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미 감독 "아들도 배우한다면? 나처럼 무의식 선택 막을 것"[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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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인 아버지 故추송웅을 존경해 배우가 된 추상미.
"아들이 8살인데, 이미 삶이 연기예요. 이쪽에 관심이 있고, 여러가지 재능이 있어요. 친구들이 '너네 엄마 영화감독 됐다' 이런 얘기하니까, '나도 한장면 나와'라고 자랑하더라고요. 제가 배우가 된 것이 럭키하고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아버지의 연극을 봤고 무의식적으로 깊은 영향을 미쳤어요. 이성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때 해야하는데, 그 무의식이 너무 강했어요. 나중에 자기가 선택할 나이가 됐을 때, 되고 싶다고 하면 시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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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연극배우인 아버지 故추송웅을 존경해 배우가 된 추상미. 20년의 세월을 여배우로 보낸 그는 영화 감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추상미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 오는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951년 북한에서 폴란드로 보낸 1500명의 6·25 전쟁 고아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폴란드 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로 '상처의 연대'에 대해 얘기한다.
추상미는 2007년 뮤지컬 배우 이석준과 결혼하고, 2011년 득남했다. 4년 만에 어렵게 만난 아이. 추상미는 아들에게 집착했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산후우울증을 겪었다. 추상미는 그러한 때 북한 꽃제비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고 펑펑 눈물을 흘리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폴란드 전쟁 고아 이야기를 접하게 되며, 영화를 제작하게 된 것.
추상미는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산후우울증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유년시절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는 상실감, 상처가 많았는데 연기를 하면서 많이 치유되고 내면에 있는 캐릭터를 찾아내는 것에 재미를 느꼈는데, 그런게 어느 순간 지나니까 없어지더라고요. 소모적인 어떤 상품이 되어가는구나 생각도 들고, 재미가 없어졌어요. '시티홀'을 마지막으로 연기를 쉬었어요."
추상미는 폴란드 전쟁 고아 실화를 픽션으로 엮어 영화 '그루터기'를 제작 중에 있다. 그 준비 과정 속에서 폴란드를 찾아 보고 느낀 것을 다큐멘터리로 담은 것이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다. 첫 장편 영화로 정식 감독이 되는 추상미는 배우로서 은퇴한 것은 아니지만, 욕심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 욕심도 많은 편인데, 버리는 것도 잘해요. 명품백도 버리고, 여배우의 생활에도 미련이 없어요. 연기는 일단 '그루터기'를 만들 때까지는 감독의 진액기스를 뽑아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병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동안 남자의 프레임에서 보는 여자 캐릭터가 피상적이어서 불만이 많았는데, 실제적인 여자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리얼해서 도도한 여배우들이 하지 않을 것 같은 역할이요. 그리고 아버지의 무대를 동경해서 배우를 한 것이라서 무대는 계속하고 싶어요."

아버지를 동경해 연기자가 됐고, 배우인 남성과 결혼한 추상미. 그처럼 아들도 배우가 된다고 하면 어떨까. 그럼 3대가 배우인 가족이 된다. 추상미는 아들이 신중한 선택을 하기를 바랐다.
"아들이 8살인데, 이미 삶이 연기예요. 이쪽에 관심이 있고, 여러가지 재능이 있어요. 친구들이 '너네 엄마 영화감독 됐다' 이런 얘기하니까, '나도 한장면 나와'라고 자랑하더라고요. 제가 배우가 된 것이 럭키하고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아버지의 연극을 봤고 무의식적으로 깊은 영향을 미쳤어요. 이성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때 해야하는데, 그 무의식이 너무 강했어요. 나중에 자기가 선택할 나이가 됐을 때, 되고 싶다고 하면 시켜야죠."
배우이자 감독인 추상미에게 '가족'은 중요한 키워드다. 그의 삶의 큰 부분을 아버지가 지배했고, 이제 아들에게 넘어왔다. 지금 추상미의 이슈는 '모성애'. 덕분에 세상에 관심이 생겼고, 감독이 됐다. 추상미는 감독으로서 이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지금은 감독으로서의 삶이 재밌어요. 감독이 되니까 세상을 보는 창이 열렸어요. 사회가 분열되고 공감되지 못하는 아픔이 있는데, 모성이라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토리적인 것은 근현대사에서 찾고 싶어요. 역사의 상처를 다르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역사의 근원지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에요. 그 시대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수집해놓고 있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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