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날]그들의 민낯.."형님, 국산 유출 쪽지좀"
[편집자주] 월 화 수 목 금…. 바쁜 일상이 지나고 한가로운 오늘, 쉬는 날입니다. 편안하면서 유쾌하고, 여유롭지만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늘은 쉬는 날, 쉬는 날엔 '빨간날'


디지털 성범죄 영상은 무분별하게 소비된다. 피해자에겐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기록이지만, 제3자들에겐 새로운 '야동(성인 동영상)'처럼 여겨진다. 실제 2차 가해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 그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머니투데이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및 포털 사이트를 모니터링했다.

'성관계 영상 갖고 있으면 그 여자 평생 내꺼지?'란 제목의 글에는 “여친을 뺏기기 싫고 놓치기 싫은데, 그래서 성관계 영상 몰래 찍어둔 게 하나 있거든. 혹시나 얘기 나 배신하면 그걸로 좀 놀려주려고. 일단 얘는 내 손 안에 있는 거 맞지?”란 내용이 담겼다. 성관계 영상으로 사실상 협박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일베에서 '리벤지 포르노'란 단어로 검색 하니, 다양한 게시글들이 쏟아졌다. 엄연히 디지털 성범죄지만, 제대로 인식하는 이는 보기 드물었다. "뭐가 불쌍하냐", "즐길 거 다 즐겨놓고"라는 식의 2차 가해가 대다수였다. '꽃뱀', '무고' 등을 언급하며 오히려 남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이외에도 디저털 성폭력 영상물을 '국산 야동', '국산물' 등으로 지칭하며 소비하는 행태도 눈에 띄었다. 역시 죄의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최근 강화된 디지털 성폭력 수사로 인해 영상을 받은 회원들이, 혹시나 경찰에 소환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 7월 엠엘비파크 내 커뮤니티 '불펜'에는 "[19금] 오늘 화제인 그 영상"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근데 왜 찍지 진짜. 둘이 동의하고 찍은 것 같은데"라는 내용을 볼 때 디지털 성폭력에 관련된 영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어 게시자에게 "쪽지"를 부탁하는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영상을 구할 수 있는 링크를 알려주거나, 파일을 전송해 달라는 것이다. 사이트 내에서 직접적으로 공유하면 징계를 받는데, 이를 피하면서도 영상을 보고자 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그러나 디지털 성폭력을 지적하는 회원들이 나타났음에도 쪽지를 요구하는 댓글은 끊이지 않았다. 일부 회원은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 아니니까 저는 그냥 쪽지 받을래요", "안타까운 영상이 이렇게 사그라지는 것은 강호의 도리가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회원들은 이밖에도 "역대급 인생야동", "야동 국산 신작품" 등의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했다. 일반인들의 성관계 유출 영상을 마치 상업 포르노처럼 취급하는 모습이었다.


포털 사이트 반응은 커뮤니티와는 달리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주를 이뤘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폈다. 지난 10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김도형 판사가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는 기사였다. 디지털 성폭력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일관하던 기존 법원 태도에 비하면 이례적인 판결이었다.
해당 기사에 댓글을 남긴 누리꾼들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 댓글을 주로 달았다. 해당 기사 댓글을 작성한 이들 중 34%가 여성이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내가 아는 여자가 당했으면 제일 먼저 확인해야겠다", "유포 영상 보면서 울분을 풀어야겠다", "피해자분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등의 받아들이기 어려운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건휘 인턴기자 top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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