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가 닳도록 스페인어] 추파춥스가 스페인과 무슨 상관이 있냐구요?

2018. 7.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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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픽사베이

초등학생 시절 학교 앞 문구점에서 또 동네 슈퍼에서 자주 사먹었던 막대사탕 추파춥스! 알록달록한 색깔만큼이나 맛도 다양해서 동생이랑 서로 딸기맛, 초코맛 등 좋아하는 맛의 사탕을 먹으려고 싸우기도 했었고 다양한 맛의 사탕을 손 안에 가득 쥐고 있으면 부자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난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가끔 학생들로부터 막대사탕을 선물 받았을 때 또 그렇게 선물 받은 사탕의 껍질을 까서 입에 무는 순간 어쩐지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가도록 만들어 주는 같은 묘한 매력을 가진 이 추파춥스가 ‘스페인’ 사탕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스페인 상품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막대사탕은 사과잼 공장에서 근무했던 엔릭 베르낫(Enric Bernat)이 아이들이 손으로 사탕을 잡을 때 생기는 위생 문제, 또 사탕이 여기저기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낸 상품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추파춥스’를 막대사탕과 동일한 고유명사처럼 불러왔고 추파춥스의 뜻에 대해서도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아 왔지만, 사실 이 상표명에도 스페인어가 들어있다.

‘Chupa Chups’의 앞부분 Chupa는 스페인어의 ‘chupar[추빠르]’라는 동사에서 온 말로 ‘빨다, 핥다’의 뜻을 가지고 Chups는 ‘빨아먹는 (소리가 나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러므로 추파춥스의 뜻은 ‘chups를 빨아먹어!’인 셈이 되니 생각보다 단순하고 재미있는 이름이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설명: 살바도르 달리)
이 추파춥스가 세계인의 입을 사로잡도록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유명인이 한 명 있다. 1969년, 추파춥스의 사장인 엔릭 베르낫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던 화가에게 사탕의 로고 디자인을 부탁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슥슥 그림을 그리고 로고의 위치며 상품의 진열방법 등을 조언해준 사람이 바로 스페인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이다.

빨강색과 노랑색을 사용한 꽃모양의 이 로고를 사탕의 윗 부분에 오도록 디자인하고 사탕의 머리 끝부분이 잘 보이도록 상품 계산대 옆에 진열하게 한 추파춥스의 마케팅 전략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와 더불어 이 로고 역시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로고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달리는 그의 편집증적인 성격과 옷차림만큼 형이상학적이고 독특한 그림으로 우리에게 알려져있다. 그런 그가 만든 이 깜찍한 디자인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상품의 로고로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다는 점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달리가 스페인 왕립미술학교의 면접 시험을 볼 때 심사위원들 중 그 누구도 자신을 평가할 수 없다며 시험장을 박차고 나갔던 일화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그의 독특함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자신의 그림에 대한 자신을 나타내주는 것 같다.

또한 추파춥스라는 사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여전히 화이트데이나 기념일 등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추파춥스! 입에 넣고 녹여 먹을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말고 chupar의 뜻부터 스페인 화가 달리까지 이야기 보따리를 함께 꺼내 놓는다면 더 풍성하고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곽은미/마르가 스페인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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