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만 풀기도 벅찬데.." 수능, 바꿔주세요

남형도 기자 2018. 11. 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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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주세요, 수능](종합)
수능날 '담배냄새' 맡아야 되나요?
[바꿔주세요, 수능-①]비흡연자 수험생들, 담배연기 싫다며 고통 호소…"흡연자와 교실 분리해달라" 청원까지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재수생 박병우씨(20·가명)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때 곤욕을 치렀다. 다름 아닌 '담배 냄새' 때문. 이를 무척 싫어해, 화장실 등에서 맡은 담배 연기에 신경이 곤두섰다. 또 하필 그가 시험 보는 자리 앞 흡연자가 앉아, '잔내'가 코를 찔렀다. 마음을 다스려봤지만 이미 예민해진 터, 마음이 잘 안 잡혔다. 김씨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날이라, 담배 냄새가 너무 싫었다"며 "올해도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수능 당일 담배 냄새를 안 맡게 해달라며 비흡연 수험생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는 원래 '금연구역'이지만, 수험생들 중 졸업생들이 섞여 있고, 운동장·화장실 등에서 피우는 경우가 잦은 탓이다. 비흡연 수험생들은 담배 냄새 때문에 괴롭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반면, 흡연 수험생들은 담배를 못 피우면 시험에 영향이 있다며 맞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능 감독관인 교사들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내 흡연 '위법'이지만…운동장, 화장실서 '뻐끔뻐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관련법만 따지면 사실 교내 흡연은 엄연히 '위법 행위'다. 국민건강진흥법 제9조9항에 따르면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사' 전체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어길시 10만원 이하 벌금을 문다. 다만 흡연자를 위한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게끔 돼 있다.

하지만 현실상 단속이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일단 수험생 중 미성년자인 고등학교 3학년 뿐 아니라, 이미 성인이 된 재수생 등도 섞여 있다. 한국교육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 응시자 총 54만1327명 중 졸업생 응시자가 전체 23.2%인 12만3258명에 달했다. 이들은 연령상으론 합법적으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나이다. 흡연권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각 영역이 끝난 뒤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등을 이용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쉬는 시간이 30분, 점심 시간이 1시간이라 흡연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재수생 김모씨(20)는 "지난해 수능 당일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담배를 세 가치 정도는 피운 것 같다"고 말했다.

흡연 장소는 주로 운동장, 심하면 화장실에서도 피우는 경우도 있다. 삼수생 이모씨(21)는 "화장실 안에 들어가 있는데, 옆 칸에서 담배 연기가 올라오는 것도 봤다"고 했다. 재수생 서진아씨(20)도 "운동장에서 정말 많이 피우는데, 멀리서 연기가 보일 정도였다"며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를 피우며 시험 본 이야기를 하는 걸 봤다"고 했다.

◇비흡연 수험생들 "컨디션 제일 중요한데, 담배 연기 괴롭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5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비흡연자 수험생들 대다수는 간접 흡연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다. 수능 시험에만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고,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데 담배 연기까지 맡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재수생 박모씨(20)는 "화장실에 누가 피웠는지 모를 담배 연기가 꽉 차 있어, 정말 짜증이 났다"고 했다. 재수생 오정민씨(20)도 "운동장에 바람 쐬러 나갔더니, 담배 연기가 흩날렸다"며 "맡기가 싫어 그냥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자리 앞뒤 흡연자가 앉아 있을 경우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고3 수험생 전모씨(19)는 "반에서도 담배 피우는 애들이 앞뒤에 앉으면 냄새 때문에 신경이 엄청 예민해지는데, 수능날에도 그럴까봐 걱정"이라며 "졸업생들도 많으니 그럴 확률이 높지 않느냐"고 걱정했다.

이처럼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이지만, 수험생들은 수능이 더 중요해 대다수 참고 넘긴다는 응답이 많았다. 자칫 화내거나 따졌다가, 시험을 그르칠까 두려운 마음이 더 크다는 것. 고3 수험생 이지은씨(19)는 "졸업생들도 있는데 직접 따지는 건 어렵고, 감독관들이 알아서 잘 단속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독관들도 "단속 어렵다", 흡연 수험생은 "공간 마련해달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5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하지만 현장을 통솔해야 하는 교사들도 단속이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고3 담임 교사 신모씨(51)는 "졸업생들이 섞여 있기도 하고, 수능날 수험생들이 제일 중요하지 않느냐"며 "혹시나 영향이 있을까봐 알고도 눈감아주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상태. 고3 수험생이라 밝힌 한 청원자는 지난달 1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수능 고사장 흡연자와 비흡연자 구분해달라'는 청원 게시글을 올렸다. 청원자는 "수능 고사장을 흡연자 전용, 비흡연자 전용 교실로 나눠달라"며 "아무리 냄새를 털어내도 굉장히 불쾌하고, 혹시 자리 주변에 흡연자가 응시할까 걱정이 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흡연 수험생들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재수생 박정태씨(20)는 "흡연자들 입장에선 중간에 담배 한 대 피울 수 있는 게 컨디션 관리에 중요한 부분"이라며 "피해주고 싶지 않으니, 교내에 간이 흡연실이라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형도 기자

