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카마로 SS가 6.5세대로 진화했다. 새롭게 얼굴을 바꾸고, 변속기를 기존 8단에서 10단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성형수술을 거친 카마로 SS는 페이스리프트 치고 많은 부분을 바꿨다. 얼굴을 싹 뜯어고쳐, 시술이 아니라 '수술'이라 부를만하다. 고광택 검정으로 얼굴 요소들을 통합하고, 차체가 이를 감싸고 있어 투구를 쓴 듯 긴장감이 흐른다.
달라진 눈, 코, 입을 다 보고 나면 또 다른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쉐보레의 상징, 보타이(Bowtie) 엠블럼이다. 기존 6세대 카마로는 코 끝에 반짝이는 금색 나비넥타이를 달고 있었는데, 신형은 검은색 보타이를 인중에 붙였다.
가까이 가보자. 멀리서 봤을 땐 크롬 테두리 내부 금색을 어둡게 칠했나 싶었지만, 아니다. 색깔을 바꾼 게 아니고 안을 파냈다. 외곽선 사이로 바람이 시원하게 통하겠다. 그래서 이름도 ‘플로우타이(Flow Tie)’ 엠블럼이다.
플로우타이 엠블럼은 괜히 만든 게 아니다. 쉐보레 엔지니어들은 2014년식 카마로 Z/28 개발 당시, 라디에이터 그릴 가운데 박힌 보타이 엠블럼이 바람 흐름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Z/28은 SS를 기본으로 트랙 공략에 최적화 시킨 특별 버전이다.
가뜩이나 절절 끓는 7리터 V8 엔진을 레이스 환경에서 혹사시켜야 하니 한 줌의 바람이라도 오롯이 냉각에 써먹어야 했을 터. 쉐보레 엔지니어들의 해결책은 보타이 엠블럼의 속을 파내는 것이었다. 그것 조금 파낸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싶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쉐보레는 카마로 Z/28에 적용한 플로우타이 엠블럼 덕분에 보타이 대비 분당 3,000리터의 바람을 더 통과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덕분에 낮아진 냉각수와 오일 온도는 섭시 1.2도였다. 열관리가 매우 중요한 스포츠카에게는 유의미한 수치다.
국내에 들어온 카마로 SS는 6.2리터 V8 자연흡기 OHV 엔진을 얹고 453마력, 62.9kgm를 발휘한다. 어떤 회전수에서도 왈칵 쏟아져 나오는 막강한 토크가 매력적이다. 낮고 굵은 엔진음은 머슬카 다운 매력을 ‘뿜뿜’ 발산한다.
신형 카마로에도 적용된 플로우타이는 스티커 엠블럼과 같다. 금속 대신 스티커로 줄인 무게를 운전자가 느낄 수 없듯, 플로우타이 엠블럼의 냉각효과도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극한을 추구한 엔지니어의 마음가짐에 박수를 보낸다. 더구나 보기에도 멋지니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편, 플로우타이 엠블럼은 카마로 외 2019년형 실버라도 4500HD, 5500HD, 6500HD에도 적용 중이다. 덤프나 카고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미국 최적화 트럭이다. 이들에 쓰인 플로우타이 엠블럼은 350마력, 96.8kgm를 내는 6.6리터 V8 디젤 터보 엔진을 식히는 용도로 쓰인다.
이광환 carguy@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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