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괜찮은 카메라 딱 1대를 찾는다면 '후지 X100F' 후보로 고려

김범수 기자 2018. 9. 1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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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업으로 삼는 전문가, 심도 깊은 취미로 삼은 아마추어가 아니라면 카메라는 가벼울수록 좋다. 편하게 자주 들고 다닐 수 있어야 비싼 돈 내고 구입한 의미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후지필름이 필름카메라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만든 미러리스 카메라로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은 렌즈교환식 카메라 강자들 사이에서 생존할 수 있는 적절한 전략이다.

후지필름의 미러리스 카메라(렌즈 고정식) 파인픽스 X100F. 보급형 DSLR이 보여주는 성능보다 뛰어난 성능이 특징이다. 한손에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김범수 기자

후지필름은 과거 필름 시장의 양대 산맥 중 하나였던 만큼 특유의 색감을 살리는 카메라 센서와 렌즈 설계로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살려주는 컴팩트한 디자인과 APS-C(풀프레임 35㎜ 센서의 40~50% 면적으로 크롭센서라고도 지칭) 센서, 수준높은 렌즈 설계로 뛰어난 화질을 자랑한다.

후지필름의 파인픽스 X100F(이하 X100F) 역시 이런 카메라다. 다만 가격이 싸진 않은 편이어서 ‘편하게 쓸 수 있는 괜찮은 카메라 딱 1대’를 찾는 사용자가 구매 후보군에 넣을 수 있는 정도다.

◇ 편의성 최고…어두워도 흐려도 잘 찍혀

ISO 800으로 찍힌 사진으로 웹용 게재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화질이 좋다. 런던 지하철역 표시의 빨간색과 파란색을 눈으로 보는 것에 가깝게 살린 것도 특징이다. 벤치 노란색 역시 색감을 잘 살렸다. 이하 사진은 모두 무보정. /김범수 기자

지난 8월 마지막주 런던에서 보낸 휴가 기간을 포함한 약 2주간 후지필름 X100F를 사용할 수 있었다. X100F는 APS-C 센서를 탑재해 심도가 깊고 화소수는 2430만 픽셀이다. 조리개값 F2.0부터 F16까지인 23㎜ 렌즈(풀프레임 환산시 35㎜)를 탑재했다. ISO는 200부터 1만2800까지 지원하며 확장 범위는 100~5만1200까지다.

셔터 스피드는 전자식 셔터를 사용하면 3만2000분의 1초까지 지원하고 기계식은 4000분의 1초다. 최대 초당 8매 촬영이 가능하다. 연사를 통한 최대 촬영 매수는 비압축 RAW 파일 기준으로 23매, JPG 파일 기준으로는 60매다.

렌즈교환식이 아니지만 159만9000원이란 가격에 맞게 고성능 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을 확보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력한 특징은 무게다.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모두 포함해도 469그램(g)에 그친다. 500g이 안되는 무게 덕에 여행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도 얼마든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ISO 200에서 촬영한 사진. 상단은 조리개값 F5.6, 하단은 2.8이다. 상단 사진에서 여성의 왼쪽편 장식을 200% 확대한 부분을 붙여뒀다. 색감이나 선예도가 뛰어나다. /김범수 기자

터치스크린을 적용하고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는 전자식 화면을 볼 수도 있고 일반 카메라처럼 광학식으로 이용할 수도 있는 뷰파인더다. 광학식으로 사용할 때는 레인지파인더(RF) 형태다. 레인지 파인더는 거리계를 탑재한 뷰파인더로 렌즈를 통해 보는 것이 아닌 뷰파인더를 통해 직접보기 때문에 찍히는 사진과 구도 차이가 있다.

실제로 여행과 일상 생활에서 사진을 촬영해본 결과물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상단 다이얼을 통해 ISO와 셔터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게 해 필름카메라가 줬던 아날로그적인 작동 방식도 매력적이지만 어떤 상황에서건 사진이 잘 찍힌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ISO를 자동으로 설정해 찍어도 ISO에서의 노이즈가 적어 6400까지 가더라도 화질이 만족스러웠다.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조작이 부담스럽고 크기가 부담되는 사용자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색감을 상당히 잘 살린다. 조금 어두운 곳에서 찍더라도 눈으로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색감을 살리고 조리개값이 F2.0 부터여서 심도 표현은 물론 렌즈의 선예도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다.

셜록홈즈 박물관의 홈즈의 응접실을 찍은 사진. ISO 1600으로 화질과 색감이 뛰어나다. 빛조건이 좋지 않았는데도 표현이 잘됐다. 풍경 사진 외에도 실내 사진에 특히 좋다. 빛의 색감 표현력이 풍부한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창가 빛과 텅스텐 빛을 동시에 담았는데도 잘 담겼다. 오른쪽 위는 오른쪽 항아리 부분을 확대한 것. /김범수 기자

◇ 고민될 수 있는 가격…줌과 고정 LCD의 아쉬움

약 160만원이다. 이정도 가격에서 쓰기 좋은 카메라 한대만 추천해 달라는 지인의 부탁을 받으면 후보군에 넣을 수 있으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볍고, 편의성도 좋으면서 사진도 잘 찍히고, 여러 기능이 DSLR 보급기를 상회해 추처할만 하다. 실제로 여행 내내 풀프레임 DSLR의 보조용으로 쓰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줌 기능을 탑재한 컴팩트 카메라가 나오고 있고 수준 높은 렌즈교환식 카메라 보급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풀프레임 환산 35㎜ 화각은 풍경이나 인물, 스냅 사진을 찍기에 좋지만 줌기능이 없어 아쉽다. 오히려 가격을 조금 더 올리더라도 약간의 줌 기능을 넣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위는 대영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으로 ISO 1600, 아래는 해리포터 스튜디오에서 찍은 호그와트 대형 모형으로 ISO 200이다. 어두운데서 찍었는데도 명암 표현이 좋고 화질 역시 좋은 편이다. /김범수 기자

LCD 창이 고정형인 점도 아쉽다. 최근 여러 카메라들이 틸트(상하 회전)나 스위블 액정(전방위 회전)을 탑재하고 있으므로 함께 담아줬어도 괜찮았을 법한 기능이다. 사진을 찍다보면 여러 구도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점이 다소 아쉽다.

하지만 100만원대 중반으로 누군가에게 추천할 딱 1대의 카메라로 생각한다면 후보군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정도로 사진이 잘 찍힌다. 가볍고 사진이 잘 찍힌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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