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4구고수' 송길용 "이기범과 다시 붙는다면?"
"이기범 집중력 엄청나..마치 컴퓨터 같아"
4구 수지 2000점..고향 충주서 당구클럽 운영중
"4구 잘치려면 1적구 컨트롤해서 공 모아야"

송길용(53)의 완벽한 패배였다. 앞선 3차대회 8강서 이기범과 접전끝에 아쉽게 패배한 송길용은 왕중왕전 결승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상대의 압도적인 기량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송길용은 또한번 도전했다. 1차대회서 고배를 마셨지만 2차대회에 다시 도전했다. 결국 2차대회 우승자격으로 왕중왕전에 진출했고, 최고 자리에 올랐다. 결승서 박종길에 4:90으로 뒤지다 하이런 87점으로 91:9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무려 5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왕중왕’타이틀이었다.
그가 운영 중인 황금당구장(충주시 성내동)을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중반 이기범과 다시한번 맞붙으면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 친구(이기범)는 절대 못이긴다. 달라질 건 없을거다”라며 웃었다. 다음은 송길용과의 일문일답.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올해 53살로 18년동안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다. 15년간 서울에서 운영하다 3년 전 고향인 충주로 내려와 국제식 대대 클럽을 오픈했다. 4구 구력은 35년, 수지는 2000점이다. 3쿠션 수지는 30점이다.
▲3년 동안 5번의 도전 끝에 코리아당구왕 왕중왕에 올랐다.
=2016년엔 본선 8강서 탈락, 작년에 다시 도전해 3차대회 본선 8강서 이기범에게 졌고, 4차에서 우승해 왕중왕전에서 이기범에게 져 준우승했다. 하하. 올해도 1차에서 탈락하고 2차대회서 우승해 왕중왕전에 진출해 1위를 차지했다. 천신만고 끝에 우승해 정말 기쁘다.
▲지난해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3차대회 본선 8강서 아쉽게 이기범에 패배했는데.
(편집자주= 당시 이기범의 11이닝째 선공이 143:85로 마무리됐다. 주어진 40분은 모두 끝난 상황. 후구를 받아든 마지막 기회에서 송길용은 차분히 추격했고, 대회주최측 점수 카운트에 착오가 생겨 143:143 동점으로 경기가 끝났다. 역전한 줄 알았던 송길용은 이기범에 승부치기서 패배해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기 시간은 모두 끝났고, 85:143서 후구 공격 상황이었다. 경기시간이 끝나니 스코어 모니터가 멈추더라. 열심히 치다가 점수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스스로 점수를 카운트 하다가 이겼다고 생각해 힘 조절을 안하고 그냥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동점이라고 하더라. 하하. 결국 승부치기에서 졌다.

▲왕중왕전 결승서 또 한번 패배했다. 당시 이기범은 초구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는데. (당시 왕중왕전 결승에서 이기범은 초구에 521점을 쳐 521:3으로 우승했다.)
=그 친구(이기범)가 가진 집중력은 엄청나다. 나 같은 경우엔 한 큐에 최대로 칠 수 있는게 약 200점 정도다. 그만큼 치면 집중력도 체력도 바닥난다. ‘세리’는 4구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는데, 힘 조절과 예민한 두께조절 등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 어쩌다 실수가 나올 법도 한데 그 친구는 하자가 없다. 완전 컴퓨터다 컴퓨터. 하하.
▲다시한번 이기범과 맞대결한다면, 이길 자신있나?
=(웃음)안될 것 같다. 200점을 먼저 내는 시합이라면 승산이 조금 있긴 하겠지만 시간제로 경기하면 그 친구를 절대 이길 수 없다. 하하.
▲올해도 쉽지 않았다. 1차 본선서 탈락한 후 2차에 다시 참가해 우승했다.
=이 대회는 예선 통과하기가 무척 어렵다. 보통 5~6경기를 내리 이겨야 예선을 통과하는데 그날 테이블 상태에 적응하기가 정말 어렵다. 1차 본선때는 첫 경기였는데, 테이블 천(라사지)이 새것이라 공이 완전히 밀리더라. 상대였던 최종 형님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너무 어려웠다. 4구는 ‘한 큐’ 싸움인데 자꾸 어긋나니 많이 힘들었다. 다행히 2차 본선때는 테이블 상태가 괜찮아 우승할 수 있었다.
▲왕중왕전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왕중왕전 모든 경기가 어려웠다. 지난해 왕중왕전, 올해 본선과는 또다른 분위기였다. 첫 경기서 최종 형님을 상대로 내가 102:45 앞선 상황으로 마쳤고, 후구가 남은 상황이었다. 4구에서 50점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역전패 하겠구나 싶었는데 (최종)형님이 실수를 하시는 바람에 이길 수 있었다. 4강전(6이닝 112:73 승) 상대(김동수)도 너무 실력이 좋아 진땀을 흘렸다.
▲ 왕중왕전 결승전도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대회 결승서 송길용은 박종길을 상대로 4:90으로 뒤진 6이닝째 후구 공격서 ‘하이런 87점’을 성공시키며 91:90으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개인적으로 후구를 선호하는 편인데, 선구자가 시간을 모두 써도 나에게 기회가 오기 때문이다. 100점 정도는 충분히 따라잡을 자신이 있다. 하하.

▲4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팁’이 있다면?
=‘기본’이 중요하다. 스트로크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큐가 일정하게 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자세가 잡힌 상태라면 공의 두께 연습을 차례대로 하면 좋다. 두께 연습을 할 때는 수구와 1적구를 잴 때 자신만의 당점을 외워두면 편하다. 정타를 기준으로 당점을 어떻게 주면 어떻게 공이 나아간다는 자신만의 기준이 생긴다. 그 이후에 1적구를 컨트롤 해서 공을 모으는 연습을 하면 된다.
▲최근에는 3쿠션도 즐기고 있다고.
=사실 4구는 어느 정도 실력이 되니까 3쿠션도 실력을 갖추면 좋겠다 싶어 연습을 시작했다. 지금 운영하는 구장에도 대대가 5대, 중대가 2대다. 그리고 올해 코리아당구왕 3쿠션 부문에 두번 나갔는데 두 번 다 예선탈락했다. 사람들 정말 잘 치더라. 4구가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너무 긴장된다. 선택지가 너무 많고 어렵다. 하하. 계속 연습하고 있다.

▲4구와 3쿠션이 주는 매력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4구가 훨씬 재미있다. 힘과 두께를 조절해 원하는 대로 방향을 만들면서 칠 수 있는 정도인데, 3쿠션은 매력을 평가할 정도의 실력이 안된다. 하하. 너무 안되니까 오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코리아당구왕에 도전할 생각인가.
=아직 고민 중이다. 우승했으니 나가지 않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3쿠션으로 나갈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우승 여부를 떠나 대회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좋다. 대회에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도 있고, 먼저 와서 인사하면서 팬이라고 사진도 찍고 전화번호도 교환하며 친해진다.
그렇게 올해 대회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모임도 만들었다. 왕중왕전 8강에 오른 김명환 형님이 중심이 되어 만들었다. 모임이름은 ‘4구락부’, 인원은 12명 정도다. 전남 목포, 충남 서산 등 전국구 모임이다. 내년엔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도 이들을 응원하러 갈 생각이다.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당구를 즐기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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