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우리가 기억하는 故 김주혁의 5가지 얼굴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지난해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주혁의 1주기가 지났다. 생전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30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김주혁의 가까운 지인과 동료들이 참석하는 추모식을 비공개로 치렀다. 지난 28일에는 KBS 2TV '1박2일' 동료와 제작진이 김주혁을 추억하는 특집을 편성하기도.
비록 짧은 삶이었지만 김주혁은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의 사랑을 폭넓게 받아왔다. 때로는 따뜻한 영웅의 모습으로, 때로는 오금이 저리게 무서운 악인으로, 때로는 친근한 '국민 친구'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사랑받았던 '좋은 사람, 좋은 배우' 김주혁의 다섯가지 얼굴을 추억해봤다.

1. 한국의 휴 그랜트
김주혁의 초기 대표작은 단연 영화 '싱글즈'다. '싱글즈'에서 그는 섹시하고 귀여운 증권맨 수헌 역을 맡아 여주인공 장진영과 매력적인 로맨틱 코미디 호흡을 선보였다. 이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 등에서 멜로 영화의 남자주인공으로 특별한 매력을 드러냈다. 조각같이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는 남성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한국의 휴 그랜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하고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대표작이다.

2. 사극 히어로
김주혁은 사극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훗날 "다시는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MBC '구암 허준'(2013)에서 허준 역할을 맡아 아버지 김무생을 잇는 깊이있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뿐 아니라 MBC '무신'(2012)도 그가 출연한 웰메이드 드라마 중 하나다. '무신'에서 김주혁은 노비 출신으로 고려 무신정권 최고 권력자가 되는 김준 역을 맡았다. 다만 두 드라마의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그다지 좋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3. 구탱이 형
'구탱이 형'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출연 당시 그에게 붙은 애칭이다. 평소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김주혁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특유의 순수함과 솔직함으로 차태현, 데프콘, 정준영, 김준호, 김종민 등의 멤버들과 어울렸다. 퀴즈를 풀던 중 '토사구팽'을 '토사구탱'으로 잘못 말한 후부터 '구탱이 형'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김주혁은 짧은 시간이지만 '1박2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하차 후에도 프로그램에 출연해 동생들에게 반가움과 기쁨을 안겨준 바 있다. '1박2일'은 스크린 속 머나먼 배우로만 여겨졌던 그를 '국민 친구'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4. 강렬한 악역
김주혁의 연기 인생 제2막을 열어준 작품은 영화 '비밀은 없다'(2015)였다. 국회 입성을 노리는 냉정한 정치인 역을 맡은 그는 멜로에서 만났었던 손예진과 스릴러 영화에서 또 한 번 좋은 호흡을 보였다. 그간 주로 로맨틱한 남자주인공 역할을 도맡아 해온 그는 '비밀은 없다' 이후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독전' 등의 영화를 통해서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을 선보이며 연기력에서 큰 인정을 받았다. '공조'로는 '더 서울 어워즈'에서 남우 조연상을, 유작인 '독전'으로는 올해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 조연상을 수상하며 데뷔 이래 처음으로 유명 시상식에서 연이어 상을 받았다.

5. 국민 친구
좋은 사람이었던 김주혁의 가치는 아이러니 하게도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더욱 밝게 드러났다. 1년 전 사고 당시에는 그의 안타까운 비보에 시청자 및 많은 팬들이 슬픔을 표했고, 안타까워했다. 함께 작업했던 연예인 동료들은 김주혁의 이야기가 나오면 입을 모아 "상대를 빛나게 해주는 배우" "힘이 되는 선배" "좋은 사람"이라며 그를 추억했다. '1박2일'에서는 그가 세상을 떠난지 1주기를 앞두고 특집을 편성해 다시 한 번 '구탱이 형'을 기렸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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