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출시된 제네시스 G90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다.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제네시스의 차세대 패밀리룩을 적용해 램프 디자인은 물론 보닛과 펜더까지 바꾸는 등 외관이 완전히 새로워졌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젊어지고 다이내믹 해졌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오너 드리븐으로 타기에는 부담스러운 디자인이라는 부정 평가도 상당수다.
이런 가운데 내년 후속으로 등장할 G90 스트레치드 리무진 모델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제네시스 G90은 현재 세단 모델만 정식으로 출시됐다.
카가이 취재팀은 기존 EQ900 또는 에쿠스 리무진을 참고해 내년 출시될 G90 리무진('G90L'로 예상)의 모습을 예상해 봤다. G90 리무진은 수평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돼 무게감이 느껴지는 전면부가 이전 EQ900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아울러 리무진에는 2018 부산모터쇼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제네시스 G90 스페셜 에디션’의 투톤 외장컬러가 적용된다는 항간의 소문이 있었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G90 출시와 함께 단종된 EQ900의 리무진 모델 ‘EQ900L’은 전장이 5,495mm에 달한다. G90 리무진 역시 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S클래스의 롱 휠베이스 모델보다 250mm 가까이 긴 수치다. 최고수준의 뒷좌석 편의를 제공하지만 일상에서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역시 기사를 두고 뒷좌석 전용으로타는 형태다.
궁금증이 생긴다. '왜 현대차는 유럽 프리미엄 세단이 주로 사용하는 롱 휠베이스 방식이 아닌, B필러를 늘인 스트레치트 형태의 리무진 모델을 출시할까?'
1990년대 말, 현대차는 당시 플래그쉽이었던 다이너스티에 뒷문 길이를 늘린 롱 휠베이스 형태의 리무진 모델을 추가해 판매했다. 하지만 기본 모델에 비해 편의사양이나 실내거주성에서 특별한 이점이 없었다. 무엇보다 스트레치드 리무진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의 눈에 쉽게 구별되지 않는 외관으로 판매량이 저조했다. 대표적인 프레스티지카인 리무진을 탄다는 것은 "부와 권위의 상징"과도 같은 만큼 일반 차량과는 차별화한 모습을 원했기 때문이다. 특히 에쿠스보다 2년 앞서 1997년 출시됐던 쌍용 체어맨이 B필러를 늘려 웅장함을 살린 스트레치드 리무진을 선보여 다이너스티를 모든 면에서 압도했다.
일반형 모델과 확실히 구분되는 외관으로 VIP 의전용으로 시장의 호응을 얻자 현대차도 1세대 에쿠스부터 B필러 부위를 소박하게 연장하고 일부 외관을 바꾼 스트레치드 리무진을 출시했다. 심지어 당시 BMW도 E38 7시리즈 최고급사양에 B필러를 한 뼘 정도 연장하고 뒷좌석에 각종 편의사양을 더해 ‘L7’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아시아 국가에 한정 판매 했다.
이후 2세대 에쿠스를 거쳐 최근 제네시스 EQ900에 이르기까지 현대차는 줄곧 롱 휠베이스 모델 대신 스트레치드 리무진을 생산하고 있다. EQ900라는 이름까지 사라진 지금, 마지막 남은 에쿠스의 흔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스트레치드 리무진을 자체 생산하는 브랜드는 흔치 않다. 쌍용 체어맨이 지난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국산차로는 G90 홀로 남게 됐다. 그간 내수시장 중심으로 판매가 이루어져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리무진을 만들었지만 G90은 해외시장 성공여부에 따라 스트레치드 리무진 대신 롱 휠베이스 모델로 대체 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로 롱 휠베이스 세단 일색인 풀사이즈 세단 시장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의 스트레치드 리무진이 등장한다면 G90만의 차별성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최고급 의전차로 벤츠 S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이 독주(?)하는 상황속에 G90 리무진이 어떤 파급효과를 줄 지 기대해 볼 만 하다.
제갈원 에디터 won.jegal@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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