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염라언니·염라스틴..'염라대왕'하면 그가 떠오른다

신효령 2018. 7. 3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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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현장이 많이 힘들었다. 특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초조하지는 않다."

이정재(45)는 8월1일 개봉하는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배우는 고도의 집중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컷 한 컷을 소화하는데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일단 체력이 좋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사막 같은 경우에는 CG(컴퓨터그래픽)로 구현했지만, 실제 모래도 뿌리다보니 호흡하는 데 불편했다. 세트 장에서 계속 촬영하다보니 호흡기가 안 좋아져서 다들 고생이 많았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

지난해 12월 개봉해 1441만명을 모은 '신과 함께-죄와 벌'의 후속편이다. 전편에 이어 김용화(47)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 감독이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며 "이제는 관객들 반응을 좀 더 세밀하게 보고싶어한다"고 전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의 러닝타임이 1편(139분)과 2편(141분)을 합치면 4시간이 좀 넘는다. 마음에 드는 면과 부족하다고 느끼는 구석이 있을 것이다. 아직 '신과 함께' 영화가 안 끝났다. 관객들이 이번 이야기를 봐주고 평가해주길 바란다."

만화가 주호민(37)씨가 2010~2012년 내놓은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저승 재판을 다룬 1편과 달리 2편은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방대한 이야기로 구성됐다.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3차사'(하정우·주지훈·김향기)가 그들의 1000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 신'(마동석)을 만나 이승과 저승·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정재는 1편에 이어 모든 지옥을 관장하는 저승 최고의 왕 '염라'로 분했다. "염라대왕은 '예'라는 게 전혀 없는 캐릭터"라며 "아주 새롭게 표현할 수도 있지만 어렴풋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이미지는 누구나 다 갖고 있다. 초반에는 연기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관객들이 보는 순간 '염라대왕'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상상력을 끌어모았고 연기톤, 목소리, 감정선 등을 잡아 나갔다"고 돌아봤다.

'오 브라더스'(2003)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등을 연출해 흥행에 성공한 김 감독의 신작이다. 이정재는 '오 브라더스'를 함께한 김 감독과의 인연으로 영화에 특별출연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뽐내며 주연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원작 속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은 연기를 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이제 염라하면 이정재가 떠오를 것 같다'는 말에는 "김 감독에게 고맙다고 해야 될 것 같다.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내 필모그래피에 아주 소중한 캐릭터가 하나 생긴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를 기억해준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

배우들은 상상 속 캐릭터들을 재현해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허공에 대고 칼을 휘두르는 것은 예삿일이었고 연기와 동선, 카메라 셋업 등을 꼼꼼이 체크했다. "외적으로도 강렬한 변신을 시도했다. 캐릭터를 강하게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분장이 많았다."

한국 영화 최초로 1편과 2편을 동시에 제작했다. 촬영이 진행된 11개월동안 이정재는 경기도 안성의 세트에 새벽 5시30분~6시이면 나와있었다. 분장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영화에 나오는 모습은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려 완성됐다. 염라대왕처럼 보여질 수만 있다면 분장을 3시간이라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었다."

하정우(40)가 '염라언니' '염라스틴'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긴 머리 가발을 계속 쓰고 있었다. 촬영을 안 할 때 분장팀에서 빨간 집게핀으로 머리를 말아서 고정해줬다. 그 모습을 보고 하정우가 '염라언니' '염라스틴'이라고 불렀는데, 사람들 반응이 좋다. 이제 내 캐릭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됐다. 정우씨에게 고맙다."

이정재는 1993년 SBS TV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했다. 드라마 '모래시계'(1995·SBS)에서 '혜린'(고현정)을 지키는 경호원 '재희' 역을 맡았다. 평균 시청률 46.7%, 최고 64.7%를 올리며 '귀가 시계'라고 불렸고 이정재는 '재희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드라마 '사랑은 블루'(1995) '백야 3.98'(1998) '에어시티'(2007), 영화 '정사'(1998) '태양은 없다'(1998) '이재수의 난'(1999) '시월애'(2000) '인터뷰'(2000) '오버 더 레인보우'(2002) '태풍'(2005) '하녀'(2010) '도둑들'(2012) '신세계'(2013) '관상'(2013) '암살'(2015) '인천상륙작전'(2016) '대립군'(2017) 등 수많은 히트작과 화제작을 내놓았다.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지만 이정재는 자세를 낮췄다. "영화인으로서 이제는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해야 하는 때가 된 것 같다. 나를 필요로 하는 어떤 일이 후배나 동료를 위한 것이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다."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를 묻자 "큰 포부가 있지는 않다"며 웃어보였다. "나중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영화 만드는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 '연기를 잘했다'라는 평가보다도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았고 노력하는 배우였다'는 말만 들어도 최고일 것 같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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