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인 줄 알았는데'..연기금, 6월 이후 1조7000억원 넘게 팔았다
6월 이후 6% 가까이 급락..삼성전자 등 IT주 집중 매도


[디지털타임스 김동욱 기자] 코스피가 미중 무역분쟁과 터키 등 신흥국 위기설 등으로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셀코리아(Sell-Korea)가 이어지면서 이렇다 할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과거 외국인이 매도할 때마다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국내 증시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연기금 맏형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기로 한 데다 부정적인 국내 경기 전망 등으로 연기금의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위험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6월 이후 1조71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월 별로는 6월 2040억원, 7월 8140억원에 이어 이달 들어 24일까지 6930억원을 팔았다. 이 기간 외국인 매도 규모는 6740억원에 불과했다.
6월 이후 미·중 무역전쟁 및 터키발 신흥국 위기설 등의 악재에 시장이 직격탄을 맞자 연기금이 국내 증시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금융, 유통 등에 대한 매도 규모가 큰 가운데 특히 전기·전자주를 집중적으로 팔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삼성전자(5060억원) SK하이닉스(4580억원) LG전자(1170억원) 등 국내 IT 대형주들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매도 종목 10위권에는 아모레퍼시픽(2087억원), SK이노베이션(1030억원), SK(1005억원), 삼성생명(860억원), 현대차(801억원), 현대모비스(782억원), LG이노텍(763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삼성SDI(2795억원), LG화학(2136억원), 셀트리온(1710억원)은 매수 종목 상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국민들이 납부 한 돈으로 운용을 하는 연기금에 리스크 관리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연기금은 기금운용계획에 따른 목표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다 보니 지수 하락 시 매수 규모가 늘어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대략 10~30%의 손절매(Loss-cut) 규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처럼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다수의 종목들에 손절매가 발생했을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손절매가 발생하면서 매도 압력을 형성하고, 이는 또다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손절매를 확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어 수급상 아직 불안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경기하락에 앞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연기금 매수 업종과 종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체 운용자산에서 국내주식 비중이 많고, 채권 매력이 강화되다 보니 전술적 조정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내년 우리 경제 경기둔화 전망이 나오면서 국민연금이 지금부터 조정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위험자산 회피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특히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이 큰 만큼 주식비중을 줄이는 대신 채권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오 센터장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다른 연기금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동욱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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