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레이서로 다시 태어난 혼다 슈퍼커브

“우와~!”


구릿빛 차체에 두꺼운 타이어와 디시타입 휠, 짧고 굵은 머플러, 탠덤시트 없이 뚝 잘린 꽁지에서 클래식한 멋이 뚝뚝 떨어진다. 이 정도라면 웬만한 카페레이서에 꿀리지 않겠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뭔가? 시트 아래 ‘Super Cub’라고 쓰여있다. 슈퍼커브? 혼다 슈퍼커브라면 1958년 태어난 이래 2017년 1억대 판매를 돌파한,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내에서는 대림 시티100으로 더 유명한 그 바이크가 아니던가.


뱃지를 보고 나니, 여기저기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특유의 차체 곡선과 바람을 막아주는 카울이 영락없는 슈퍼커브다. 엔진커버에 ‘HONDA’ 음각도 비로소 발견할 수 있고, 왜소한 브레이크 디스크와 캘리퍼, 가느다란 스윙암(차체와 뒷바퀴를 연결하는 파이프)은 원래 슈퍼커브의 성능을 짐작게 한다.


슈퍼커브의 흔적을 감추기 위한 세부 사항도 추가로 보인다. 뒷브레이크를 드럼에서 디스크로 바꿨고, 리어스프링은 시트 쪽으로 각도를 눕혀달았다. 엉덩이를 뚝 잘라버린 탓에 리어램프는 차체와 바퀴 사이로 숨겼다. 핸들 그립과 시트 패턴도 좀 더 고급스럽다.


이 커스텀 슈퍼커브는 태국 ‘K-스피드(K-SPEED)’라는 곳에서 제작했다. 바이크가 ‘국민의 발’로 널리 사랑받는 태국 업체답다. K-스피드는 혼다 외에도 많은 바이크 브랜드를 위한 다양한 튜닝 파츠를 제작, 판매 중이다.


아쉽지만 파워트레인은 손대지 않았다. 과거 카페에 모인 바이커들이 서로 단거리 경주를 벌이던 데서 유래됐다는 카페레이서는 편안함보다 속도와 핸들링을 위주로 꾸며졌다. 109cc 공랭식 단기통 엔진을 얹은 슈퍼커브의 9.1마력은 아무래도 진짜 카페레이서가 되기 부족하다.


하지만 카페레이서의 유래 중에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멋진 커스텀 바이크를 카페에 자랑삼아 세워두던 데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이게 맞다면, K-스피트에서 꾸민 슈퍼커브야말로 저렴한 값으로 카페레이서가 될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바이크다.


이광환 carguy@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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