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과자로 저녁 때워..초등생까지 번진 다이어트病
SNS '식단 경쟁'으로 확산
학생 73% "다이어트 해봤다"
성장기 무리한 감량 치명적
균형잡힌 영양섭취 유도해야

방학을 앞둔 초등학생들이 무리한 체중 감량에 집착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식단 경쟁'을 벌이고 유튜브에 다이어트 영상을 찍어 올린다.
21일 카톡 오픈채팅 페이지에선 다이어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모인 초등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10대 초·중·고 다이어트방' '현실적인 초등학생 다이어트'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오픈채팅방에는 최근 기말시험이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되며 신년 맞이 다이어트를 결심한 초등학생들이 줄지어 입장하고 있다. 매일 다이어트 성과를 보고하는 한 초등학생 대화방에선 "아침은 곤약 음료, 점심과 저녁은 아예 거르고 간식으로 젤리만 먹었다"는 기이한 식단표 인증도 올라왔다.
초등학생을 포함해 약 100명이 모인 한 다이어트 고민 상담 카톡방엔 하루 종일 500개가 넘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5학년 A양(11)이 "다음주가 학예회라 짧은 시간에 5㎏을 빼고 싶다"고 상담을 요청하면 다른 학생들이 하루 3회 줄넘기, 달리기를 하라고 조언해주는 식이다.
채팅방에는 걸그룹 아이돌의 키와 몸무게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학생, 몸매 사진을 보내며 품평하는 학생, 공복 다이어트 진행 상황을 알리는 학생도 존재했다. 일부 학생은 일주일 동안 극단적 식단을 실천한 뒤 "몸이 너무 아팠다"거나 "피로가 심해져 큰일 날 뻔했다"고 후유증을 밝히기도 했다.
유튜브에도 초등학생 전용 다이어트 영상이 수십 개 올라오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초등학생 다이어트 비법! 3일 3㎏ 감량!' '하체비만 심한 초등학생 10㎏ 감량 후기' 등 영상과 유명 유튜버의 다이어트 댄스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었다. 해당 게시글마다 "초등학생 4학년인데 40㎏이다. 3일에 3㎏씩 정말 뺄 수 있을까" 등 걱정을 쏟아내는 학생들의 고민이 줄줄이 달려 있다. 자녀 몸매를 걱정하는 부모도 늘어나고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의 학부모 게시판에는 초등학생 자녀의 체중 감량을 돕기 위해 함께 식단을 짜고 헬스장을 등록해 운동량을 보고받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만연한 초등학생 다이어트 현상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학생들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외모에 대한 강박과 편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학생복이 지난해 8월 초·중·고등학생 1만9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이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이어트에 처음 입문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초등학교'라고 답한 응답자가 4000명을 넘었다. 해당 설문조사에 응한 전체 초등학생 1714명 중 1247명(73%)은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외모 관리를 위해서"라고 답한 초등학생이 588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과도한 다이어트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소영 순천향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미용과 체중 관리에 대한 학생들의 집착이 심한 편"이라며 "문제는 초등학생 시기에 잘못된 체형에 대한 인식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식생활 교육이 부족한 편"이라며 "영양교사들이 급식 관리를 넘어서 올바른 다이어트가 무엇인가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명 교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거식증을 앓는 초등학생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교사는 자신의 학생이 끊임없이 칼로리를 계산하고 몸무게를 재는 등 강박을 보이다 못해 거식증에 걸렸다며 "10㎏ 이상 감량했는데도 음식 섭취를 거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희수 기자 /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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