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 "우리는 왜 끌려갔는가? 그 이유부터 알고싶다"
- 비상상고로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 되는 건 아냐
- 피해자의 억울함 풀기 위해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해야
- 형제복지원으로 망가진 삶, 돈으로 환산될 수 없어
-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상 규명이 우선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심인보의 시선집중>(07:20~08:30)
■ 진행 :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 대담 :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대표
☎ 진행자 > 오늘은 30년 전으로 돌아가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되짚어볼까 합니다. 1975년부터 87년까지 부산에서 형제복지원이라는 수용시설이 운영이 됐는데 여기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감금과 학대를 당했고 또 경남 울주작업장에서 강제노역도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513명입니다. 그런데 당시 한 검사가 울주작업장의 강제노역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고 이를 계기로 수사와 함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형제복지원 원장의 특수감금행위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이 났습니다.
그리고 2018년 11월 20일 어제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 무죄판결에 대한 비상상고를 대법원에 신청했습니다. 확정판결이 났지만 법령 위반이 발견됐으니 다시 재판해 달라, 이런 의미인데요. 형제복지원 사건의 당사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어땠을까요.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대표 연결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한종선 > 네, 안녕하십니까?
☎ 진행자 > 지금 국회 앞에서 전화를 받으시는 거죠?
☎ 한종선 > 네, 그 농성장에 있습니다.
☎ 진행자 > 농성을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 한종선 > 작년 11월 7일부터 했습니다.
☎ 진행자 > 그럼 1년이 넘었네요.
☎ 한종선 > 네.
☎ 진행자 > 요즘 날씨도 추운데 건강은 괜찮으신가요?
☎ 한종선 > 안 좋죠.
☎ 진행자 > 밤에는 어떻게 지내시죠? 추워서.
☎ 한종선 > 침낭에 들어가서 이렇게 자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침낭에서 주무시는군요. 지금 대표님께서 이제 형제복지원 피해자생존자모임 대표를 맡고 계신데 당사자시잖아요. 대표님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 한종선 > 저는 9살 때 그 초등학교 2학년을 다니고 있었고요. 동래국민학교라고 부산에 있어요. 그때 작은 누나는 지금 초등학교 4학년, 저는 2학년, 12살 누나랑 같이 들어가게 됐는데 그 안에서 3년 6개월 동안 있으면서 누나가 정신이상이 돼가는 과정을 목격하면서 살았고 형제복지원이라는 곳은 부랑인 수용소라서 보호자가 와야지만 나갈 수가 있는 구조거든요. 그런데 동강파출소 순경을 통해서 아버지도 강제로 들어오게 됐죠. 그러면서 아버지도 정신이상이 돼서 지금도 정신병원에 있습니다.
☎ 진행자 > 그게 84년도 얘기죠? 1984년도요.
☎ 한종선 > 네.
☎ 진행자 > 아니 근데 초등학교 2학년, 4학년 이렇게 어린 아이들을 왜 어떤 이유로 형제복지원에 수용시킨 거죠? 당시에.
☎ 한종선 > 부랑아로 해서 들어가는 거죠.
☎ 진행자 > 그 당시 부랑아셨습니까?
☎ 한종선 > 아버지도 있고 학교도 다니는 애가 부랑인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 부랑인이라는 그 단어 자체가 그 당시에도 모호했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이제 누구나 민주국가에서 사람들이 어디를 가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그 부랑이라고 하면 다 부랑인으로 잡혀가는 구조였죠. 그 당시에.
☎ 진행자 > 그럼 그냥 동네에 있었는데 갑자기 끌려간 건가요?
☎ 한종선 > 그렇죠. 그 당시에는 흙장난하고 이렇게 놀았잖아요. 딱지치기하고 그런 아이들 상대로 많이 납치하다시피 잡아갔다고 보시면 돼요.
☎ 진행자 > 납치군요. 납치.
☎ 한종선 > 예, 그리고 그것을 경찰공권력이 앞장서서 했었으니까. 그리고 그 원장을 통해서 사람을 맡기게 되면 뒤로 돈도 받고 그리고 내무부에 대한 점수도 받고 해서 승진도 하고 했죠.
