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꿀잠 사업'..의료기 렌탈 성업·수면상담 신종직업도

신찬옥,서진우,김혜순,원호섭 2018. 9. 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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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불면증 환자 50만명 넘어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 치료
건보 적용되며 시장 급팽창
빛·소음·온도 세심하게 관리
잠자리습관 분석해 숙면돕는
수면환경관리사 자격증 신설

◆ 슬리포노믹스가 뜬다 / ② 수면산업 신풍속도 ◆

수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수면 관련 의료기기 렌탈 비즈니스가 활성화하고 수면 상담사, 수면 연구 전문의 등 다양한 수면 관련 신(新)직업 세계가 열리고 있다.

코웨이는 매트리스 전문 관리사인 '홈케어 닥터' 1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홈케어닥터란 코웨이 정수기를 관리하는 '코디·코닥'처럼 매트리스 설치·청소·관리를 통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전문인력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진드기 제거제 도포, UV 살균 등 집에서는 하기 힘든 위생 관리를 제공해 항상 깨끗한 침대에서 숙면을 취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수면 환경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자격증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한국생산성본부는 한국수면산업협회와 함께 '수면환경관리사(슬립 코디네이터)' 자격증 과정을 신설해 최근 교육 커리큘럼을 확정했다. 정부 허가를 받는 대로 본격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수면환경관리사는 사람들의 수면습관과 생활 패턴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건강하고 올바른 수면 환경에 대해 상담·제안하는 직종이다.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등 수면장애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수면 연구 전문의도 성업 중이다. 숙면을 취하려면 빛과 소음은 물론 온도와 습도까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데, 이와 관련된 전문인력 수요가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수면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보조 의료기기 렌탈 시장도 활짝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7년 현재 50만명을 넘어섰는데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관련 의료기기 렌탈이 급증하는 추세다. 5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적용 후 지난 8월 말까지 두 달간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양압기 대여 처방을 받은 환자는 2591명이다.

대표적 수면장애로 꼽히는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수면 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1억명, 우리나라는 성인 6명 중 1명이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 자면서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거나 호흡량이 50% 이상 감소하면 수면무호흡으로 보는데, 1시간에 같은 증상이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 진단이 내려진다. 자는 동안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 낮 동안 만성피로와 참을 수 없는 졸음에 시달리고 인지장애와 업무능력 감소 등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심하면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돌연사로 이어질 위험도 높다.

국내 병원 의료진은 대부분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수술보다는 양압기 치료를 권한다.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코골이 등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로 양압기 마스크를 코 주변에 쓰고 자면 일정 압력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와 환자 기도가 좁아지는 것을 막고 떨어진 산소 농도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켜 무호흡증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효과가 좋지만 건강보험 적용 전에는 양압기를 구입(약 250만원)하거나 렌탈(월 대여료 30만원)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활용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서 양압기 대여료가 월 1만5200~2만5200원, 소모품인 마스크(연 1개) 사용료는 1만9000원으로 확 떨어졌다. 건강보험 적용 후 환자 부담이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수면다원검사비도 건강보험 적용 전 50만~70만원에서 현재는 11만~15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택시, 버스, 지하철, 트럭 등 직업 운전자들은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뒤 수면무호흡증 진단받으면 무조건 양압기를 사용하도록 법으로 강제한다. 수면무호흡에 따른 교통사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직업 운전자는 중·장년층 남성이 대부분이고 주로 앉아서 일하고 생활습관이 불규칙해 수면무호흡증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필립스코리아는 최근 국내에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양압기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유유제약 자회사 유유테이진도 수면장애 관련 의료기기 수입·렌탈 사업에 신규로 진출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국내 수면시장은 이제 태동 단계이지만 수면장애 환자 수와 진료비 증가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특히 건강보험 적용을 계기로 의료기기 렌탈 수요가 본격 늘어날 것이라 판단해 양압기 시장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미국계 시장조사 기관인 마켓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무호흡증 의료기기 시장은 연평균 7.8%씩 성장해 2024년에는 14억1195만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기획취재팀 = 신찬옥 기자 / 김혜순 기자 / 서진우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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