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BMW S63 엔진 편

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그 서른 세 번째 이야기는 듣기만 해도 심장이 뛰는 독일 종가의 V8엔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엔진은 현재 독일 BMW의 모터스포츠 디비전, M GmbH에서 개발한 오리지널 M카에만 허락되는 특별한 엔진이기도 하다. 이 엔진의 이름은 ‘BMW S63’ 엔진이다.


현역 BMW M카들의 심장

BMW S63 엔진은 현행 BMW 그룹의 주력 V8 엔진이라 할 수 있는 BMW N63 엔진의 변형이다. S63 엔진은 그 중엣도 BMW 가문의 ‘종마’라고 할 수 있는 BMW M GmbH의 오리지널 M카들을 위한 엔진으로서 만들어진다. BMW M의 첫 트윈스크롤 터보 V8 엔진이라 할 수 있는 BMW S63 엔진은 2010년, BMW ‘X6 M’을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선보였다. S63 엔진은 전량 독일 뮌헨의 BMW 공장에서 생산된다.


 
 

BMW S63 엔진의 실린더 블록은 알루미늄 합금제로, 89.0mm의 보어(실린더 내경)와 88.3mm의 스트로크(행정 길이)를 가진 세미-스퀘어에 가까운 숏 스트로크 실린더 8기로 구성된다. 헤드는 두 개의 캠축을 사용하는 DOHC 구조이며. 실린더 당 4개의 흡/배기 밸브가 설치된다. 캠 구동에는 타이밍 체인을 이용한다. 점화 순서는 1-5-4-8-6-3-7-2를 기본으로 한다. 총 배기량은 4,395cc(4.4리터)이며, 엔진 자체중량은 초도 사양을 기준으로 229kg이다.


 

S63 엔진은 강력한 동력성능 달성을 위해 보다 향상된 BMW의 더블 바노스(Double VANOS)가 적용된다. BMW VANOS는 BMW 독자의 가변 밸브 타이밍 및 리프트 시스템을 말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두 개의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사용한다.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란, 하나의 터빈을 가지면서 서로 다른 크기를 가진 두 개의 배기가스 유입 경로가 설치된 형태의 터보차저로, 배기가스의 부족에 따른 터보 랙 현상을 억제하면서도 두 개의 터빈을 사용하는 시퀀셜 방식에 비해 중량과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BMW S63 엔진은 탑재 차종에 따라 터보차저 및 제어유닛 등의 세부 사양이 조금씩 다르다. BMW S63 엔진을 품은 BMW의 종마들이 모델에 따라 엔진 성능 수치에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2018년 등장한 BMW의 최신형 M5의 사양까지 포함하여, 최고출력은 555~608마력에 달하며, 최대토크는 76.5kg.m에 이른다. 과급 엔진답게, 배기량 1리터 당 출력 비가 130마력을 상회하는 고성능을 자랑한다.


 

BMW S63 엔진은 오로지 BMW M GmbH가 직접 만드는 오리지널 M카에만 사용된다. 퍼포먼스 브랜드로서 BMW M GmbH의 오늘을 상징하고 있는 엔진인 만큼, BMW 내부에서만큼은 오직 M카에만 이 엔진이 허락된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독일의 수제 스포츠카 제작사, 비스만(Wiesmann)에서 생산하는 GT MF5 모델 일부에 사용된 것 정도를 들 수 있다. 비스만은 창사 때부터 지금까지 BMW의 엔진만을 사용해 왔다.


 

BMW S63 엔진을 사용한 기념비적인 첫 모델은 2009년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된 BMW 최강의 SAC(Sports Activity Coupe)로서 등장한 초대 ‘X6 M(E71)’이다. 초대 X6 M을 통해 처음 공개된 형식명 S63B44O0 엔진은 555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69.3kg.m/1,500~5,650rpm의 최대토크를 냈다. 압축비는 9.3:1이고 레드라인은 6,800rpm이다. 이 엔진은 뒤 이어 등장한 BMW의 첫 X5 M에도 동일하게 탑재되었다. 변속기는 두 차종 모두 6단 M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조합되었다.


 
 

X6 M과 X5 M 이후에 이 엔진을 채용한 차는 2011년에 등장한 BMW의 슈퍼세단 M5(F10)다. 현행 M5의 바로 이전 모델에 해당한다. 형식명 S63B44T0를 부여 받은 M5의 S63 엔진은 초대 X6 M과 X5 M에 탑재된 S63B44O0와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압축비’로, 신개발 밸브트로닉을 사용함으로써 기존 S63B44O0보다 더 높은 10.0:1의 압축비를 갖게 되었다. 이 엔진을 시작으로 뒤이어 등장한 S63 엔진들의 압축비는 10.0:1을 유지한다. 터보의 부스트 압도 S63B44O0의 1.3 bar에서 1.5 bar로 상승했으며, 레드라인 또한 7,200rpm으로 상승했다.


 

이로써 S63 엔진은 동력 성능이 다소 향상되어, 560마력/6,000~7,000rpm의 최고출력과 69.3kg.m/1,500~5,750rpm의 최대토크를 냈다. 이 사양의 엔진은 M5를 비롯하여 2012년 등장한 M6와 2013년 등장한 M6 그란쿠페에도 동일하게 사용되었다.


 
 

S63 엔진은 2015년 등장한 두 번째 X6 M을 통해 또 한 번의 진화를 이룬다. 형식명 S63B44T2의 이 엔진은 몇 가지의 세부 조정을 통해 동력성능을 더 향상시켜, 575마력/6,000~7,000rpm의 최고출력과 69.3kg.m/1,500~6,0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이전의 S63B44T0에 비해 15마력, 초도사양인 S63B44O0에 비해서는 20마력의 출력 향상을 이루고 있으며, 토크 밴드 역시 소폭 넓어졌다. 이 엔진은 X6 M의 거대한 덩치를 단 4초대에 100km/h의 속도로 내몰아 버리는 막강함을 자랑한다. 이 엔진은 뒤 이어 등장한 X5 M과 공유하며, 변속기는 ZF의 자동 8단 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현재까지 등장한 BMW S63 엔진의 최고봉은 최근 출시된 신세대 BMW M5에 탑재된 형식명 S63B44T4 유닛이다. 이 엔진은 상시 제어가 가능한 최신의 밸브트로닉 시스템과 더블 바노스 가변 흡배기 기구, 그리고 더욱 향상된 성능의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채용하여 608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76.5kg.m/1,800~5,600rp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이 강력한 성능 덕분에 현행의 최신형 M5는 0-100km/h 가속을 단 3.4초 만에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