남은 시간 5분…"수능 시험지가 필요해"
[바꿔주세요, 수능-②]수험생, 수능 시험 막바지 수험표에 답 적느라 바빠…평가원 "시험지 회수 역시 수험생을 위한 조치"
/사진= 이미지투데이

대학생 윤모씨(24·남)는 4년 전 치른 수능 생각만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당시 윤씨는 시험지에 적은 답을 수험표에 옮겨 적느라 진땀을 뺐다. 시험을 마치면시험지는 회수되기 때문. 윤씨는 "시험 시간은 짧은데 답을 옮겨 적을 시간까지 고려하느라 어려운 문제에 더 집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평가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학교와 도서관, 독서실은 막바지 준비에 여념 없는 수험생들의 열기로 뜨겁다. 수능을 코 앞에 둔 만큼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시험시간 관리다.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고 검토와 OMR 마킹까지 끝내야 하기 때문. 하지만 수험생과 수능 경험자들은 정작 시험시간이 평소보다 5분 정도 짧다고 토로한다. 시험지를 집으로 들고 올 수 없어서다.

◇교사·학생 "문제 풀기도 부족한데…."
수능을 한 달 앞둔 지난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험지를 수험생에게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을 가르치는 교사라고 밝힌 청원자는 "수험표 뒤에 붙일 스티커를 배부하며 문제풀기에도 바쁜 수험생에게 답을 적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전했다.

이어 "자신이 푼 시험지를 배부하면 끝날 일을 왜 몇십 년간 반복하고 있는걸까. 다른 국가는 시험지를 배부해 스스로 채점할 수 있게 한다"며 "문제풀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수험표에 답을 적어야 하는 구시대적인 활동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자의 말대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을 치른 수험생에게 시험지를 배부하지 않는다. 각 과목 시험이 끝나면 수험생들의 문제풀이 과정과 답이 쓰여진 시험지는 감독관이 회수한다. 이를 알고 있는 수험생들은 시험이 종료될 때면 고사장에서 필기구와 시계 외에 유일하게 지참할 수 있는 수험표를 꺼낸다. 수험표 뒷 면에 자신의 답을 기입하기 위해서다.

◇수능 준비물, 수험표에 붙일 가채점 스티커
그렇다고 이 작업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80분의 시간이 주어지는 국어와 영어의 경우 문항 수가 45개에 달하기 때문에 옮겨 적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빠르면 1분에서 길게는 수 분이 걸리기도 한다. 시험 시간이 30분에 불과한 한국사, 사회·과학 탐구의 문항 수는 20개라 시간이 더 빠듯하다. '고작 몇 분인데 뭘'이라며 간단하게 치부할 수 있지만 대학 입시의 가장 중요한 관문인 수능에서 이 시간은 수험생을 압박하기 충분하다.

지난해 수능을 본 대학생 김모씨(20·여)는 "학교에서 (시험지 회수를) 미리 알려줘서 대비하고 있었다"면서도 "시험 막바지에 수험표에 내가 쓴 답을 적었는데 아무래도 집중력도 떨어지고 시간을 뺏기는 느낌이 들어 초조했다"고 말했다. 곧 수능을 치르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김모양(19·여)도 "문제 풀기도 바쁜데 수험표에 답을 적는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를 마친 학생이 자신이 시험 중 적어온 답을 보고 가채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스1

이 때문에 최근 학교나 학원에서는 수험생들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적을 수 있게 '가채점표' 스티커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다. 수험표 뒤에 붙여 편하게 적으라는 것.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험생들은 '결국 문제 풀 시간을 쪼개 적어 내려가는 것은 똑같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게다가 고사실을 책임지는 감독관에 재량에 따라 해당 행위가 허락되지 않을 때도 있다.

◇답 적는 이유? "가채점해야 대학가지"
이렇게 수험생들이 수험표에 자신이 쓴 답을 적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이유는 가채점 때문이다. 시험 직후 올라오는 답에 맞춰 가채점을 해야 자신의 대학입시 전략을 가늠할 수 있다. 정식 수능 성적표는 다음달 5일에 발표되지만 수능 직후 논술고사를 비롯, 본격적인 대학 입시가 시작되기 때문에 수능 최저등급 충족여부 등 본인이 어느정도 성적을 받았는지 알아야 한다.

물론 각 영역 시험이 종료되고 나면 인터넷을 통해 시험별 답안과 함께 시험지를 확인할 수 있어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시험장에서 자신이 정확히 어떤 답을 기입했는지 모른 채 기억에 의존해 채점한다면 가채점 정확도가 떨어져 낭패를 볼 수 있어 수험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시간을 할애해 수험표에 답을 적는다. 대학생 이모씨(20)는 "1점만 달라도 당락이 바뀌기 때문에 답을 기억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물론 10년 전 수능을 치른 수험생도 시험지 회수에 의문을 보였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말해줘

