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바퀴 달린 자동차 경기 중 최고라 불리는 포뮬러 원. 여기에 사용되는 자동차는 '머신'으로 불리며, 궁극의 운동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는 1년 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개최되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비행기가 아쉽지 않은 '머신'들은 이 무대의 주인공. 그런데 얼마 전부터 머신 운전석 주위에 '헤일로(Halo)'라는 안전장치가 부착됐다. 개방된 형태의 운전석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올해부터 F1 머신은 모두 적용해야 한다. Y자 형태의 형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슬리퍼 아니냐'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안전을 위해서라지만 일부 팬들은 디자인을 헤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운전석을 모두 가려주는 것도 아니라서 실제로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심도 나왔다.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헤일로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헤일로의 무게는 약 10kg으로 무게와 공기저항 등 수많은 요소가 중요한 F1 머신에게는 치명적이다. 적지만 공기의 흐름도 바뀌게 되고 운전자 시야는 방해하게 된다. 어찌 보면 달가운 소리를 듣기 힘든 것이 당연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벨기에 스파프랑코르샹 서킷에서 헤일로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기 초반 첫 번째 코너에서 르노의 니코 헐켄베르그가 맥라렌의 페르난도 알론소 후미를 추돌했고, 맥라렌 머신은 그대로 허공을 가르며 사우버의 샤를 르끌레르 위로 날아들었다.
자칫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지만 다행히 샤를 르끌레르는 헤일로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사고를 당한 차들은 모두 부서졌지만 큰 부상자는 없었다. 이번 일로 헤일로에 대한 논쟁은 크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헤일로와 같은 논쟁은 운전자의 목 골절을 방지하기 위한 'HANS' 도입 초기에도 많았다. 이후 시간이 지나 효과가 입증되면서 지금은 다른 레이싱에서도 쓰이고 있다. 헤일로 역시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F1 머신은 70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발전을 거듭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기술과 규정 등이 계속 발전해나가는 만큼 앞으로 치러질 경기에서도 많은 것이 새로 바뀔 수 있다.

위험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는 모터스포츠다. 하지만 안전이 최고다. 그 어떤 경기든 그 누구도 다치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이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어떨까?
[영상] 2018 벨기에 그랑프리 하이라이트
이미지:FIA, F1, 트위터
박지민 john_park@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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