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의 자동차 업체 알파로메오가 새로운 SUV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유는 다른 제조사와 비슷하다. 기존의 세단과 스포츠카 중심의 라인업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령, 알파로메오는 지난 2016년 역사상 첫 SUV인 스텔비오를 선보였다. 이름은 이탈리아 쪽 알프스 산맥 오르는 산길에서 따왔다. SUV지만 알파로메오답게 운동성능을 강조했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680×2,160(사이드미러 포함)×1,650㎜. 포르쉐 마칸과 비슷한 덩치를 뽐낸다. ‘정점’ 쿼드리폴리오는 V6 2.9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을 품고 최고출력 505마력, 최대토크 61.2㎏‧m를 뿜는다. 0→시속 60마일 가속을 3.9초에 끊고 최고속도는 시속 283㎞를 자랑한다. 다판식 차동제한장치(LSD)를 더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도 눈에 띈다.


스텔비오 덕분에 제조사도 숨통을 틔웠다. 가령, 2016년 알파로메오는 고작 441대의 차를 팔았는데, 대부분이 4C 또는 4C 스파이더였다. 그러나 스텔비오가 나오면서 단번에 브랜드를 이끈느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올해 1~9월 미국에서 총 9,044대의 스텔비오를 팔았고, BMW 3시리즈와 경쟁하는 줄리아는 8,933대를 판매했다. 4C는 183대. SUV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기업 피아트는 알파로메오를 살리기 위해 약 6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했고, 올해에는 “연간 40만 대를 파는 제조사로 만들겠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스텔비오 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한 체급 위의 SUV를 투입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새로운 SUV는 길이 4.9m의 크기를 지녔고 BMW X5, 포르쉐 카이엔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자세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지만, FCA 그룹 내 지프 그랜드체로키의 플랫폼을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5인승과 7인승 두 가지 형태로 나오며, V6 2.9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을 포함해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도 투입할 계획이다. 이름은 카스텔로(Castello)로 이탈리아어로 ‘캐슬(Castle, 성)’을 뜻한다.

경쟁사보다 다소 늦긴 했지만, 알파로메오도 대세를 꺾을 순 없었다. 이미 람보르기니는 우루스를 내놓았고, 페라리 역시 SUV를 준비하고 있다. 재규어 최초의 SUV, F-페이스와 마세라티 르반떼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 과연 카스텔로는 무너지는 포르쉐를 일으켜 세운 카이엔처럼, 새로운 알파로메오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F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