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아시아 '빅3'.. 탐사 경쟁 불붙다
日, 2030년 달 유인 착륙기 추진
印, 2022년까지 유인 우주선 발사
'우주 경영(宇宙 經營)'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아시아 국가들의 우주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중국, 일본, 인도가 국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우주개발 계획을 속속 공개하면서 우주 공간에서 경쟁 중이다.
중국은 올해 말 달 뒷면을 탐사할 무인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발사한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창어 4호는 높이 1.1m, 길이 1.5m에 불과하지만, 성공할 경우 우주 탐사의 새로운 기록을 만들게 된다.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아서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앞 표면만 볼 수밖에 없다. 중국은 창어 4호를 통해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달 뒷면을 탐사해 새로운 정보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5월 창어 4호와의 통신을 담당할 위성을 쏘아 올렸다. 중국은 2013년 달 탐사선인 창어 3호를 띄워 보낸 바 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서 역대 세 번째였다. 중국은 2022년엔 우주정거장(ISS) 톈궁(天宮)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30년 달에 유인 착륙기를 보내기 위한 구상을 추진 중이라고 17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미 NASA가 2020년대에 만드는 달 기지 사업에 일본, 러시아, EU(유럽연합)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본은 유인 탐사를 위한 달 표면 착륙기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JAXA의 유인 착륙기는 다리가 4개 있는 테이블 모양으로 1969년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에 비해 약 1.3배 크고, 무게는 2배인 35t이 될 전망이다. JAXA는 1년에 1차례, 총 5차례 정도 착륙선을 달 표면에 보내 탐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2021년 무인 달 착륙기 'SLIM'을 쏘아 올릴 계획도 진행 중이다.
인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15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2022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인도는 우주과학 분야에서 늘 앞서왔다. 이제 2022년 또는 그 전에 인도의 아들, 딸이 인도 국기를 손에 들고 우주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1969년 설립한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를 중심으로 우주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8년 달 탐사 위성 '찬드라얀 1호'를 우주로 쏘아 보낸 데 이어 내년 초에는 찬드라얀 2호를 달에 보낼 계획이다. 인도는 2014년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일본, 인도는 우주개발이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판단해 국책 사업에서 우주개발의 우선순위를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우주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할 경우, 미래 국가 안보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구를 내려다보며 취득한 정보로 국가 안보 전략을 펴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간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우주개발을 국가 신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증권 회사인 메릴린치는 지난해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2016년 3390억달러(약 381조2000억원)에서 2045년 2조7000억달러(약 303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5~18세기 첨단 항해 기술을 보유한 스페인, 포르투갈이 세계 경영을 주도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희귀 자원 채취를 비롯한 우주 탐사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세계 경제를 주도한다는 것이다. 우주개발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각종 산업을 견인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2030년 미국·러시아와 우주개발 분야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주 강국(宇宙 强國)'을 추구하고 있다. 일본은 2008년 우주 기본법 제정 후, 가고시마현 남부에 위치한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도는 모디 총리가 직접 나서서 우주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우주개발은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국가적인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도 각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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