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4주 독서훈련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지난 1학기, 여름방학 온라인 독서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할 때의 일입니다.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북 스타트’ 프로그램이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가 참가신청을 했습니다. 참가 대상을 잘못 알고 신청하신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내신도 내신이지만 국어와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너무 낮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참가신청을 했어요. 방법이 없을까요?”
난감했습니다. 고등학생이 참여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데다 확신도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면 단기간에 큰 효과를 봐야 합니다. 아이를 대면하고 코칭을 해도 될까 말까 한 일을 온라인 코칭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실패한다면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소중한 여름방학 한 달을 날리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니 부담도 컸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의지가 워낙 강했습니다. 결국 온라인 코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어머니의 감독하에 수능 국어영역 기출 시험을 풀게 했습니다. 결과는 47점. 고등학교 교과서를 이해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지현이(가명)와 어머니께 당부했습니다.
“매주 과제를 드릴 텐데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과제를 완벽하게 해내기만 하면 고등학교 교과서를 이해할 수 있는 언어능력은 단번에 갖출 수 있습니다.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수능 국어영역 점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어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언어능력은 읽고 이해하는 경험이 쌓이는 족족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읽고 이해하는 강도가 높으면 크게 성장하고, 읽고 이해하는 강도가 낮으면 작게 성장합니다. 얼마나 세세하게 이해하면서 읽어내느냐에 따라 한 권의 책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단히 당부하고 나서 지현이에게 매주 과제를 주었습니다. 일주일 치 과제는 ‘청소년 소설 1권을 3번 반복해 읽은 후 독서퀴즈 풀기’ ‘수능 국어영역 설명문 지문 1개를 3번 필사하기’였습니다.
지현이는 제 기대 이상으로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청소년 소설 4권을 읽고 푼 독서퀴즈는 매번 만점이었고, 수능 국어영역 지문도 더할 나위 없이 성실하게 필사했습니다. 지현이의 언어능력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4주간의 독서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어머니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지현이가 2016년 수능 기출 문제로 72점을 받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언어능력은 학습의 엔진입니다. 그런데 이 엔진을 향상시키는 것은 세간의 생각과 달리 터무니없이 쉽습니다. 지금 당장 책을 들고 읽으면 됩니다. 책 한 권 한 권을 깊이 이해하면서 재미있게 읽는 것. 아이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 ‘공독쌤’ 최승필은? 독서교육전문가이자 어린이·청소년 지식 도서 작가다. 전국 도서관과 학교 등지를 돌며 독서법 강연을 하고 있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쓴 책으로는 <공부머리 독서법>(책구루),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 이야기, 사람이 뭐야?>(창비) 등이 있다. 교육 잡지 <우리 교육>에 독서문화 칼럼을 연재 중이다.
<최승필 | 독서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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