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좋으면 그만".. 명품 같지않은 '못생긴 명품'에 지갑 연다

#1. 4년 차 직장인 나성현(가명·29) 씨는 운동화를 100켤레 이상 가진 ‘슈즈 컬렉터’다. 한 켤레에 100만 원을 웃도는 명품 브랜드 운동화도 여럿 있다. 그럼에도 또 다른 운동화를 사기 위해 매달 20만∼30만 원씩 적금을 붓는다. 요즘 그의 관심을 끄는 제품은 ‘어글리 슈즈’라 불리는 독특한 디자인의 운동화다. 그는 “사람들은 10만 원도 아까운 못생긴 운동화라고 말하지만 100만 원을 주고 사도 나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2. 회사원 김경준 씨(30)는 작년에 5000만 원가량의 수입차 벤츠를 할부로 샀다. 함께 사는 부모님으로부터 ‘장가는 언제, 무슨 돈으로 가나’ 하는 시선을 받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는다. 어차피 회사원 월급 모아 집을 사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차는 늘 타고 다니면서 내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개성이 강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파이(P.I.E)세대’가 주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소비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특히 명품 패션, 경험용 여행, 과시용 수입차 등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 ‘3초백’ 저물고 ‘어글리’ 뜨고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는? 루이뷔통, 샤넬을 떠올리면 기성세대다. 파이세대는 2012년 만들어진 신생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라고 답한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 분기 전 세계 패션 브랜드의 인기순위를 발표하는 온라인 쇼핑 검색 플랫폼 리스트(Lyst)가 올 3분기(7∼9월) 50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프-화이트, 구찌, 발렌시아가가 1∼3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독특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앞세워 젊은층에게 각광받고 있다.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시장에서 32%에 불과했던 Y·Z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파이세대)의 영향력은 2025년 55%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이들이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하던 명품 브랜드들은 잇따라 온라인 매장을 열고 있다. 김혜라 롯데백화점 해외패션부문 상무는 “10여 년 전에는 눈에 띄는 로고 때문에 3초마다 한 번씩 길거리에 보였던 ‘3초백’(루이뷔통의 스피디)이 대세였지만 요즘은 ‘그 제품 어디 거야?’라고 묻는 게 칭찬이 됐다”며 “희소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층이 명품의 주 고객층이 되면서 백화점도 독특한 콘셉트의 브랜드를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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