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원 싱어 포르쉐, 그래도 끌리는 이유는 뭘까
지난 주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를 통해 싱어가 공개한 DLS, Dynamics and Lightweighting Study 포르쉐 911. 가격만 무려 180만 달러(한화 약 20억원)에 이르는 이 모델은 희소가치와 함께 싱어와 윌리암스 어드밴스트 엔지니어링 공동 개발이라는 특별함까지 더했다. 외모에만 이끌렸다면 들여다보라. 포르쉐의 진수는 깊은 곳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포르쉐 애호가인 싱어의 한 고객으로부터 시작됐다. 바로 1990년식 포르쉐 964의 경량화와 고성능화를 해달라는 것. 싱어는 윌리암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클래식 911은 현대 F1 기술로 재탄생했다.
우선 바디 패널 전체를 CFD 전산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저항을 줄이고 다운포스와 냉각성능은 높였다. 이런 비스포크 차체는 바디패널을 탄소섬유로 제작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여기에 윌리암스는 비틀림 강성을 향상시키고 차체 밸런스를 다시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한편 엔진 배치의 조정과 여타 조향부품도 손봤다. 서스펜션 시스템과 함께 6기통 공랭식 엔진도 그들의 손을 거쳤다. 덕분에 한스 메츠거의 손을 빌리지 않고서도 포르쉐 공랭식 엔진은 최고 500마력대의 훌륭한 출력을 발휘한다.
독일 보쉬는 DLS 911의 전자장비를 맡았다. 그들은 트랙션 컨트롤과 ABS, 차체 조향시스템을 이 특별한 포르쉐를 위해 개발했고, 주행모드 역시 다변화했다. 미쉐린도 포르쉐 DLS 911을 위한 파일럿 스포트 컵2 타이어를 제공했고, BBS는 단조 마그네슘 휠을 선사했다.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브렘보제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로 확실한 제동력을 보장한다.
DLS 911은 희소가치를 위해 총 75대가 제작된다.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