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페셜]요리예능시대⑥ 열풍 어디까지 갈까? 핵심은 '차별화'

[ SBS funE | 김재윤 기자] 안방극장은 요리예능 전성시대다. 지상파 케이블 종편 가릴 것 없이 채널을 돌리면 음식을 만들고(쿡방), 음미하고 평가하는(먹방) 방송으로 넘쳐난다. TV 밖도 마찬가지. 모바일 세상에서도 ‘지지고 볶고 먹는’ 콘텐츠가 성행 중이다. 음식을 주제로 다루는 BJ, 유튜버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콘텐츠 과잉 공급으로 인해 레드오션으로 전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하지만, 방송가엔 여전히 먹방 쿡방이 예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겨울 법 한 먹방 쿡방은 왜 계속 시청자들을 찾는 것일까? 먹방 쿡방을 제작하고 있는 일선 PD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난 2015년 8월 막을 올린 ‘백종원의 3대 천왕’은 먹방+쿡방 결합형 예능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이후 ‘푸드트럭’과 ‘골목식당’으로 개편된 뒤 ‘솔루션’이라는 포맷을 추가하며 여전히 승승장구 중이다.
‘3대 천왕’에서부터 ‘골목식당’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의 3단 변신을 이끈 장본인은 바로 SBS 유윤재 CP. 유 CP는 현재의 열풍을 단순 유행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람들이 먹는 것에 관심있는 이상, 먹방 쿡방이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매일 끼니 때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지 않나. 그런 관심이 먹방 쿡방으로 자연히 이어지는 것 같다”며 “예능 트렌드가 버라이어티에서 관찰예능으로 옮겨 갔지만, 버라이어티는 여전히 존재하고 인기를 얻고 있다.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먹방 쿡방도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유 CP의 지적처럼 ‘먹고 사는’ 문제는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기계로 대체할 수도, 남에게 맡길 수도 없는 문제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은 사라질 수 없다. 그렇기에 방송가에서는 먹방 쿡방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 SNS 발달, ‘저비용 고효율’ 제작여건도 한 몫
대중의 관심사와 트렌드에 민감한 방송 제작 현장에서 이 스테디셀러를 외면하기는 어렵다. 심지어 먹방 쿡방은 안티(?)까지 흡수한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스포츠예능을 시청하지 않을 확률이 크지만, 다이어터들은 먹방 쿡방을 시청할 확률이 높다. 타인이 요리를 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고, ‘다이어트식’에 대해 다룬다면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의 성패를 판단하는 시대도 지났다. 동시간대 1위 경쟁도 중요하지만 방송 전후에도 얼마나 이슈가 생성되고 지속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특히, 방송사의 주 타깃층인 20~40대를 중심으로 TV보다 SNS나 유튜브를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제작진 입장에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에도 용이하다. 보다 많은 시청자를 유인할 수 있고, 방송 이후에도 SNS를 통해 이슈를 지속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방송사의 제작 여건도 먹방 쿡방 열기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방송사 상황과 맞물려 ‘저비용 고효율’ 콘텐츠 제작이 요구되고 있는데, 먹방 쿡방은 이에 부합하는 콘텐츠다. 음식과 요리과정이 메인이 되기 때문에 굳이 몸값 높은 스타들을 줄줄이 캐스팅 할 필요도 없고, 비싼 세트장을 지을 필요도, CG 등 특수효과를 삽입해야 할 필요도 없다. 음식에 대해 잘 알고 잘 먹는 스타들만 있어도 충분하다.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방송사에서는 그동안 검증되지 않는 장르로 모험을 하는 것보다는 패스트 팔로잉(Fast Following) 전략을 구사하는 걸 관행처럼 여겨왔다. 특히 요즘 같은 여건이면 더욱 그렇다”며 “시청률과 부가 수익 창출에서 검증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 시청률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이다. 그런 면에서먹방 쿡방은 가성비 좋은 콘텐츠”라고 밝혔다.
#. 언제까지 지속될까? 핵심은 결국 차별화
그렇다면, 벅방 쿡방 열풍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PD들은 예측이 어렵다고 하면서도, 한 가지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먹방 쿡방이 차고 넘치는 만큼, 뻔한 포맷과 내용으로는 더이상 주목받기 어렵다는 것.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와 포맷의 진화만이 생명력을 지속하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SBS의 유윤재 CP는 “앞으로도 먹방 쿡방이 지금처럼 거대한 유행이 될 것인지는 모르겠다. 음식이라는 한 가지 큰 주제를 놓고 만드는 만큼 디테일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골목식당 연출을 맡은 이관원 PD도 “’골목식당’의 인기 비결도 먹방 쿡방의 개념을 뛰어넘은 ‘장사 예능’이라는 데 있다. 분명 먹방 쿡방의 요소도 있지만, 훌륭한 장사꾼을 만든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다”며 “음식만 가지고 계속 끌어갔다면 한계가 왔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기조는 올 하반기 먹방 쿡방에서도 두드러진다. 오는 8월 첫 선을 보이는 SBS ‘폼나게 먹자’는 출발점부터 달리 했다. 식재료에서부터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것.
‘폼나게 먹자’의 안범진 CP는 “’폼나게 먹자’는 ‘먹자’보다는 ‘폼나게’에 방점이 찍힌 프로그램”이라며 “식재료부터 차별화를 기해, 기존 중앙화 획일화된 상업적인 음식문화를 담는 방송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CP는 “기존 먹방 쿡방에서 볼 수 있었던 많이 먹거나 맛있게 먹는 콘텐츠가 아닌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먹어보는 콘텐츠를 만들 것이다. 그것이 작지만 나만의 특별한 것을 찾는 요즘의 트렌드와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sam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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