☎ 진행자 > 정말 끔찍한 일인데요. 어제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신청했는데 그 소식 듣고 어떤 생각 드셨습니까?
☎ 한종선 > 그냥 제 입장에서는 덤덤합니다. 그냥.
☎ 진행자 > 덤덤하세요?
☎ 한종선 > 네, 왜냐하면 비상상고로 인해서 부산 형제복지원사건이 진상규명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당시 186명이 울주군 그쪽으로 가서 강제노역 하던 감금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법적용하는 거잖아요.
☎ 진행자 > 왜냐하면 그 당시 기소된 사건이 그것뿐이었으니까요.
☎ 한종선 > 그렇죠. 그런데 이제 그 당시에 검사님께서 수사를 부산시까지 가서 부산형제복지원까지 조사하려고 했는데 부산시의 그 지검장이었던 그 박희태 지검장이라고 하더라고요.
☎ 진행자 > 아, 박희태 지검장이요?
☎ 한종선 > 네, 그분이 이제 그 외압을 행사했고 그렇게 막았다 라고 하더라고요.
☎ 진행자 > 국회의장했던 박희태 전 의원 말씀하신 것 맞죠?
☎ 한종선 > 네, 전 국회의장이죠. 그런데 이제 그렇게 막음으로 인해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애초에 수사조차 못했는데 거예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합법적으로 그 감금은 무죄로 선고를 내리지만 형제복지원 사건은 4500명 가까이 수용돼 있었던 그것을 폐쇄를 시켜버려요. 수사도 안 하고 합법인데 그걸 왜 폐쇄를 시키냐는 거죠.
☎ 진행자 > 왜 그걸 그냥 묻어버렸는지 진상규명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번 비상상고로는 안 되는 거고 그래서 특별법제정을 바라시는 거죠?
☎ 한종선 > 그렇죠. 그 당시에 형제복지원 사건을 은폐하고 덮어버렸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들이 내가 피해자요 하더라도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특별법을 통해서 피해 당사자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특별법은 꼭 필요하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죠.
☎ 진행자 > 그렇군요. 그럼 지금 하고 계신 국회농성은 비상상고랑은 상관없이 계속 이제 해 나가실 예정이군요.
☎ 한종선 > 그렇죠. 특별법이 통과가 돼야지만 저희는 농성을 접을 거예요.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선 비상상고는 대한민국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피해 당사자들이 환영하고 축하받을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가, 그리고 국민들이 축하받아야 할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앞으로는 이렇게 잘못된 부분에 대한 법령으로서 판례로 악용되는 부분은 막을 수 있는 거잖아요. 다음의 피해자들을. 그리고 이제 검찰도 그 과거사 개혁위원회를 통해서 개혁을 하겠다 라고 약속했으니 시설을 이용해서 힘없는 약자들에 대해서 사람들에 대해서 인권유린한 사람들에 대해선 강력하게 처벌하고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지금 국가로부터 피해에 대한 보상도 당연히 못 받으셨겠군요. 진상규명이 안 됐기 때문에요.
☎ 한종선 > 저희는 보상 그런 이야기보다는 왜 우리를 잡아갔었는지에 대한 이유부터 알고 싶은 거예요. 이 31년 동안 도대체 내가 왜 잡혀갔었는지도 모르고 그냥 내가 잘못했구나라고만 생각하면 살아왔던 삶이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피해 배보상에 대해서 솔직히 우리 인생이 31년간 차압당하고 망쳐진 것에 대해서 돈으로 환산할 순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잡혀갔었는지, 왜 우리 가정이 정신이상이 됐고 망가졌어야 했었는지, 그걸 정확하게 알고 싶은 거예요. 일단은.
☎ 진행자 > 제 질문이 부적절한 것 같고요. 아침저녁으로 상당히 쌀쌀한데요. 건강 잘 챙기시고 저희도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문제 계속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 한종선 > 네.
☎ 진행자 > 지금까지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대표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