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국내에선 만날 수 없지만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차가 있다. 바로 스즈키 경형 SUV 짐니다. 지난 1998년 3세대 등장 이후 무려 20년 만에 4세대로 진화해 화제를 모았다. 네모반듯한 차체와 든든한 사륜구동 시스템은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을 축소해놓은 듯하다. 최근 스즈키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치렀는데, 평가가 흥미롭다.
1. <오토블로그> 앤드류 잉글리시 기자


<오토블로그> 소속 앤드류 잉글리시(Andrew English) 기자는 “연약한 앞바퀴 굴림 기반의 크로스오버 세계에서 짐니는 특별하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 솔리드 액슬, 크롤러 기어의 트랜스퍼 박스, 커다란 진입 및 탈출 각도 등의 특징을 담았다”며 “신형은 강력한 사다리꼴 프레임을 써 강성이 올라갔고, 1.5L 가솔린 엔진은 5단 수동기어를 기본으로 4단 자동기어를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장도로에서의 성능은 부족하지만 0→시속 62마일(시속 100㎞) 가속을 12초에 마치며,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춰 상황에 따라 뒷바퀴 굴림(FR)으로 달리거나 네 바퀴를 모두 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실내는 검정색 플라스틱이 많이 있으며 시트는 편안하다. 운전 위치가 나쁘지는 않지만 스티어링 휠 텔레스코픽 기능이 없어 키가 큰 운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며 “긴급제동 보조, 차선이탈 경고, 사각지대 모니터링, 오토 하이빔 등의 안전장비도 새롭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주행성능은 어떨까? 그는 “우리는 독일의 고속도로에서 시속 94마일(시속 약 151㎞)로 달렸다. 하지만 이것은 짐니의 주 무대가 아니다. 다만 정숙성은 좋은 편이다. 시속 70마일(시속 약 112㎞), 3,400rpm으로 달려도 승객과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오프로드에서는 이 차를 운전하는 내내 미소를 짓게 된다. 한 번도 트랙션을 잃지 않았으며 언덕 하강 제어 기능도 들어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 <모터1> 스테판 바그너 기자




<모터1> 소속 스테판 바그너(Stefan Wagner) 기자는 “스즈키는 훌륭한 소형차를 디자인하는 요령이 있다. 1968년 출시한 LJ10을 계승하되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의 이미지를 혼합해 고급스러운 외모를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차체 길이는 3.65m, 휠베이스는 2.25m로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상고가 15㎜ 올라가고 진입각&탈출각을 키워 오프로딩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반길 만하다”고 전했다.
그는 “신형 짐니는 직렬 4기통 1.5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쓴다. 이전 1.3L 엔진보다 무게도 가볍고 18마력이 더 올라 최고출력 100마력을 낸다. 터보 엔진을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전 세계에 나가야하는 주력 제품이며 1.5 엔진은 간단하고 견고해 유지비용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차체 무게가 단지 4,188파운드(약 1,090㎏)에 불과하기 때문에 파워가 전혀 부족하지 않다. 고속주행 시 풍절음은 다소 들리지만 승객과 대화할 수 있고, 기어레버는 1982년 스타일이지만, 기어를 매우 깨끗하고 선명하게 연결한다”고 전했다.
주행성능에 대해선 “신형 짐니와 함께하는 운전 경험은 과거로의 여행과 같다. 90년대 자동차의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저렴한 플라스틱(매우 소름 끼치는 냄새를 만든다)과 거대한 창분, 엔진과 섀시의 다소 거친 매력, 모든 기계적 소음이 있지만 좋다. 일반적인 차보다 코너링 속도는 높지 않지만, 누가 이런 종류의 차에 코너링 속도를 신경 쓰겠나? 신형 짐니는 정말 편안하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다양하게 갖췄고, LED 램프와 열선 시트, 전동식 사이드미러 조절 기능 등을 담아 고전적인 매력과 현대적인 요건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한 “오프로드 성능은 환상적이다. 우리의 시승 코스가 루비콘 트레일은 아니었지만, 짐니는 독일 숲의 아주 어려운 부분에서 문제없이 마스터했다”며 “실내는 재미있게도 G-클래스의 소형 버전처럼 보이는데, 최대한 목적에 맞게 최적화했고 충분히 크고 놀랍도록 편안한 의자가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뒷좌석은 성인이 타기 비좁지만, 의자를 접으면 트렁크 용량이 377L까지 늘어난다. 게다가 물청소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냥 여행에서 멧돼지 잡았다면 고리에 묶지 않고 그대로 트렁크에 던지면 된다”며 재미있게 비유했다.
스즈키 신형 짐니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1,775만 원부터 시작하며, 영국에서는 1만6,000유로(한화 약 2,061만 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부담없이 즐기는 ‘리틀 G-바겐’, 짐니의 으뜸 매력 아닐까?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스즈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