 생각해서 제가 잘 소화해낼 수 있는 역할을 고르려고 해요.”
그는 최대 열 살(유해진) 많은 쟁쟁한 선배들과 친구 연기를 하며 “열심히 하되 욕심은 내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한다.
“촬영하면서도 ‘내가 부족한 게 보이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어요. 그러다가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시고, 선배들 연기에 섞이며 다 내려놓고 편하게 갔죠. 제가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여서 자연스럽게 친구처럼 보일 수 있었어요(웃음). 선배님들은 다들 유명 배우지만 저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게 없어서 튀지 않으면서 감정선을 이어가는 데 집중했어요.”
우석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후 극단에서 연기력을 쌓은 그는 2002년 드라마 ‘야인시대’ 보조출연자로 데뷔했다. 이후 ‘탐정:더 비기닝’ ‘검사외전’ ‘군함도’ 등 굵직한 영화에 출연하며 단역에서 조연으로 역할 비중을 키워왔다. 현장 경험이 많은 그지만 주연으로 나서며 처음 겪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주연이 되니 고사 때 돼지머리에 꽂을 봉투에 넣는 액수가 두 세배 늘었어요(웃음). 각색, 리허설 등 제작 전 과정에 처음 참여했고요. 소품도 제 취향에 맞게 따로 준비해주더라고요. 제 이름이 쓰여있는 의자와 분장함도 따로 있어서 많이 놀랐어요. 그러면서 선배들이 철저하게 배역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고 ‘유명해진 이유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섰죠.”
윤경호는 자신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으로 아버지를 꼽았다. 그는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반대했던 아버지가 지금은 묵묵히 격려해주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등학생 때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신 후 아버지, 동생과 셋이서 살았어요. 그때부터 연기자의 길을 꿈꿨지만 아버지 반대가 심했어요.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제게 잘 생기지도 않았고, 돈도 없으니 기술을 배우라고 하셨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걸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 고집을 못 꺾겠다고 생각하신 아버지는 ‘그렇게 연기가 좋으면 집에 오지 말고 대학로에서 버텨라’라고 하시며 밭을 팔아 3000만 원을 주셨어요. 그 돈으로 방을 얻어서 연기에만 전념했어요. 2011년에 목포시립극단에서 연극 ‘만선’의 주연을 맡았는데 그때 아버지가 처음 제 연기를 보러오셨어요.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 올라가 보니 아버지가 객석 가운데 서 계셨어요. 한참을 서로 바라만 보다가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셨어요. 아버지가 저를 자랑스러워하시는 걸 느꼈어요. ‘완벽한 타인’을 보시고는 ‘극장에 사람들이 많이 왔더라’고 하셨어요. 그 말씀이 얼마나 큰 칭찬인지 잘 알아요.”
글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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