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윗집서 '쿵쿵'.. 층간소음에 잠 못 이루는 밤 [이슈+]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송모(28)씨는 며칠 전부터 자정 무렵 들려오는 ‘쿵, 쿵’ 소리에 잠을 설치고 있다. 아파트 경비실을 통해 주의를 당부하고, 저녁에 직접 윗집을 찾아가 하소연을 해봐도 달라지는 게 없었다. 윗집에는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둘 있다고 한다. 송씨는 “애들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참으려고 해도 소리가 계속 나면 나중에는 화가 나서 잠이 안 온다”고 털어놨다.

30일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2018년 7월 운영결과 보고’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층간소음 전화상담 건수는 총 12만7453건이다. 2012년 8795건에서 이듬해 1만8524건으로 늘었고, 이후 매년 약 2만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장진단·측정 접수 건수는 총 3만6339건, 처리 건수는 총 3만4270건이다. 현장진단·측정의 경우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층간소음 문제로 인한 각종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충남 천안시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12층에 사는 A(49)씨가 윗층의 B(42)씨 부부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B씨 부부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갈등은 5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A씨는 시끄럽다며 윗층에 올라가 행패를 부리거나, 협박 편지를 현관문에 붙인 적도 있다.

이처럼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는 사례가 다발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하는 인력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운영 인력은 센터가 개설한 2013년 17명에서 2014년 28명, 2015년 31명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6년에는 23명으로 줄었다.

층간소음을 규제할 제도 역시 미흡한 수준이다. 층간소음에 관한 법령으로는 주택법, 소음·진동관리법,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등이 있다. 이들 법령에는 층간소음의 기준과 피해조사 실시, 갈등 발생 시 개입 근거 등이 담겨 있으나 소음을 만드는 주체이자 갈등의 당사자인 입주자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층간소음 관련 법령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영국은 1996년 ‘반사회행위법’과 ‘청정이웃환경법’을 통합한 소음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소음 유발자가 세입자일 경우 집주인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입주할 때부터 ‘소음 조항’을 만들어 세입자가 소음을 유발하면 계약을 해지하고 퇴거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적용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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