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유학생의 발.. 20만원대 전기 스쿠터 띠엔동


중국에는 수 많은 이동 수단이 있지만, 도로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자전거와 전기 스쿠터라고 불리는 띠엔동차(电动车.통상 띠엔동이라 부른다)다.

전동차는 이름 그대로 두 바퀴를 전기로 움직이는 이륜차로 자전거, 스쿠터, 오토바이 3가지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전동차는 중국 현지에서 남녀 불문하고 사랑을 받지만 특히 유학생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이동 수단이다.

대부분 한국인이 처음 중국에 오면 거리에서 보이는 수많은 이륜차가 전기로 움직인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전기 스쿠터를 자주 볼 수 없는 데다 중국의 전기 스쿠터는 외형 또한 기존의 자전거, 스쿠터, 오토바이와 거의 흡사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 전기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은 비쌀 뿐더러 언덕이 많은 한국의 환경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중국은 전기 스쿠터 생산과 소비에서 세계 최대 국가다. 왜 유독 중국에서 전기 스쿠터 인기가 있는 것일까?

 우선 전기 스쿠터는 면허 없이 운전이 가능하다. 중국에 잠시 머물다 가는 유학생들에게 전기 스쿠터의 가장 큰 매력은 면허 없이 운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면허시험을 따로 봐서 자동차를 운전하기에는 유학생 신분상 이런저런 부담이 크다. 게다가 위험천만한 중국의 도로 상황을 감안하면 유학생들은 차를 운전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 필자 역시 중국에 거주할 때 전기 스쿠터를 애용했다.

둘째는 부담 없는 가격이다.  전기 스쿠터는 비싼 엔진 없이 모터와 배터리로만 차체가 구성돼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 대략 1500~2500 위안(약 15만~40만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돼 유학생뿐 아니라 서민의 이동수단으로 경쟁력이 있다. 4바퀴 신차는 아무리 저렴해도 500만원은 줘야 한다.

또 전기 스쿠터는 오토바이와 달리 휘발유나 등유가 아닌 전기 배터리를 충전해서 움직인다. 기름값이 전혀 들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과 더불어 편리하고 저렴한 충전방식도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전기 스쿠터는 배터리 형태에 따라 충전하는 방법이 다르다. 우선 차체에 붙어 있는 내장형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길거리나 아파트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충전기를 전동차에 직접 연결하면 된다. 길거리에는 대개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급속 충전기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아파트나 지하주차장에는 하얀색 혹은 검은색의  충전기가 배치돼 있다. 완충에 드는 비용은 2~3위안(약 500원)에 불과하다. 한번 완충하면 5~8시간을 탈 수 있다.

외장형 배터리, 즉 탈·부착하는 배터리는 전기가 다 소모되면 차체에서 분리해 자신이 거주하는 방이나 기숙사 입구 충전소에서 콘센트에 꼽아 충전한다. 도난의 위험이 적어 이런 형태가 인기다. 또 엔진오일을 정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 스쿠터와 달리, 전기 스쿠터는 1~2년에 한 번씩 배터리만 간단히 교환해주는 것 외에 별도의 유지 관리비가 들지 않는다.

셋째, 정부의 지원 정책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 스쿠터에 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이유는 중국의 만성적인 환경오염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전기 스쿠터는 전기자동차와 더불어 환경오염 문제를 완화 시켜 줄 구원투수 격이다.

전기 스쿠터 도입으로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 지역의 대기 오염이 현저히 완화되고 자동차 소음도 줄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이에 중국 정부는 전기 스쿠터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을 생산하는 기업과  구매자에게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한 예로 베이징시는 2020년까지 전기 교통수단 보조금으로 4000억 위안(약 68조원)을 쏟아 붇기로 했다.

전기 스쿠터는 이처럼 유학생들 뿐 아니라 현지의 중국인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이동수단이다. 남녀노소, 국적, 연령 등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다. 단돈 20만원이면 충분하다.

김성민 에디터cau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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