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 메로나, 수박바맛 껌..옷 바꿔입은 장수제품 인기
직장인 유예설(27)씨는 마트에 가서 새로운 과자나 아이스크림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을 즐긴다. 최근 들어서는 몽쉘 군밤맛, 마가렛트 초코맛 등 기존 제품에서 맛만 바뀐 상품을 사고 있다. 기존 제품과 비교하며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유씨는 “아예 새로운 상품을 볼 때보다 기존 제품에서 맛을 변화시킨게 더 손이간다”며 “몽쉘 카카오나 메로나 바나나맛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오리지널 제품이 입맛에 더 맞긴 하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해빛나(23)씨는 주로 어릴 적부터 먹어온 과자들만 사먹는 편이다. 기존 제품을 약간 변형한 제품이나 신제품이 나와도 선택은 늘 한정적이다. 신제품을 살 때는 주로 소셜미디어(SNS)에 맛있다고 소문난 제품만 사먹는다. 이씨는 “메론맛 우유와 초코파이 바나나맛은 유명세를 듣고 구입했는데 괜찮았다”고 말했다.
‘장수제품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빙그레(005180), 해태제과, 롯데제과(280360), 오리온(001800)등 유통업체들은 간판 상품의 맛과 모양을 다양하게 만들어 재출시하고 있다. 빙과를 비롯한 제과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성장이 둔화되자 장수제품을 이용해 살 길을 찾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원조의 명성을 얻어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쉽고 오리지널 상품도 눈에 띄게하는 1석2조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 ‘딸기맛 초코파이’ ‘혼자 먹는 쌍쌍바’...맛·모양 바꾸는 제과업체
제과업계에서 간판 상품을 다른 맛으로 바꿔서 출시하는 경우는 흔하다. 1974년 출시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현재 딸기·커피·오디맛과 저지방까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1991년 개발된 ‘메로나’도 바나나·망고·딸기·밀크·코코넛맛으로 나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수박맛 오예스와 딸기맛 초코파이, 고로케맛 마가렛트, 깔라만시맛 찰떡파이·몽쉘도 대표적인 리뉴얼 제품이다.
제과업체들은 장수제품의 옷만 갈아입히기도 한다. 해태제과는 지난 7월 장수아이스크림 3종의 모양을 변형한 제품을 출시했다. 해태제과는 기존 누가바의 겉과 속을 바꾼 ‘누드누가바’와 막대가 하나뿐인 ‘혼자먹는 쌍쌍바’, 바 아이스크림 형태의 ‘탱크보이’를 출시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돼지바를 콘 형태로 바꾼 ‘돼지콘’을, 지난해에는 빠삐코를 파우치에 담은 제품을 출시했다.
아예 다른 상품군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롯데제과는 빙과류인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를 껌으로 선보인 ‘왓따껌’을 출시했다. 이와는 반대로 탄산음료인 밀키스는 아이스크림으로 출시됐다.
◆ 인기 제품 새롭게 바꾸면 원조상품 매출 늘어나기도

유통업체들이 기존의 인기제품을 새롭게 바꿔 내놓는 이유는 뭘까. 신제품을 냈을 경우보다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태제과의 ‘부라보바’는 올해 출시(1월) 한달만에 300만개 판매됐고, ‘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도 140만 봉지가 완판됐다.
새로운 맛으로 출시된 제품이 인기를 끌며 원조제품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일도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다양한 맛이 존재하면 더 좋은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 오리온에 따르면, ‘초코파이 바나나’가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2016년, 초코파이 매출은 2015년보다 40%가량 증가했다.
최근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것도 원인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맛에 보수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존에 있는 제품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홍보하는 것이 더 쉽다”며 “SNS 때문에 빨라진 트렌드를 따라잡는 것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제품이 원조상품에 버금가기는 쉽지 않다. 빙그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바나나맛우유 오리지널 제품의 매출 비중은 시리즈 제품 중 77%를 차지했다. 딸기맛 우유는 10%, 바나나맛 우유 라이트는 5%, 커피맛 우유는 3%였다. 메로나도 원조인 메로나가 82%를 기록했고,바나나, 망고, 딸기맛의 비중은 각각 5% 아래였다.
빙그레 관계자는 “이따금 장수상품을 변형한 상품이 인기를 끌기도 하지만 보통 원조 제품의 매출이 가장 높다”며 “변형 제품은 생산량도 원조제품보다는 적은 편이고 인기가 없을 때에는 금방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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