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기다리면 무료' vs 네이버 '너에게만 무료'..누가 웃을까

김범수 기자 2018. 10.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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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웹툰과 웹소설 감상을 위한 플랫폼 ‘시리즈(SERIES)’를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 ‘기다리면 무료’와 같은 유사 서비스 ‘너에게만 무료’를 전면에 내세워 경쟁에 나섰다. 인공지능(AI) 활용 작품 추천, 작품 별 이용권 등 서비스 유형이 카카오페이지와 비슷해 ‘웹툰’ 양대 강자 구도와는 별개로 ‘페이지 대(對) 시리즈’ 경쟁도 심해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지(왼쪽)와 네이버의 시리즈 사용화면. 네이버가 웹툰과 웹소설 서비스를 시리즈로 개편하고 서비스를 카카오페이지와 유사하게 하면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앱 화면 캡처

네이버는 지난 9월 네이버 시리즈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네이버 북 서비스에서 웹툰과 웹소설 영역을 강화하고 전반적인 인터페이스와 서비스를 개선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웹툰을 포함한 국내 만화 시장 규모가 올해 1조원, 웹소설이 3000억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 만큼 해당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네이버는 시리즈 출시 이후 코믹한 광고를 통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주요 광고 모델인 박보검을 내세운 것과 다르게 네이버는 시리즈 광고를 통해 육아에 지친 엄마, 아이와 놀아주는 게 피곤한 아빠, 현실에서 로맨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30대 직장인 등의 코믹한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30대 이상 구매력이 있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삼으면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의 장점을 담았다.

하지만 네이버 시리즈는 초기 개편 후 불편한 인터페이스 등으로 사용자 평가를 낮게 받기도 했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보관함 이용 문제, 이어보기 불편 신고 등의 불만과 함께 별 1개 리뷰가 전체의 27.5%로 비율이 높아 평점 3.4점을 기록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개편 초기 많은 사용자 리뷰를 통해 인터페이스, 서비스 불안정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며 "네이버 북스 서비스에서 전환하면서 편의성을 개선해 플랫폼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던 만큼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출시 2개월이 안된 상태에서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는 시리즈는 최대 경쟁자 중 하나인 카카오 페이지와 경쟁하기 위해서 유사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카카오페이지가 올해 말 국내에서만 2100만 누적 가입자를 예상할 정도로 관련 서비스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어 서비스를 비슷하게 하면서도 한단계 나아가는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경쟁력을 위한 회심의 한 수(手)가 바로 ‘너에게만 무료’ 서비스다. 카카오페이지가 제공하는 ‘기다리면 무료’와 유사하지만 ‘적립’이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지는 12시간 또는 24시간을 기준으로 콘텐츠 1회를 볼 수 있게 하는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를 2014년부터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성장은 물론 일본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기다리면 무료는 카카오페이지가 계약을 맺은 출판사에 한해 일부 콘텐츠를 사용자가 12시간이나 24시간에 한번씩 1회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유사하게 일부 콘텐츠에 ‘너에게만 무료’를 적용해 하루에 하나씩 1회차를 볼 수 있도록 이용권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 이용권을 적립해준다. 기다리면 무료는 48시간이 지났더라도 1회차만 충전되는 것과 다르다.

이외에도 네이버 시리즈는 기존 네이버 북스에는 없던 ‘이용권’을 신규 도입했다. 회차별로 작품을 감상하는 회차당 차감해 사용자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카카오페이지를 포함해 웹툰과 웹소설을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웹툰과 웹소설의 회차당 소비 형태를 기반으로 하면서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쟁사간 유사 서비스 형태가 나타나는 것은 물론 사용자 확보를 위한 이용권 제공 등 출혈 경쟁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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