이처럼 시험지 회수가 수험생들의 고충을 만들지만, 수험생 대부분은 정확히 왜 시험지를 걷어가는 지 알지 못한다. 인터넷에는 시·청각, 뇌병변 등 장애인 수험생의 시험 시간이 일반 시험 시간보다 더 길기 때문에 문제유출 우려가 있어 시험지를 회수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대학생 윤모씨(24)는 "시험지 회수에 대한 대비만 했을 뿐, 회수 이유를 들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 동안 따로 명확하게 밝힌 적은 없지만, 수능을 담당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은 수험생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평가원 관계자는 "수험생이 작성한 OMR 답안에 오류가 있거나 수험생 부주의로 답안이 잘못 표기되는 등의 문제를 생길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회수한 시험지를 활용한다"며 "(시험지 회수로) 불편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시험지 회수 역시 보다 공정하고 정확한 시험 진행과 수험생 보호 방책이라는 것. 실제 평가원은 수능 직후 1년 동안 시험지를 보관하며 수험생의 이의신청 등의 있을 경우 시험지와 답안지 확인·대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1년이 지나 별 다른 특이사항이 없으면 시험지를 폐기한다.

이같은 설명에 수험생과 수능 경험자들은 이해는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다. 대학생 김모씨(20)는 "OMR 답안에 마킹하는 시간도 아까울 만큼 어려운 수능인데 가채점 답을 적느라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수험생은 지친다"고 말했다. 수험생 김모양(19)은 "모의고사는 시험지를 걷지 않으면서 수능 시험지는 회수한다"며 "일관된 방침과 명확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유승목 기자

10시간 서서, 기침도 조심…‘감독관’도 사람입니다
[바꿔주세요, 수능-③]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감독관 처우 개선 시급…"교사 인권도 신경써 주세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에서 감독관들이 수험생들의 전자기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 연수구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A 교사(36)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았다. 그는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앞두고 끝까지 학생들을 챙기며 '고3 담임'의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 하지만 수능 날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올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감독관'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A 교사는 “수능 감독관은 몇 번을 해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종일 꼼짝 않고 서 있는 게 고역이고, 혹시 모를 민원도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다가오는 15일 치러지는 2019학년도 수능 시험 감독관으로 총 7만5600여명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교사들은 이 인원을 채우기 위해 감독관 지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교사들은 보통 수능 감독관을 맡길 꺼린다. 수능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험이다. 새벽부터 온종일 긴장한 채 서 있어야 하며, 자칫 문제라도 생기면 큰 책임이 따라올 수 있다. 이에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되는 교사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능 감독관을 하며 느끼는 신체적·정신적 부담은 결코 작지 않다고 한다.

일단 감독관들은 수능 당일 오전 7시30분까지 출근해 10시간 넘게 서 있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수험생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한다. 이를테면 또각또각 소리가 날 수 있는 구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날만한 재질의 옷, 향수 등을 피해야 하는 식이다. 혹여 문제가 생기거나 민원 등이 들어오면 징계 및 금전적 손해배상 등을 감수해야 하기에 조심스럽다.

예비소집일을 포함한 이틀 치 감독관 수당은 12만∼13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머니투데이DB

이에 최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성명을 내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 해결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측은 이와 함께 현직 중·고교 교사 5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7명이 수능 감독이 심리적(71.8%)·체력적(71.5%)으로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개선이 가장 시급한 부분으로는 ‘감독용 키높이 의자 배치’(67.3%)를 꼽았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는 과도한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머니투데이는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6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정성식 회장과 유선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회장은 현장의 고충이 알려져 다행이라면서도 아직 해결된 것은 없어 답답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수능 감독관들은 마치 위병소에서 보초 서는 군인들처럼 장시간을 서서 버틴다고 한다. 이에 다음날 몸살이 나는 교사들이 많으며 긴장한 상태로 오래 서 있다가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쓰러진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쇼핑 사이트에 '키높이 의자'라고 검색해 보면 다양한 종류의 의자를 찾을 수 있다. 인터뷰에 응한 교사는 바(Bar) 등지에서 쓰는 키높이 의자같은 게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쇼핑 사이트 캡처

그는 "왜 교사들의 문제는 소극적으로 대처하는가"라며 섭섭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교사들이 요구한 '감독용 키높이 의자'의 도입을 예로 들었다.

정 회장은 "키높이 의자 하나에 4만원 정도다. 이 정도면 시·도에서 도와줄 수 있는 금액 아닌가"라며 "일단 구매를 하면 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를 볼 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너무 힘드니까 앉아서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교사들의 솔직한 바람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하지정맥류 등으로 고생하는 교사들은 사비로라도 구입해서 사용하고 싶어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는 "설문조사를 많이 해봤지만 불과 사흘 만에 5천명 넘게 응답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수능 감독관 처우 문제가 그만큼 민감하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한편 얼마 전에는 "수능 감독관도 필요에 따라 앉아서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마감된 해당 청원은 15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를 두고 한 고등학교 교사는 "탐구 영역 같은 경우는 감독이 세 명이나 된다"라며 "한 명 정도는 번갈아 가며 앉아서 감독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키높이 의자를 배치하면 물론 좋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당장 올해부터 이룰 수 있지 않냐"며 교사의 인권도 생각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건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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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human@, 유승목 기자 mok@mt.co.kr, 김건휘 인턴기자 top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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