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의 질이 도시 경쟁력?..'보행 친화 도시'로 거듭난 도쿄
[동아일보]


올 7월 3.3㎡(1평)당 약 14억 원으로 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도쿄 긴자(銀座)에 작은 공원이 생겼다. ‘긴자 소니파크’다. 이곳은 지난해까지 소니의 전시장이 있었던 ‘긴자 소니빌딩’ 자리다. 주요 도로와 철도가 만나는 스키야바시(數寄屋橋) 교차로의 한 귀퉁이에 조성된 이 공원에는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나무를 심어 도심 속 쉼터를 만들었다.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반 점심시간을 맞아 긴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직장인과 관광객들은 자연스레 이 공원을 오갔다. 이곳의 오후 12시 기준 시간당 평균 통행량이 약 4000여 명으로 서울 강남역 주변에 버금간다. 차량이 빽빽하게 들어차 답답하게 보이는 긴자의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스키야바시의 보행자들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 차에서 사람으로 바뀌는 도쿄 거리의 주인
이처럼 도쿄 도심에서는 차가 사라진 자리에 보행자가 자유롭게 거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년 뒤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를 앞둔 도쿄가 ‘걷기 좋은 도시’로 바뀌고 있다. 1964년 첫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만들었다면, 두 번째 올림픽에서는 보행 친화 도시로서의 도쿄의 매력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소니는 긴자 소니파크 자리에 서 있던 소니빌딩(1966년 준공)을 지난해 허물었다. 새 건물을 지어 임대수익을 노리는 것도 고려했다. 하지만 이곳을 도심 공원으로 만들어 2020년까지 누구에게나 개방하는 ‘실험’을 선택했다. 소니 관계자는 “다양한 사람이 오가는 긴자 거리 한복판에 활력을 불어넣고,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자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이 자리에 지어질 새 소니빌딩에도 보행자가 쉽게 오갈 수 있도록 개방형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긴자 소니파크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으면 마주치는 ‘히비야 미드타운’은 옆 도로에서 차를 없애고 보행자 전용도로로 만들었다. 이 건물은 구상부터 준공까지 1조3000억 원을 들여 올 3월 개장한 대형 복합상업시설이다. 도쿄에서 가장 바쁜 곳인 마루노우치(丸の內)와 히비야(日比谷) 업무지구를 끼고 있어 평소에도 보행자와 차량 통행이 잦다.


사업 시행사인 미쓰이(三井)부동산과 도쿄도는 미드타운 옆 약 170m 길이의 이면도로에 아스팔트 포장을 걷어내고 나무를 심었다. 차량이 드나들지 못하게 회색 차단봉(볼라드)도 놓았다. 어른과 어린이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그려진 파란 바탕의 원형 표지판 주변으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갔다. 과거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던 미드타운 앞은 대형 보행광장이 됐다. 이곳에서는 올 7월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공개 행사가 열렸다.
같은 날 오후 도쿄역 마루노우치 출구 앞 광장에서는 사진을 찍는 관광객,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펼쳐졌다. 이곳도 얼마 전까지 철도 승객을 실어 나르기 위해 온갖 차량이 드나들던 곳이었다. 도쿄도와 철도회사 JR히가시니혼(東日本)은 이곳을 6500㎡ 넓이의 보행광장으로 바꿔 지난해 11월 개방했다. 기존 5300㎡ 넓이의 역 앞 보도까지 더해 1만1800㎡의 보행자 공간이 생겼다. 도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황모 씨(28·여)는 “요즘 도쿄 곳곳에 걷기 좋은 공간이 마련되고 있어 10년 전과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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